스냅타임
빡침해소 청춘뉘우스

우리는 왜 ‘무의미’를 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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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부유한 시대, 가장 불행한 세대

지금의 20대를 가장 잘 나타낸 것으로 손꼽히는 문장 중 하나다.
국민총소득 3만 달러를 향해 가는 경제적 안정의 시대,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이 대세가 된 정보기술(IT)의 시대. 대학진학률 70% 이상의 고학력 시대.

모든 것을 누리고 살 것 같은 지금의 20대들은 그러나 많은 것을 포기해야하는 ‘N포세대’, 어떤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무민세대’가 됐다.

한때 청춘과 도전이라는 단어로 대표됐던 20대는 어쩌다 포기와 무의미를 추구하는 세대가 됐을까.


“너희만 뭐가 그리 힘들어?”…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20대가 연애와 결혼은 물론, 출산과 인간관계, 내집마련과 취업, 그리고 마지막 희망까지 7가지를 포기했다는 얘기는 더이상 새롭지 않다.

일부 기성세대는 이들이 끈기와 노력, 도전의식이 부족하다고 욕하지만 각종 숫자만 봐도 20대의 고민과 우울함을 엿볼 수 있다.

20대 청년층의 졸업 1년 후 취업률은 2003년 71%에서 지난해 62%까지 떨어졌다. 실업률은 10%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외환위기 수준의 실업률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은 22.7%로, 통계청이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경제가 성장하는 동안 20대가 받는 임금은 제자리 수준에 머물러 있기도 하다. LG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금의 20대가 받는 임금은 2006년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취업부터 어려운 세대가 이후 이어지는 결혼과 내집마련, 출산 등의 과정을 포기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청춘은 왜 꼭 아파야 하는가?

최근 20대들이 가장 싫어하는 문장 중 하나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다. 젊음과 청춘이라는 단어를 내세워 20대가 힘든 것을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사회통념을 반영한 말이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하게 중소기업이 구직난에 시달리는 것을 두고 기성세대가 20대를 향해 “왜 중소기업에는 취업하지 않느냐, 배가 불렀다”라며 비난하는 것에 대해서도 20대는 할 말이 있다.

지금의 20대는 대학진학률이 70%를 넘는 시대를 살아온 고학력 세대다. 교육과잉의 세대로 불릴만큼 수많은 교육을 받으며 눈높이를 키워왔다.

그러나 높아진 이들의 눈높이만큼 사회 구조는 성장하지 못했고 불균형도 해소되지 않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직장 간 불균형이 대표적이다. 임금만 해도 중소기업의 평균 임금은 대기업의 절반 수준이다. 일본의 젊은이들이 첫 직장으로 중소기업을 택한다며 추켜세우는 얘기에 일본의 중소기업 임금이 대기업의 80% 이상 수준이라는 통계는 빠져있다.

20대이니 무조건 참고 질 낮은 직장에서 일하라고 떠미는 격이라는 그들의 분노가 치기어린 투정만은 아니라는 말이다.


노력으로 안 된다…‘개천용’ 사라진 수저 사회

(사진=이미지투데이)

 

20대들은 N포세대, 무민세대가 된 이유 중 하나로 ‘공정하지 않은 사회’를 말한다. 20대를 중심으로 퍼진 ‘금수저’, ‘흙수저’ 등 수저계급도 이같은 현실을 반영한 유행어다.

취업준비생만 봐도 금수저와 흙수저의 취업 준비 과정은 하늘과 땅 차이다.
한 달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까지 필요한 취업준비 비용이 문제다.

이 비용 때문에 흙수저는 아르바이트와 취업준비를 병행해야 하지만, 금수저는 취업준비에만 모든 시간을 쏟아부을 수 있다. 투자한 시간의 차이는 취업시장에서 경쟁력의 차이로 이어진다.

취업을 하더라도 20대는 ‘개천의 용’을 꿈꾸지 않는다.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부동산 등의 자산이 세습되는 사회에서 계층이동은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타인의 인정 ‘노노’…대신 ‘나답게’

(사진=이미지투데이)

그렇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사는 게 무슨 재미가 있느냐고 혀를 찬다면 이 역시 20대를 모르고 하는 말이다. 가장 불행한 세대라고 자신들을 지칭하고 있지만 20대가 무조건 우울에 빠져 지내는 것은 아니다.

20대가 스스로를 무민세대라고 부르는 것은, 무조건 모든 것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뜻만은 아니다.

대신 이들은 ‘자신만의 가치’, ‘나만의 행복’ 등으로 무의미에서 의미를 찾는다.
그동안 이들이 만들어낸 수많은 신조어만 봐도 그렇다. ‘포미(forme)족’, ‘소확행(소소한 행복을 추구)’ 등은 기존 사회가 중시하는 가치 대신 나만의 가치를 찾아가는 20대들이 만들었다.

‘나로서기(나답게+홀로서기)’, ‘싫존주의(싫은 것도 존중하자)’ 등의 신조어 역시 사회의 인식과 강요에 나를 억지로 끼워 맞추거나 타인의 인정을 받는 대신 나답게 살고 싶어하는 20대의 욕망이 그대로 투영된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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