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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 찾아 헤매는 청춘들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학교 인근 담벼락에 원룸 입주생과 하숙생을 구하는 전단지들이 붙어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새내기를 비롯한 대학생들은 새 학기가 시작하기 전 저마다의 환상을 가진 채 기숙사, 원룸, 오피스텔 등 주거할 공간을 탐색한다. 하지만 이내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우선 기숙사는 수용인원이 제한적이다. 자취방을 구하기 위해 발에 불이 날 정도로 발품을 팔고 다니지만 만만찮은 임대료가 발목을 잡는다. 정부가 지원하는 대학생 임대주택도 허점이 많다. 이처럼 주거 전쟁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대학생들은 오갈 데 없는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 ‘하늘의 별따기’ 기숙사 쟁탈전

지난해 대학 알리미에서 조사한 기숙사 수용현황에 따르면 서울시 소재 25개 대학의 수용률은 16.5%로 나타났다. 수용률은 전체 정원 대비 수용 가능 인원을 뜻한다. 기숙사 지원자에 비해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한정적이다 보니 기숙사에 들어가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

올해 대학교 3학년이 된 박은지(22·가명)씨는 현재 원룸에 거주 하고 있다. 1학기 기숙사 입사 신청을 했지만 근거리 거주자라는 이유로 탈락했기 때문이다. 기숙사 입사 기준은 대학마다 상이하지만 대부분 성적과 거리를 합산해 선정된다. 높은 성적을 받았음에도 근거리 거주자로 탈락한 박씨는 적지 않은 월세를 내는 원룸 살이를 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 개관한 대학생 연합 생활관(사진=교육부)


# LH 대학생 전세임대, 선정돼도 문제?

대학교 2학년인 김명준(20·가명)씨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학생 전세임대에 당첨돼 설레는 마음을 안고 부동산 중개업소로 향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방 없어요”

대학생 전세임대는 2010년부터 LH가 시행중인 주거복지 사업이다. 선정된 대상자들이 직접 거주할 주택을 물색 후 정하면, LH가 집주인과 전세 계약을 맺고 이 집을 다시 학생에게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학생들은 일반 원룸보다 저렴한 월세를 내고 살 수 있다.



그러나 청년들의 주거난 해결이라는 명목 하에 시작된 이 정책은 무용지물인 상태다. 집주인들과의 계약 절차가 복잡하고, 주인들이 세원 노출을 꺼려해 집을 대학생 전세임대 매물로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대상자가 선정되어도 방이 없어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결국 김씨도 LH 대학생 전세임대를 포기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 고시텔 가거나 낯선 이들과 동침 선택하거나
자취하고 싶은 대학생들이 기숙사, 원룸 외 차선책으로 많이 선택하는 곳은 고시텔이다. 화장실과 욕실을 같이 써야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임대료가 저렴하기 때문. 고시텔에 거주중인 이수연(23·가명)씨는 “자취를 하기에 넉넉지 않은 경제형편과 통학하기 애매한 거리 때문에 고시텔을 선택했다”고 털어놨다.

또 비싼 월세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하는 학생들은 셰어하우스에 모인다. 셰어하우스란 여러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취사·휴식 등 생활공간이 마련된 공동주택을 뜻한다. 

최근 새로운 주거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청년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셰어하우스 생활 5개월 차인 김희연(20·가명)씨는 “정해진 평수에 여럿이 생활하는 것이 다소 불편하지만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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