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타임
빡침해소 청춘뉘우스

신입사원의 기대와 현실…그 속사정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입사 13개월차 사원을 만나다

0 2,539

신입 사원 30%가 바늘구멍을 뚫고 입사한 지 1년 만에 퇴사하는 시대. 높은 연봉보다 워라밸을 중요시하는 시대. 누구나 선망하는 꿈의 회사에 들어가도 정말 그럴까.

대기업 신입사원에게 회사의 ‘속사정’을 물어봤다. 지난 3일 신세계인터내셔날 MD로 입사한 지 1년차인 이성민(28·가명)씨를 만났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 한복판에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에 가려면 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에서 내려야 한다.

 

하이엔드 브랜드 편집샵을 지나다 보니 회사 앞에 도착했다.

 

 

퇴사한 직원도 돌아온다는(?) 구내식당

 

오전 11시 50분. 점심시간에 맞춰 내려온 성민씨가 잽싸게 구내식당으로 데려갔다.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조급함마저 느껴졌다.

기업 후기 사이트에 유독 구내식당이 좋다는 후기가 많았는데, 과연 그랬다. 넓고 깨끗하고, 캐주얼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을 연상케 했다.

 

4:49 time. 사내 곳곳에 이런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신입사원과의 식사는 편안하지 않았다. 회사 이야기를 하려면 회사 선배가 인사를 건넸다. 결국 조용한 곳에서 얘기 좀 하자며 점심시간 25분을 남겨 놓은 채 카페가 있는 라운지로 이동했다.

 

카페와 라운지도 넓고 쾌적했다. 음료 가격은 1000원부터 최대 2500원까지였고 다양한 형태의 쉴 공간이 마련돼 있다. 우리는 가장 구석진 자리에서 대화를 나눴다.

 

화려한 해외 출장 꿈꾸며 입사…현실은?

“화려하잖아요. 가장 재밌어 보였어요.” 성민씨가 지금 회사에 온 가장 큰 이유다. 평소 패션 분야에 관심도 많았다.

성민씨의 직무인 ‘바잉MD’가 공식적으로 하는 업무는 외국 브랜드 상품을 본사에서 직접 바잉(buying)해와서 국내 유통망으로 분배해 판매하는 일이다. 바잉MD가 된 모습을 상상했을 때 유럽으로 출장을 가 런웨이를 보고 물건을 발주하는 화려한 모습이 가장 먼저 그려졌다. 패션이라는 관심사와 유쾌한 성격과도 잘 맞아 즐기면서 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3년차 이상은 돼야 해외 출장을 나갈 수 있어 지금 성민씨는 본사에서 경험을 쌓고 있다.

“MD가 ‘든지 한다’의 줄임말이라고도 하잖아요.”

신입 MD는 매달 들어오는 수입물량 통관 업무, 송금, 인력구인, 상품 배분, 행사진행, 재고관리까지 할 일이 매우 많다.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손예진처럼 영업장을 찾아가 매장과 점주를 관리하는 것도 성민씨의 역할이다.

 

9 to 5는 최고의 장점

성민씨가 꼽은 회사 최고의 장점은 출퇴근 시간이다. 일이 익숙하지 않던 입사 초반에는 늦게까지 남아 일해본 적도 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9 to 5으로 바뀐 출퇴근 시간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장점이다. 연봉도 좋은 편이다. 4000만원대 이상이다.

계열사 할인도 유용하다. 직원들은 신세계백화점에서 20%, 이마트 10~20%씩 할인받는다. 특히 스타벅스 커피 30% 할인은 직원들 사이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다. 스타벅스에서는 임직원 뿐 아니라 배우자까지 커피 할인 혜택을 준다.

 

입사 전 상상하던 분위기(위)와 실제 분위기(아래)

 

분위기는 기대와 조금 달랐다. 그는 신입사원 첫 출근 날을 생생히 기억한다. 떨리는 마음으로 부서에 들어와 큰소리로 인사를 했지만 돌아온 건 침묵이었다.

“첫날 인사를 했는데 아무도 반응을 안 해주셔서 무안했어요. 다들 그냥 한 번 쓱 쳐다보고 하던 일 계속하시는 분위기였죠.”

해외 브랜드를 다루는 패션회사라는 이미지 때문에 젊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상상했지만 그렇지는 않았던 것.

“팀마다 브랜드를 하나씩 맡는 구조예요. 각 팀에 보통 3~4명이라 다른 팀끼리는 아예 안 친해요.” 직원들끼리 서로 너무 안 친한 분위기도 의외였다. 다른 팀 사람들과는 거의 친해질 기회가 없다. 상상했던 회사 분위기와는 좀 달랐다고 성민씨는 털어놨다.

 

화려하고 고급스러웠던 신세계 인터내셔날. 패션회사답게 개성 넘치고 화려한 직원들의 복장에 눈이 화려했다가도, 신입사원으로서 회사를 돌아보니 마냥 자유롭지만은 않았다. 학생 때는 자타공인 ‘또라이’라 불렸다는 성민씨도 회사 안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상사를 마주칠지 몰라 긴장한 한 명의 ‘신입사원’이었다.

성민씨에게 ‘신입사원이 되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물으니 첫 번째는 합격소식을 들은 순간, 두 번째는 동기들과 인턴으로 일할 때라고 말했다.

“공식 입사 전, 인턴으로 3개월 정도 일했는데 그 때 참 재밌었어요.”

당시 사회생활에 대한 압박은 없는데다, 회사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으로 행복했던 성민씨는 이제는 회사의 확실한 장점(연봉, 출퇴근 시간)에는 만족하고, 바꾸기 힘든 부분(빡빡한 업무)은 받아들이기로 했다. 입사 13개월 차 성민씨는 12시 47분이 되자 “계단으로 빨리 올라가야 한다”며 급히 떠났다.

taboola

댓글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