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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직장인 반바지’ 나만 불편해?



작년 여름 직장인 김광렬(24·남) 씨는 장마와 태풍이 함께 온다는 소식에 반바지를 입고 출근했다. 그러나 지하철·버스·회사 어디에서도 자신과 비슷한 복장의 남자 직원을 보지 못했다. ‘회사에서 분명 자율 복장이라고 했는데…’ 김 씨는 의아했다.



평소와 다르게 회사 사람들의 시선이 굉장히 따갑게 느껴졌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일에 집중했다. 그러나 점심시간이 되자 부장이 그를 불러 말했다.



“아무리 자율 복장이지만 예의라는 게 있지 않나. 정신 차리자 광렬아.”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남자직원에게 '긴바지' 왜 강요하세요?

“반바지 외않되?”

다음날 김 씨의 길고 두꺼운 정장 바지는 거센 비로 인해 흠뻑 젖었다. 찝찝함 때문에 그날 일과를 제대로 마치지 못했지만, 오히려 부장은 “다리털도 안 보이고 깔끔하고 아주 보기 좋다. 아무리 그래도 반바지를 입는 것은 회사를 무시하는 거야”하고 얘기했다.



그러나 주위 여자 동료들은 반바지·치마·원피스·샌들 다양하게 옷을 입고 있었다. 시쳇말로 ‘외않되?’하는 말처럼 부장의 말은 다 틀린 것 같지만 일개 신입은 따를 수밖에 없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장마나 폭염 때라도

김 씨의 소원은 출근길에 바지에 체인을 두르거나 반지를 열두어 개쯤 끼는 것이 아니다. 땀에 흠뻑 젖은 와이셔츠를 입거나 비에 젖은 양말을 신고 일을 하고 싶지 않다. 직장 상사가 보기 편하기 위해 반바지를 못 입는 것이라면 따르고 싶지 않다.



“회사가 일하는 곳이지 눈치 보는 곳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여 직원은 되는데 남 직원은 안된다는 게 이상하죠. 적어도 날씨가 안 좋을 때는 허용해주길 바라요.”



다리털이 보기 싫다면 제모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기성세대는 오늘도 '반바지 출근러'가 불편하다. 본인 스스로 ‘남자가 무슨 회사에서 반바지야’하고 구속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김 씨는 출근 복장을 TPO(때(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에 맞추고 싶다. ‘추울 때는 두껍게’ ‘더울 때는 얇게’ ‘내근 때는 편하게’ ‘외근 때는 깔끔하게’ 상황에 맞춰 옷을 고르는 것이 일의 능률을 높일 수 있다. 회사를 만만하게 보는 것이 아니다. 와이셔츠가 '겨땀(겨드랑이 땀)'에 젖어 팔을 드는 것이 두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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