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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로망 CC, 알고 보니 '양날의 검'?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대학생의 로망 중 하나 캠퍼스 커플. 통칭 CC. 입시 공부에 지친 새내기들은 대학 생활에 새로운 활력을 꿈꾼다. 연인과 교양 수업을 듣거나 캠퍼스 거리를 거니는 행복한 상상에 빠진다. 하지만 모두가 CC를 하는 건 아니다.


최근 알바천국에서 전국 20대 회원 1,360명을 대상으로 ‘캠퍼스 커플’에 관해 조사한 결과 40.1%가 “캠퍼스 커플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중 53.6%가 지인에게 “캠퍼스 커플을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부정적인 반응도 있다. 연애 할 때는 최고의 학교 친구가 되지만 헤어진 후 CC라는 표식이 학기 내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고충을 겪는다. 대학생들은 연애와 이별을 반복하며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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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이 좋았다

지난해 잡코리아X알바몬에서 조사한 “새내기들이 바라는 캠퍼스 로망” 결과에 따르면 캠퍼스 커플(CC)이 51.7%로 가장 높았다.


올해 신입생으로 입학한 진세연(19·가명)씨는 꿈에 그리던 CC를 하고 있다. 신입생은 학기 전 시간표를 계획할 수 없어 미리 짜여 나오는 경우가 많다. 동기생과 매일 부딪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했다. 진씨는 “시간표가 똑같아 수업을 함께 듣는다”며 “항상 같이 있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CC는 학교생활 자체를 데이트 코스로 즐길 수 있고, 비슷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의 고민을 이해할 수 있다.


신예림(20·가명)씨는 지난해 지방을 벗어나 서울로 상경한 대학생이다. 지금은 학과 선배 A군과 CC 생활을 하고 있다. 신씨는 “불편한 교양수업을 같이 듣거나 아플 때 옆에서 보살핌을 받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서울에 상경한 지방 학생들은 외로운 타지생활 속에서 CC를 통해 더 이상 쓸쓸하지 않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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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 쌓기 말고 스펙 쌓기 

학년이 올라갈수록 두근거리던 마음이 점점 시들어간다. 새내기 시절 머금고 있던 순수함은 어느덧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엿 바꿔 먹은 지 오래다. 지난해 잡코리아X알바몬에서 조사한 “캠퍼스의 로망과 현실” 결과에 따르면 재학생(2~4학년) 기준으로 “캠퍼스의 로망이 깨졌다”고 82.7%가 응답했다. 그 중 ‘취업 압박(54.7%)'이 가장 높았다.



이민기(23·가명)씨는 지난해 편입생으로 입학한 1학년이다. 제대 이후 진로가 바뀌면서 편입을 준비했다. 캠퍼스 로망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입학했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각박했다. 취업 준비로 학점관리는 물론이거니와 이번에 들어간 영어스터디 때문에 공부하기 바쁘다. 머릿속에 취업 스트레스로 가득 차 연애는 꿈도 꿀 수 없다. 이씨는 “밑 빠진 독처럼 채워지지 않는 공복감으로 산다”고 털어놨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고용 동향에 따르면 청년(15~29세) 실업률이 10.5%로 지난해보다 1.3%포인트나 상승했다. 날이 갈수록 높아져 가는 실업률에 웬만한 스펙 쌓기와 학점 관리로는 살아남기 어렵다. 더 이상 대학생에게 CC는 로망이 아닌 사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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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꺼져줄게 잘 살아

20대 10명 중 4명이 CC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가장 큰 요인으로 ‘헤어진 후 관계가 어색해서’(41.5%)였다.



대학교 3학년 한동훈(23·가명)씨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학교 후배와 CC 관계였다. 그는 헤어진 이후 메신저에 등록된 프로필 사진을 내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휴대폰이 불이 나게 울렸다. 헤어졌느냐는 학교 사람들의 연락이다. 한씨는 최근 SNS에 올라오는 전 연인의 근황을 볼 때마다 심기가 불편했다. 결국 전 연인의 SNS에 들어가 팔로우를 취소했다. 그는 “요즘은 이별 후 SNS 팔로우 취소나 탈퇴를 많이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CC의 경우 전공수업을 들을 때나 학교행사가 있을 때면 어쩔 수 없이 부딪혀야만 한다. 헤어진 이후 학과 단톡방에 나가기 버튼을 누르고 싶은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불편한 학교생활에 점점 위축해져 가는 자신을 보며 졸업만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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