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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무…”이 정도가 적다고요?”

20대 "기성세대, 농업적 근면성 요구는 구시대적 발상"

(이미지=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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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이면 충분히 일한 거 아닌가요. 얼마나 더 해야 만족하는 건가요.”

야근과 밤샘 근무가 당연했던 5060세대는 이런 20대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다. 회사가 성장하고 나라가 발전해야 하는 데 개인의 이기심만 채우는 행동이라고 치부한다. 때로는 세상 물정 모르는 세대의 치기인 것마냥 결론을 낸다. 한 중소기업 대표이사는 “다들 칼퇴하고 자기 삶만 누리겠다고 하면 회사와 나라는 누가 먹여 살리느냐”고 말한다. 일부 언론은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해 여당과 젊은 세대를 비판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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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시간이 적다고? 나라가 망할 거라고?”

  • A기사 : 문제는 일을 적게 하면서도 높은 성과를 내는 기적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준비 없는 근로시간 단축은 자칫 성공적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인 한국 기업들의 최대 장점, 즉 스피디한 시장 대응력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
  • B기사 :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2021년 7월부터 일률적으로 스타트업에도 적용되면 한국에서는 혁신 스타트업의 싹이 잘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스타트업들이 기존 대기업을 따라잡을 수 있는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사의 내용은 이렇다. 근로시간 단축은 빠른 시장 대응력이 최대 장점인 한국의 기업과 열정이 가장 큰 동력인 스타트업을 망하게 할 것이고 이는 결국 나라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20대는 주 52시간은 정말 터무니없이 적은 근무시간이고 국가 경쟁력까지 해할 수준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도입을 찬성하고 있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성은(28)씨는 “지금도 충분히 열심히 일하고 있다. 대체 여기서 뭘 더 어떻게 해야 만족할지 모르겠다”며 “밤 새워가면서 일해야 성공하는 시대는 이미 지난 것 아닌가. 주 5일제가 도입될 때도 나라가 망할 거라고 걱정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시장조사전문회사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직장인 85.7%가 ‘한국 사회 근무 시간이 과한 편’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96.6%가 ‘일을 오래한다고 업무효율이 좋은 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근로 시간은 1707시간이다. 반면 당시 우리나라의 평균 근로시간은 2052시간으로 멕시코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OECD 평균보다 무려 345시간이나 많다. 일본도 1724시간으로 우리나라보다 300시간가량 적게 일했다.

현재 설정된 주 52시간도 52주를 꼬박 근무한다고 따지면 총 2704시간 근무하는 셈이다.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다.

바꿔야 할 것은 기업과 기성세대의 마인드

  • C기사 : 근로시간을 일률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새로운 도전자의 탄생을 막을 수도 있다. 자본과 기술력이 뒤지는 후발 주자가 선발 주자를 따라잡는 데는 사람이 유일한 자산이고, 천재적 창의성이 없다면 농업적 근면성이라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 D기사 :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9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한 엔지니어 1000여 명은 작년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출근해 밤 12시까지 근무했다…(중략)…하지만 최근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과연 앞으로 갤럭시 스마트폰의 혁신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7월부터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으로 주당 최장 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되면 삼성전자의 장점인 신속 대응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워라밸 바람이 불고 있는 IT 업계에 종사 중인 이은용(28)씨는 “근로시간 단축, 유연근무제 등을 도입하면서 오히려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졌다”며 “정해진 시간 안에 업무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집중도도 더 높고 능률도 올랐다”고 말했다.

이씨는 “야근, 과도한 업부 분배가 당연하다 생각하는 태도가 바뀌지 않으면 발전은커녕 도태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9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워라밸이 높을 수록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워라밸이 좋은 편이라 응답한 직장인들은 회사에 ‘만족한다’는 답변이 68.5%로 가장 높았고 ‘불만족한다’는 답변은 고작 8.3%에 불과했다. 탄력 근무제 등을 도입한 기업일수록 기성세대의 우려와 달리 능률과 직원의 만족도가 훨씬 높게 나타났다.

20대는 ‘농업적 근면성’을 당연 시 여기고 최소한의 인원에게 과도한 업무를 분담했던 기업문화보다 근로시간 단축이 오히려 일의 능률을 높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우리가 원하는 것은 최소한의 인간적 삶

  • E기사 : 세계 최장 근로시간이란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은 중요하지만, 청년 세대가 인생의 가치를 일이 아니라 여가에서 찾는다면 미래가 암울하다. 자원도 자본도 빈약한 한국 경제로선 생명줄 같은 달러 자산을 계속 ‘재투자’하며 열심히 불려야 미래를 도모할 수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근로시간 단축’ 정책이 ‘워라밸’ 가치관을 더 확산시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기성세대는 청년세대에게 인생의 가치를 ‘여가’에서 찾지 말라고 말하며, 워라밸 가치관이 확산 된 미래는 ‘암울하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20대가 워라밸을 추구하는 이유는 단순히 여가 뿐 만은 아니다.

휴넷이 직장인 9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고 나서 퇴근 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1위를 차지한 대답은 ‘가족과의 시간(27.7%)’이다. 트렌드모니터에서 ‘근로시간 단축법’으로 기대되는 효과를 묻는 질문에도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증가(46.7%)가 1위를 차지했다.

가족과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은 여가보단 삶에서 최소한으로 누릴 수 있어야 하는 행복에 가깝다.

입사 3년차인 김지혜(28)씨는 “가족과 외식 한번 하기 힘들다”며 “가족들과 저녁 한끼 같이 먹으려는 것 잘못된 생각인지 모르겠고 주 52시간 근무제는 좋은 제도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야근의 연속인 인생보다 적당한 여가를 즐기는 삶이 더 가치 있지 않은가”라며 “행복하게 살려고 열심히 일하는건데 행복을 느낄 틈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냐”고 토로했다.

[강의령, 박희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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