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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 인가 ‘재앙’인가…20대에게 최저임금 인상은

눈치 보며 일하고, 돈은 더 적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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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0% 인상이 그렇게 과한 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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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는 게 딱 하나 있더라고요. 제 월급이요. 초등학교 때 500원에 사 먹던 아이스크림이 요즘은 1500원~2000원 하던데 그동안 시급은 아주 조금씩만 오른 것 같아요.”

“요즘 밥 한 끼 먹으려면 최소 8000원은 들더라고요. 한 시간 뼈 빠지게 일해도 겨우 밥 한 끼 먹을 돈이 생기는 거죠. 이게 뭐가 과하다는 거죠.”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인상된 시간당 8350원으로 확정됐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향을 받을 20대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카페에서 최저임금을 받으며 알바를 하는 대학생 김승현(24)씨는 최저임금 인상률이 과하다는 자영업자들의 반발에 속상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학업과 병행하며 힘들게 알바를 하고 있지만 자취방 월세, 교통비, 통신비를 내면 남는 돈으로 생활하기 너무 빠듯하다. 차마 매 끼니마다 시급과 맞먹는 식사를 할 수 없어 편의점을 전전하며 살아간다. 20대는 그동안 현실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으로 오르던 최저임금이 이제야 제 자리를 찾아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고용 축소·시간 쪼개기…최저임금 오르면 뭐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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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사장님’들이 직접 팔걷고 가게 일에 나서고 있다. 20대 알바생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대학가 음식점에서 일하던 취업준비생 이다운(24)씨는 “올해 1월에 사장님이 원래 내가 일하던 시간에 본인이 직접 가게를 보겠다고 반강제적으로 근무 요일 변경을 요구했다”며 “6개월 간 해오던 스터디모임 등 공부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고 말했다.

게다가 근무 요일을 바꾸면서 근무 시간도 줄어들어 오히려 한 달에 받는 돈이 줄어 이씨는 결국 다른 알바를 찾아야 했다.

이씨처럼 최저임금 인상 여파에 ‘시간 쪼개기’를 당해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알바생들을 일컫는 ‘알바 노마드(유목민)’ ‘최저임금 노마드(유목민)’란 단어도 생겨났다.

서울 동대문구 한 커피전문점에서 9개월째 일하고 있는 정지민(22)씨는 “지난 해 알바 면접 볼 때는 주 4일·하루 5시간 근무라고 했는데, 올해 들어 사장님이 알바생을 더 뽑더니 13시간으로 근무시간을 줄였다”고 털어놨다.

주휴수당 때문에 기존에 있던 알바생의 근로 시간을 줄이거나 신규 채용 시 15시간 미만으로 맞춰 뽑는 사업주들이 많아졌다. 주당 14시간, 13시간, 심지어 14시간 30분으로 정한 곳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 15시간 일하는 것과 주 14시간 일할 때 임금 차이를 4주 기준으로 계산하면 10만원이 훌쩍 넘는다. 주휴수당은 사업주 입장에서도 부담이 큰 만큼 알바생에게도 한 달 생계가 달린 중요한 문제다.

결국 알바생들이 받는 돈은 비슷해졌다. 윤하나씨(24)는 “올해 초에도 최저임금이 올라 되레 근로 시간은 줄었는데 내년에는 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일자리를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진 지금, 20대 아르바이트생들은 이전만큼 돈을 벌기 위해서는 알바를 두탕, 세탕 뛰어야 하는 상황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우리 죄도 아닌데 왜 눈치봐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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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이 사장보다 돈 많이 가져간다’ ‘인건비 부담에 자영업자 허리 휜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미디어에서는 사장과 알바생, 즉 ‘을과 을’ 사이의 갈등에 초점을 맞추며 문제의 원인이 최저임금 인상인 양 조명하고 있다. 이에 잘못 없는 알바생들은 눈칫밥을 먹으며 일할 수밖에 없다.

저가 커피 프렌차이즈 매장 알바생 최정우(23)씨는 대학교 방학 기간이 되자 가게 매출이 뚝 떨어져 걱정이다. “손님이 유독 없는 시간대에는 한 시간 동안 내 시급보다 매출이 적어 눈치가 보이죠. 카페 정리며 재료 제조 등 할 일을 다 해도 가만히 있으면 사장님이 눈치를 줍니다. 손님 없고 매출 줄어든 게 내 탓도 아니잖아요.”

 

문제는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라 현 사회구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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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을 받는 20대도 알고 있다. 자영업자인 사장이 사회 속에선 똑같은 을이라는 것을. 가맹본부와 임대업자, 유통대기업, 카드사에 이런 저런 높은 비용을 내고 나면 남는 것이 없는 장사를 한다.

“사장님의 답답한 마음 물론 이해하죠. 가맹본부에 내는 수수료와 건물주에게 내는 임대료가 어마무시 하더라고요. 그렇다고 그 부담을 아래로 내려와 을도 아닌 병이나 정인 알바생들의 몫으로 돌리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편의점 알바생 김희주(22)씨는 사장님의 마음을 이해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최저임금 인상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그가 얄밉기도 하다. 문제는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편의점 수를 폭발적으로 늘려 많은 점주를 무한 경쟁으로 내몬 본부와 그 외의 갑에게 따져야 하는 게 이냐는 것이다.

매출 감소부터, 고용 감소, 그리고 폐업에 이르기까지. 최저임금 인상으로 불거진 이슈들은 단순히 최저임금 인상 때문만은 아니다. 점포 수, 가맹 수수료, 카드 수수료, 임대료 등 그동안 모른 척 해온 ‘갑’들이 만들어낸 문제다. 이들의 고래싸움에 알바생은 ‘이러다 잘리는 거 아닐지’, ‘밥 한 끼도 못 사먹는 건 아닐지’ 하루하루 두렵다.

[강의령, 박새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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