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타임
스무살의 낮잠시간

타인은 지옥이다…여럿이 사는 공간, 이것만은!

기숙사·하숙 만족도 낮아..소음과 이기적 행동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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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은 돈을 아끼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일정 공간을 공유한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조사 결과에서 수도권에서 가족과 거주하지 않는 대학생 중 기숙사·고시원·하숙에 사는 비율은 52%에 달했다. 하지만 여러 명이 한 지붕 아래 사는 공동 주거가 늘면서 낯선 이의 행동에 서로가 더욱 민감해지곤 한다. 실제로 주거 유형별 만족도 조사 결과에서도 기숙사와 고시원·하숙이 하위권을 차지했다.

“소음은 그만, 잠 좀 자자”

 

(이미지=네이버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

‘방음 및 사생활보호’가 주거 불만족 요인 1위를 차지할 만큼 ‘소음’은 많은 이들의 스트레스원이다. 기숙사에는 다양한 소음이 존재한다. 말소리·노트북소리·알람소리…

교내 기숙사에서 1년 동안 살고 있는 박세영(23·여)씨는 가장 듣기 싫은 소음으로 ‘연인과의 전화 통화’를 꼽았다.

“전화 통화를 오래 할 거면 당연히 밖에 나가서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침대에 누워서 통화하길래 어처구니가 없었어.”

박씨는 급한 전화를 받으며 나가거나 1분 이내로 짧게 통화하면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나 룸메이트는 남자친구와의 ‘꽁냥거림’을 멈추지 않았다. 2분, 5분, 10분… 본인이 편하게 누워 사랑을 속삭일 동안 룸메이트의 불쾌도는 점점 올라간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본인만 빼고 다 깨우는 애들, 알지?”

4인실 기숙사에 살았던 이가현(24·여)씨는 알람을 열댓개씩 맞춰놓고 모두가 깰 때까지 안 끄던 룸메이트를 떠올리면 아직도 진절머리가 난다. 휴일 아침까지도 어김없이 룸메의 알람소리에 강제 기상하던 이씨는 기숙사를 나오고 나서야 귓가에 맴도는 알람 환청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룸메가 알람 빌런이에요’ 등의 게시물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교내 익명 게시판에도 꾸준히 올라오기도 한다.

“낮에는 자더니 밤만 되면 무슨 논문을 쓰더라고.”

지난 해 2인실 기숙사에 살았던 강지민(24·여)씨는 매일 밤마다 노트북 자판을 신나게 두드리는 룸메이트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잠 드는 시간은 개인 차가 있는 법이지만 대부분이 자고 있는 시간에 노트북을 시끄럽게 치지 않는 건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했다. 정 급하다면 24시간 개방된 도서관을 이용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루는 밤새 뭘 저렇게 열심히 하나 봤더니 카카오톡으로 열심히 채팅하는 룸메를 보고 화가 치밀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너 혼자만 음악, 우리는 소음이야 

하숙집에 사는 김민혁(26·남)씨는 ‘음악에 심취한’ 옆 방 사람 때문에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 아침마다 공동 샤워실에서 힙합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샤워하는데 소리가 울려 더 크게 들린다는 것이다.

“한 두번이면 괜찮지, 다른 하숙생들이 몇 번 지적했는데도 안 고치더라고.”

저녁에는 스마트폰에 이어폰을 꽂지 않은 채 음악을 틀고 집에 들어오기까지 하는 그 사람 덕분에 혼자 조용히 살고 싶어진 김씨. 그는 학교를 졸업하는대로 당장 방을 옮길 생각이다.

 

내로남불, 이기적인 행동

“내 옷을 몰래 입고 나가더라고. 한두번도 아니고 꽤 자주.”

취준생 박서연(25·여)씨가 대학생 때 만난 룸메이트는 최악이었다. 예쁜 옷이 많다는 칭찬을 시작으로 룸메는 가끔 중요한 날 옷을 빌려입고 갔다. 거기까진 괜찮았다. 자신이 아끼던 흰 원피스에 잘 지워지지 않는 화장품 얼룩을 묻혀 온 이후로 박씨는 룸메에게 옷을 빌려주지 않기로 다짐했다. 룸메도 눈치가 보였는지 한동안 옷이 예쁘다거나 빌려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박씨가 예정보다 일찍 귀가한 날 자신의 옷을 입고 들어오는 룸메와 마주치고 말았다. 그동안 박씨가 집을 비울 때마다 몰래 옷을 훔쳐입고, 집에 있는지 확인한 후 집에 공중 화장실에서 갈아입고 왔던 것.

(사진=이미지투데이)

대학생 문가은(23·여)씨는 6개월 간 하숙집에서 살다가 최근 원룸으로 이사했다. 하숙집 사람들의 이기적인 행동에 질려서다. 문씨를 제외한 하숙생들이 모두 직장인이라 출근이 급한 ‘언니’들이 공용 화장실을 다 쓰고 난 후에 하루 준비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반강제로 ‘장유유서’를 따르게끔 하는 언니들의 행동이었다.

“내가 화장실을 가려고 하면 꼭 갑자기 문 열고 나와서 먼저 들어가더라. 새치기 당한 기분?”

매번 아침에 꼴등으로 샤워실을 쓰고, 시도때도 없이 화장실 새치기를 당한 문씨는 하루는 아침 일찍 알람을 맞춰놓고 일어났다. 샤워실 문 앞에 다다른 순간 옆 방 사람이 갑자기 나와 “출근해야 하는데 내가 먼저 씻으면 안되겠냐”고 ‘부탁’했다. 일찍 준비를 하던 다른 날 문씨는 화장실 앞에서 땅이 꺼지는 듯한 한숨 소리를 들은 적도 있다. 그는 “나도 급해서 일찍 일어나 준비하는 건데 반강제적으로 양보를 강요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뉴욕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룸메이트의 감정 상태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같은 방을 쓰면서도 상대방의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모두 좀 더 편한 미래를 위해, 풍족한 미래를 위해 다들 조금씩 포기하고 사는 곳인 공동 주거 공간. 공동생활을 하며 남에게 피해 한 번 안 주기는 힘들다. 내가 타인의 이기적인 행동에 혀를 내두르고 욕할 동안 내 등 뒤에서 누군가는 손가락질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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