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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터 화장품 세균 ‘바글바글’…관리 소홀 ‘나 몰라라’

3개 중 1개에서 위해미생물 검출…아토피·복통 등 유발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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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비위생적인데 쓰라고?”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엘레나 다보얀씨가 할리우드 세포라 매장을 고소했다. 그는 매장에서 립스틱 샘플을 사용한 뒤 구순포진(herpes labialis)에 감염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질병치료를 목적으로 약 2800만원의 배상금을 요구했다.

(자료=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원이 올 초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동으로 16개 매장에 비치된 42개 테스터 제품의 위생도를 조사했다.

조사대상 42개 중 6개 테스터 제품만 개봉일자를 기재했고 일부 제품은 유통기한·제조일자도 확인할 수 없었다. 제품을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일회용 도구를 제공하는 매장은 1개뿐이었다.

아이섀도 16개, 마스카라 10개, 립제품 15개 중 아이섀도 2개, 마스카라 5개, 립제품 4개에서 ‘총 호기성 생균 수’가 초과 검출됐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아이섀도 1개, 립제품 3개에서 검출됐다. 테스터 화장품의 33.3%에서 기준을 초과하는 위해미생물이 검출됐다.

총 호기성 생균에 오염된 화장품을 사용하면 피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황색포도상구균에 감염되면 아토피 등 피부질환, 구토, 설사, 복통 등을 일으킨다.

화장품은 미생물 오염이 쉽게 발생할 수 있어 미생물 한도 기준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테스터 화장품과 같이 개봉된 화장품은 위생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미생물 한도 기준이 없다.

화장품 매장, 비위생적 방치 ‘여전’

한국소비자원과 식약처의 위생관리에 대한 대책 발표를 한 지 6개월이 지난 현재 여전히 화장품 매장의 테스터 화장품 관리는 미흡했다.

명동에 있는 O 드럭스토어. 아이섀도 제품은 열린 채로 방치되어 있고 넓은 매장에 일회용 도구는 두 군데만 비위생적으로 배치돼 있다.(사진=스냅타임)

스냅타임이 취재한 결과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명동 화장품 매장에서 아이섀도 제품은 여전히 열린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일회용 도구는 개봉일자가 표시돼있지 않고 뚜껑이 열린 클렌징과 몇 개의 화장솜 뿐이었다.

대부분의 화장품 매장은 “정부로부터 테스터 화장품 위생관리에 관한 자세한 가이드라인을 받은 적이 없다”고 회피하기 바빴다. 가이드라인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힌 매장에 관리법에 대해 자세히 물었더니 횡설수설하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A 브랜드 매장 관계자는 “제품의 위생을 위해 알코올로 최소 ‘일주일’에 한번 소독을 하지만 방문하는 고객이 많아 완벽한 위생 관리는 어렵다”고 말했다.

직접 사용한 흔적이 남아 있는 테스터 립스틱 (좌), 개봉한 지 약 8개월 지난 테스터(우)(사진=스냅타임)

O 드럭스토어 매니저는 “테스터 화장품 위생관리를 위해 제품을 수시로 교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에 개봉한 테스터 립스틱이 아직 방치되고 있었다. 어떤 립스틱 제품은 직접 입술에 대고 사용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안 써볼 수도 없고”…불안한 소비자

(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소비자원과 식약처가 테스터 화장품의 위생관리를 강화한다고 발표했지만 정부의 관리강화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비위생적인 테스터 제품을 써야 하는 소비자들은 불안해한다.

직장인 김성휘(28)씨는 “오프라인 매장에 가는 이유는 직접 테스트하고 구매할 수있다는 장점 때문”이라며 “그러나 대부분의 테스터 화장품은 뚜껑이 없거나 개봉일자도 적혀 있지 않아 사용하기 불안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대학생 강승현(22)씨는 “립스틱 같은 제품은 일회용 도구가 없으면 비위생적일 것 같아서 사용하기 꺼려진다”며 “테스트를 안해보고 구매했다가 못쓰는 화장품이 한두 개가 아닌것 같다”고 언급했다.

테스터 화장품은 장시간 오염에 노출돼 있고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쳐가기 때문에 민감한 피부는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제란 한국소비자원 안전감시국 식의약안전팀장은 “개봉 상태로 장기간 노출시에는 공기 중 먼지와 습기, 사용자간 교차오염에 의해서 위해 미생물이 쉽게 제품을 오염하거나 증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승희 건국대 화장품공학과 교수는 “아토피가 더 심해진다든가 특히 마스카라 같은 경우 결막염이 더 심해진다든가 원인을 모르는 피부염증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스트용 화장품을 사용할 때는 식약처가 발표한 화장품 안전 사용법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식약처는 △화장솜이나 면봉 등 일회용 도구를 사용해 미생물에 의한 교차오염을 방지할 것 △립제품을 사용할 때 화장솜으로 윗부분을 닦아낸 후 테스트할 것 △눈과 입술 같은 민감한 부위나 상처 난 부위에 직접적인 테스트는 피하고 손등이나 손목에 사용할 것 △개봉일자, 유통기한을 먼저 확인한 후 테스트할 것 △피부 위에 테스트한 제품은 빨리 닦아 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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