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타임
빡침해소 청춘뉘우스

20대, 엄마가 되길 꺼려하는 이유

꿈과 삶을 포기해야 하는 현실 때문

(이미지=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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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다섯. 4년제 대학교로 따지면 이제 막 취업할 나이다. 인천에 사는 이연희(25)씨는 스물 다섯의 청춘이다. 그리고 첫 돌을 막 지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이기도 하다.

“어리다면 어린 나이에 결혼 했어요. 다들 최소 20대 후반에 해야 한다는 결혼을 저는 20대 초중반에 했죠. 그런데 ‘엄마’가 돼보니 알 것 같아요. 왜 20대가 부모가 되는 것을 최대한 늦게 혹은 안 하려고 하는지.”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친구들 열에 아홉은 아이 낳기 싫다 해요”

“난 낳기 싫어. 엄마가 돼서 좋은 점이 없잖아. 엄마가 돼야 할 이유보다 되고 싶지 않은 이유가 더 많아.”

친구들과 결혼, 출산에 대한 얘기를 나눌 때마다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고 이씨는 언급했다. 이씨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을 때도 친구들의 축하와 함께 앞으로의 육아와 삶에 대한 걱정이 함께 뒤따랐다.

이씨는 “친구들 중 열에 아홉은 임신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며 “아이가 싫어서라기 보단 임신과 출산에 따라오는 희생과 두려움이 더 커서 그런 듯하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조사업체 스마트인사이트가 소셜네트워크, 블로그 등의 통계를 조사한 결과 비혼의 언급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여성이 73%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다. 경제적 부담이 주 이유인 남성과 달리 여성은 육아, 커리어 단절 등 출산과 연관된 이유가 두드러졌다.

아이를 낳지 않은 채 생활하는 딩크족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다. 잡코리아가 성인남녀 87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43.9%가 딩크족 생활을 할 것이라 응답했다.

이 역시 여성이 남성보다 응답 비율이 높았다. 주된 이유도 육아에 따른 경제적 부담, 육아 정책 미흡, 출산을 꺼리는 기업의 분위기 등과 관련돼 있었다.

이씨는 “출산에 긍정적인 입장이었어서 부정적인 친구들의 반응이나 비혼족, 딩크족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그런데 아이를 직접 낳고 생활을 해보니 왜 요즘 임신을 늦추거나 안하려 하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꿈과 삶을 포기해야 하는 ‘엄마’

(이미지=이미지투데이)

“꿈 있었죠, 저도. 자격증이랑 스펙도 준비해놨는데 아이가 찾아왔고 ‘엄마’가 되기 위해 포기했어요. 임신한 몸으로 일을 할 순 없으니까요.”

산업 디자인과를 졸업한 손가영(27)씨는 가구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어엿한 직장인이 돼 천천히 결혼 자금을 모으고 자신의 힘으로 좋은 옷, 좋은 차를 타며 사는 것 역시 소망이었다.

지금의 손씨에게는 실현하기 어려운 얘기다. 기존 직원들도 임신, 출산 등의 이유로 퇴사하는 상황에서 경력조차 없는 손씨에게 두살짜리 아이를 두고 직업을 가져보겠다는 생각은 그저 사치에 불과하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2016년 지역별고용현황을 조사했을 당시 기혼 여성 취업자 558만4000명 중 일을 그만둔 적이 있는 경험자는 259만2000명이었다. 이 중 임신, 육아, 결혼 등의 이유로 그만둔 여성이 190만6000명에 달했다.

설문조사업체 트렌드모니터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90.5%가 ‘본인 또는 가족 구성원의 회사가 자녀출산 및 양육을 배려하는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1명을 제외하곤 모두 불편을 겪고 있는 셈이다.

손씨는 “친구들의 얘기를 듣다보면 제 20대와 친구들의 20대가 많이 다르다는 걸 느낀다”며 “엄마가 되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것들이니 어쩔 수 없지만 하루 종일 집에서 아이와 씨름을 하고 집안일을 하다 보면 문득 ‘나’라는 사람이 없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진상, 맘충…’ 엄마를 향한 세상의 색안경

 

 

(이미지=네이트판 캡쳐)

“이렇게 많은 걸 감수하고 남은 건 진상, 극성, 이기적인 모습이 연상되는 ‘애엄마’라는 게 더 힘들어요.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생긴 인식이지만 그 영향이 저까지 미치더라고요.”

많은 것을 감수한 희생이 무색하게 ‘애엄마’를 향하는 세상의 비판적인 시각이 더 속상하게 만든다. 실제로 ‘맘충’이라는 표현이 상용화되면서 정상적인 엄마들이 오히려 눈치를 보고 행동을 조심하거나 노키즈존 등의 불편을 겪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맘충’, ‘맘혐’ 등의 단어는 애초 비판하기 위한 대상 뿐만 아니라 모든 엄마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 교수는 “맘충이라는 혐오표현은 일부 몰지각한 엄마에게 사용되지만 그 영향력이 모든 엄마에게 미친다”며 “일종의 색안경처럼 엄마에 대한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만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엄마든, 엄마가 아니든 몰지각한 사람은 어디든지 있다”며 “마치 ‘엄마’여서 몰지각한 행동을 하는 것 같은 인식을 안겨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사진=육아카페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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