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바이트생들이 고용주와 손님들의 갑질에 시달린다고 하지만 반대로 진상 아르바이트생들의 행태도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구의 A회사 관리자 김모씨는 단순 사무업무를 담당할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려다가 지원자에게 호되게 당했다.
김씨는 오후 수업만 듣기 때문에 6개월은 그만둘 일 없다고 소개한 지원자 지모씨를 뽑았다.
지씨는 이전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는 데 2주 정도가 소요된다고 말했고 김시는 지씨의 말에 따라 2주 후부터 출근을 해도 좋다고 허락했다.
2주 후 출근한 지씨는 늦잠을 잤다며 1시간이나 지각을 했다. 아르바이트 3일째 되던 날에는 아예 출근하지 않았다.
오후에 지씨로부터 문자가 왔다.
‘아무래도 오전 수업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겠다.’
이 정도 진상은 진상 축에도 못낀다. 절도 등 범죄를 저지르는 아르바이트생도 있다.
서울 시내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진상 아르바이트생 때문에 한바탕 난리를 치뤘다.
문제는 편의점에서 손님이 지갑을 잃어버리면서 밝혀졌다. 손님 지갑을 본 적이 없다고 하던 아르바이트생이 CC(폐쇄회로)TV에서는 손님의 지갑을 자신의 주머니로 넣는 것이 찍혔기 때문이다.
CCTV를 돌려보다 보니 이 아르바이트생이 평소 없어지던 제품의 도둑인 것도 밝혀졌다.
박씨는 “물건들이 꾸준히 없어졌지만 아르바이트생의 가방을 일일이 검사할 수 없었다”며 “CCTV를 살펴보니 아르바이트생이 올 때는 빈 가방으로 와서 돌아갈 때는 가방이 불룩한 것을 확인하고 해고했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 업주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서울의 한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회사 경리부서가 따로 있지 않다보니 주휴수당을 한 번 누락한 적이 있다”며 “단순 누락이기 때문에 확인만 하면 입금을 해줬을텐데 바로 고용노동청에 신고를 했다”고 언급했다.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가 최저임금을 올리면서 자영업자들이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거나 아르바이트생의 근무 시간을 줄이고 있다”며 “그러다보니 고용주나 아르바이트생 모두 일 자체에 애정이 갈 수 없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아르바이트생이 최저임금이 오르고 주 15시간 이상 일하면 하루치 임금을 ‘주휴수당’으로 지급해야 하는 등 인건비 부담이 증가했다.
이에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고 고용주들이 시간을 잘게 쪼개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하거나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는 현상이 진상 아르바이트생의 행태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류 교수는 “현재 구조가 고용주들이 월급을 제대로 안 주거나 단기 알바들을 주로 고용하다 보니 일하는 사람이 ‘오늘만 일하고 말지’, ‘짧게 일하고 말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일에 대한 헌신이나 몰입이 약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