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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강인한 여성 전달하고 싶어”

(사진=이나연, 제공=페미당당 오천석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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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페미니즘 예술가 이나연씨 “사진 통해 여성 억압을 표현”
“페미니즘 접하며 새로운 인생…작품활동으로 의지 전달”
“누드사진은 가부장적 사회 억압으로부터 해방을 의미해”
“억압트라우마 겪는 사람에게 극복과 희망 메시지 주고파”

주한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몰카(몰래카메라)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이나연 SNS)

“X팔리니까 그만 해라.”

주한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한 여성이 시위하는 사진에 댓글이 달렸다. 웃옷을 벗고 가슴에 ‘유X무죄 무X유죄’란 글귀를 새긴 채 우둑하니 한 여성이 서 있다. 글로벌 여성인권단체 페멘(FEMEN)과 함께 몰카 성범죄를 규탄하기 위해 나체 시위를 한 이나연(25)씨다.

이씨는 학창시절 스스로 성에 보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그가 고등학교 때 강압에 의해 원하지 않는 성폭력을 당했다. 당시 원하지 않은 성관계라고 자신을 위안했지만 폭력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다. 그 시간 이후 그는 심각한 자기혐오와 비하, 우울증에 시달렸다. 대학에 가서도 고통은 계속됐다.

절망에 빠져 있던 그에 탈출구가 생겼다. 바로 페미니즘이었다. 그동안 좌절감에 시달린 이유에 스스로 궁금했다. 자신을 짓누르는 성적 억압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했고 여성 억압과 페미니즘까지 주제를 확대했다.

그렇게 자아 찾기는 이어졌고 여성 차별이 만연한 사회구조와 맞서며 바뀌어 가는 자신의 모습을 봤다. 그는 “억압에 대응하면서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나연씨의 작품사진. 사회가 여성의 두 눈과 이를 뽑아 공격성을 드러내지 못하도록 만들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진=이나연 SNS)

사진예술로 ‘강인한 여성’ 전하고 싶어

자신에 대한 탐구와 함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가 사진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여성의 억압을 말하고 싶었다.

그는 “여성은 사회 구조와 제도에 제한받지 않는 강인한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사진은 여성으로서 함께 당당하게 살자는 메시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도구이자 이러한 내 의지를 보여 주는 통로”라고 말했다.

그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긴 페미니즘 작품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고 메시지가 필요한 작가와 기술이 필요한 활동가들의 의뢰와 협업 요청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사회운동에 관심이 많은 프랑스 촬영감독과 인연이 닿아 함께 사진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누드사진, 가부장제 사회 억압 해방 의미

그의 작품에는 유독 누드사진이 많다. 옷이 가부장제를 포함한 사회화라는 억압을 상징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억압을 뿌리치고 벗은 몸에 대해 편견 없이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권리를 찾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따라서 포르노 성향의 나체사진과 질적으로 다르다. 그럼에도 단지 벗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성을 상업화 한 곳에서 함께 협업하자는 연락을 받곤 한다. 그가 페미니즘 예술가로 활동하면서 가장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그는 “예술을 통해 성적 대상화 현상을 비판하는 중에도 성적 대상화를 당할 때 가장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씨의 페미니즘 작품과 시위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얼굴과 몸매, 가슴을 이야기한다. 심지어 댓글에는 성폭력적인 얘기가 난무한다.

그는 “누군가 내게 욕을 하고 비난할 수 있지만 성적으로 희화화하고 대상화하고 비하하는 것만큼은 참을 수 없다”며 “편견에 무지하기 때문이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무심코 내뱉는 말이 가장 아프다”고 했다.

이나연씨(제공=페미당당 오천석 사진작가)

페미니즘 예술가로 활동 이유…“세상은 변할 거니까요”

사람들의 비난에도 그가 계속해서 활동하는 이유는 자신에 대한 확신과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개인의 자유를 존중받는 여러 영역을 넓혀가면 사회구조 또한 바뀌리라고 굳게 믿는다.

그는 “사회구조를 바꾸겠다는 목표가 있고 자신에 대한 사랑과 확신이 있다”며 “억압의 트라우마로 자신을 혐오하는 사람들에게 내 활동이 극복의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먼 길을 가야 하지만 지금까지 많은 것이 바뀌었고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바꿀 것”이라며 “페미니즘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내 활동을 보고 페미니즘에 대해 알고 싶다면서 연락이 올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씨는 ‘풍년(바람을 일으키는 여자들, 페미니즘의 바람을 일으키자)’이라는 페미니즘 예술잡지를 만들고 있다. 예술잡지를 통해 사람들과 페미니즘에 대해 더욱 쉽게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페미니즘 사안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주제를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씨는 현재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여성들에게 말한다. 지금도 열심히 여성 차별과 혐오에 맞서 싸우는 페미니스트들과 함께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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