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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침해소 청춘뉘우스

성인 10명 중 3명 급식체 사용 “어쩔 수 없어 vs 우리말 해친다”

(사진=장삐쭈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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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등 온라인서 사용 확대…일상 한 부분 차지해
세대 단절·폭력성 문제…습관 들면 고치기 어려워
“한글해체는 기우에 불과”…의사소통 윤활유 기능

(사진=SNL코리아9 28회 캡처)

“지금 TMI(Too Much Information) 때문에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짐) 됨요.”

직장인 한성준(28)씨는 최근 대학 후배와의 카톡을 통해 세대 차이를 경험했다. 한씨의 후배는 “지금 동기 TMI(Too Much Information) 때문에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짐) 됨요”라고 말했다. 한씨는 당최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겨우 후배가 한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러한 말투는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급식체’다. 최근 성인들 사이에서 일상에서 말을 비정상적으로 줄여서 사용하는 ‘급식체’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SNS에 올라온 장삐쭈의 게시물을 시작으로 2030세대에 급식체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급식체란 급식을 먹는 세대를 일컫는 말로 10대들이 자주 사용하는 문체다. 주로 초·중·고교생 사이에서 사용하는 은어를 뜻하기도 한다.

지난해 잡코리아가 1456명의 대학생과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인남녀 10명 중 3명이 ‘급식체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주로 ‘카톡 등 온라인(21.6%)’상에서 사용한다고 답했다. ‘일상생활에서 활발히 사용한다’는 답변은 9.1%로 낮은 편이었다.

어느덧 급식체가 일상을 덮쳐 소통의 한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를 두고 어쩔 수 없이 맞춰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우리말을 해칠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사진=장삐쭈 유튜브 캡처)

급식체 사용 꺼려져…세대 단절·폭력성 ‘문제’

최근 한 케이블방송에서 방영한 ‘요즘 것들 탐구생활’은 철저히 급식체를 주제로 다루며 화제성을 불러일으켰다. 급식체를 통한 사회적 현상을 병적으로 나타내며 동영상 커뮤니티에 조회 수 40만을 넘어섰다. 방송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광고와 웹툰 등 대중적인 콘텐츠에서도 급식체가 더는 낯선 주제가 아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에서 성인남녀 1039명을 대상으로 SNS 이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58.3%가 하루 평균 84분의 SNS를 사용했고 대부분 급식체 사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성인남녀 57.6%가 ‘급식체 사용이 바른 우리말 사용습관을 해친다’고 답했다. 아울러 급식체를 사용으로 세대 차이를 경험했다는 성인남녀가 71.4%에 달했다.

‘급식체 사용’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찬성(22.7%)보다 반대(33.7%)한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반대하는 이유로 ‘바른 우리말을 해치는 표현 같아서(64.9%)’라는 답변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틀린 표현이나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언어를 쓰다 보면 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단어 앞에 접두사처럼 ‘개’를 붙인다거나 ‘오지다’, ‘지리다’처럼 실제 뜻과 다른 상황에서 엉터리로 쓰는 언어습관이 청소년기에 자리 잡으 면 성인이 돼서도 쉽게 고칠 수 없다는 것이다.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간 언어장벽을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조어 대부분이 특정 연령층(10~20대)이 사용하는 언어로 부모 세대(40~50대)는 이를 이해하기 어렵고 세대 단절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전영식 배재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빠름을 추구함으로써 급식체와 같은 줄임말을 사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며 “외래어의 영향력을 받은 편도 없지 않아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유튜브 ottoginoodle 캡처)

“급식체가 한글을 파괴한다고?”

신조어나 급식체가 한글파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는 지나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발전하는 문화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 교수는 “콘텐츠 제작에 시대적 배경을 맞추다 보니 자연스럽게 형성된 모습”이라며 “과거에도 한글 해체의 모습은 여럿 있었지만 결국 사라질 표현들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대흐름에 따라 탄생하는 언어가 있고 이를 받아들이고 사용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과거 유행했던 대부분의 은어들이 기술과 문화의 발전 등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사라졌다. 한글을 표기하는 데 제한이 없고 응용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한글의 우수성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강옥미 조선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청소년들은 급식체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스스로 기성세대와 차별화하고 그들만의 동질성을 나타낸다”며 “급식체가 권장할 만한 것은 아니지만 의사소통의 윤활유 측면에서 본다면 급식체 사용에 수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통신언어 역사를 살펴보면 이들 중 얼마는 살아남을 것이고 대부분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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