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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넘은사이버폭력…④"내 SNS에 신경 꺼줄래"



‘파리지옥’ SNS에 빠져 끊고 싶어도 못 끊어
직장인 43%, 회사용·개인용 SNS따로 관리해
지나친 직장동료 관심에 사생활 침해 논란도

(사진=이미지 투데이)


디자이너 유슬아(26)씨는 직장 동료와 인스타그램 계정을 공유하고 난 후 불편함을 토로했다. 친한 동료는 상관없었다. 하지만 별로 친하지도 않고 내심 속으로 싫어하고 있던 동료가 “친추(친구추가)했는데 못 봤어요”라고 하기에 모르는 척 그 자리에서 맞팔을 맺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SNS에서까지 소통하고 싶진 않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문제는 유 씨의 개인 생활을 다른 직장 동료 앞에서 공공연하게 말할 때다. 유 씨는 요즘 퇴근 후에 필라테스를 배우는 재미에 쏙 빠졌다.

필라테스에 재미를 붙인 이후로 인스타그램에 종종 필라테스 하는 영상이나 사진을 올리곤 한다. 하루는 별로 친하지도 않은 동료가 출근하자마자 앉기도 전에 큰 소리로 말했다. “슬아씨 필라테스 좀 하던데.”

반응을 미처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당황스러웠다. 마치 친하지도 않은 친구가 내 집에 놀러 온 것 마냥 불편했다. 그 동료는 이후에도 주말에 다녀온 여행사진으로 공개적인 자리에서 ‘누구랑 다녀왔는지, 뭐했는지’ 꼬치꼬치 물었다. 유씨는 “SNS 계정을 회사용, 개인용으로 하나씩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했다.

직장인 10명 중 4명 “동료와 SNS친구 맺기 싫다”

최근 잡코리아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76.6%가 SNS를 운영하고 있고 그 중 61.8%가 직장 동료와 SNS 친구를 맺고 있다고 답했다. 이것을 ‘좋지 않다’고 반응한 직장인이 37.3%에 달했다.

개인적 공간이라 여겼던 SNS에서 유독 심하다. SNS에서 직장 구성원과 친구가 되고 나면 불편함은 더 심화한다.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의도치 않게 공유해야 하고 글 하나, 사진 하나 올리는데 온갖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지나친 관심과 위험 수위에 다다른 개인 사생활 침해 발언 등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다.

구인구직 플랫폼 벼룩시장이 SNS를 사용하는 직장인 596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전체 중 43%가 ‘회사용 SNS계정을 따로 관리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들 중 71.9%는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 따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SNS로 말미암아 피로감을 느낀 적이 있다’라는 답변도 전체 중 56.5%를 차지했다.

송인덕 중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회사 분위기와 관련한 커뮤니케이션 영역이 사이버 공간에서도 지속한다는 것 자체가 사람들에게 피로를 안겨준다”라며 “지나친 피로감이 느껴지면 서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인간관계 지속 때문에’…끊지 못하는 SNS

그럼에도 직장인 43.9%는 ‘정보 공유, 확인에 가장 효율적인 플랫폼이라서’ SNS를 그만두지 못한다고 답했다. 또 ‘시대에 뒤처질 것 같아서’(24%), ‘내 존재감이 사라질 것 같아서’(16.3%)가 뒤를 이었다.

송 교수는 “SNS의 순기능인 정보공유와 비대면으로도 인간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사람들은 SNS를 그만두지 못한다”며 “SNS는 유지하고 싶은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미지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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