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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서비스 질 제고는 왜 뒷전인가”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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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응급실 폭행 처벌 강화 추진에…의료서비스 불만목소리 터져 
英 연구결과…‘안내 부족·긴 대기 시간’ 등으로 환자 공격성 높아져

응급실에서 간호사 위협하는 경찰 간부 (사진=연합뉴스)

응급실에서 의사 등 응급의료 종사자를 폭행하고 진료를 방해하는 ‘응급실 폭행범’들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다. 사건이 중하면 구속 수사하고 ‘형량하한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은 지난 11일 이런 내용을 담은 ‘응급실 폭행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이런 대책을 내놓은 것은 응급실 의료진들이 일부 환자·보호자의 폭행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현행 응급의료법에는 응급의료 방해 행위자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리게 돼 있어 일반 형법상 폭행보다 강하게 처벌한다.

그러나 실제로 집행되는 경우는 드물다. 최근 5년간 대한의사협회에 보고된 응급실 난동 사건 법원 판결 10건을 보면 100만~500만원 벌금이 4명, 집행유예 4명, 실형 2명이다. 형량하한제가 도입되면 벌금형은 배제되고 징역형으로만 처벌하게 된다. 구체적인 형량은 국회 법안 심사 등을 걸쳐 결정된다.

다른 환자들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응급실 폭행에 대응하는 강화된 처벌을 찬성하는 의견이 많지만 응급실의 불편함을 토로하며 의료진의 무성의한 의료서비스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최근 3년간 응급의료 방해 신고·고소 현황 (자료=보건복지부·경찰청)

“무성의는 기본…길어도 너무 길다”

김모(43)씨는 집에서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사용하다가 부탄가스가 새면서 옷에 불이 붙었다.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왼쪽 다리와 팔에 2~3도의 화상을 입었다. 팔·다리에 풍선만한 물집이 잡힌 상태로 택시를 타고 근처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동했으나 정작 처치를 받은 것은 도착한 후 2시간여가 지나서였다.

화기가 근육과 피부 속으로 파고들지 않도록 1차 처치가 필요했지만 신속한 처치를 받지 못하면서 결국 이튿날 화상 전문병원으로 이동해야 했다.

김씨는 “너무 놀란 상태였는데 심문하듯이 질문 몇 개 물어보면서 대답을 빨리 못하면 의료진이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며 “두 시간이 지난 후에야 차가운 식염수로 화기를 빼는 처치를 했고 붕대를 감은 후 1시간 정도를 기다렸다가 응급실을 나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결국 1차 처치 시간을 놓쳐 피부가 괴사했고 화상전문병원에서 세 차례에 걸쳐 피부이식 수술을 받아야 했다”고 토로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이다. 응급 의료 폭행 관련 형량하한제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무성의한 의료서비스에 대해 비난의 화살을 날리고 있다.

한 커뮤니티에서 “의료과실로 잘못되면 참고 있을 사람 누가 있을까. 술 취한 사람들은 당연 처벌받아야 하지만 예외도 있는 법” (rud*****) “응급실 폭행도 문제지만 퉁명스럽고 불친절한 응급실 의사나 인턴의 태도도 문제가 많다. 환자가 아니라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의사도 많은 것 같다” (kw******) “아파죽겠는데 자꾸 기다리라고 하고 어디서 접수하는지 알려주지도 않고 화 안 나고 배기나”(h***) 등의 응급실 이용과 의료진을 향한 부정적 반응이 대부분이다.

한국민간경비학회가 응급실 폭력의 원인을 조사(2016년)한 결과 ‘의료진의 설명 부족·불친절·긴 대기시간’이 65%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또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응급의료서비스 만족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응급실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는 33.2%, 만족도 44.1% 등으로 낮은 상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무성의한 의료서비스, 환자 공격성 높여

이처럼 응급실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낮을수록 응급실 내 폭행은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NHS(National Health Service·보건의료제도)는 환자들이 공격적으로 변하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안내 부족과 긴 대기 시간’ 등을 꼽았다.

환자들이 무성의한 의료서비스에 쌓인 불만과 불안·고통이 합쳐지면 인내심이 저하되고 이는 공격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영국 보건당국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응급실 진료 과정을 접수·평가·치료·결과의 네 단계로 나눠 환자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명확하게 인지하도록 제도를 새로이 짰다. 실시간 정보를 모니터에 띄워 응급실 상황의 혼잡도와 평균 대기 시간을 체계적으로 안내했다.

그 결과 환자 75%가 대기 시간 동안의 불만이 줄었다고 응답했으며 폭력 발생빈도는 이전 대비 50% 정도 감소했다.

정부도 ‘환자 친화적 응급실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응급실은 대기시간이 길고 진료절차, 처치 내용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정보제공이 부족해 환자·보호자가 불만을 호소하는 현실을 반영해서다.

보건복지부는 “응급실 안내 리플렛, 구역·동선 표시, 실시간 현황판 등 우선 적용할 수 있는 표준 서비스 디자인을 개발해 이용 친화적인 응급실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응급실 이용 상담, 접수, 진료과정 등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응급실 매뉴얼’을 마련해 명확한 응급실 이용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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