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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성=비행’…아직 싸늘한 시선

(사진=이미지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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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받는10대의性②]‘나는’ 청소년 성경험 ‘기는’ 보수적 시각
“한국은 성교육 후진국”…교과서 개발 등 정규수업화 고려해야

(사진=이미지 투데이)

청소년들의 80%는 인터넷을 통해 음란물을 접해본 경험이 있고 초등학생 중에서도 음란물을 보는 아이들의 비율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가 변했고 방송이 변했고 인터넷과 핸드폰이 등장했다.

성적 자극을 주는 매체가 점점 늘어났고 접근하기도 훨씬 쉬워졌다. 마음만 먹으면 부모의 주민등록번호와 전화번호를 가지고 무한대의 성 관련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의 성경험은 더 일찍 시작되고 있다.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성교육, 이성 교제를 시작한 아이들을 위한 데이트 교육, 성적 충동을 없앨 수 있는 다양한 신체활동과 예술활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섹슈얼 헬스케어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박진아 이브 앤 아담 대표는 블로그를 통해 “현재 성인 역시 성교육은 실제로 살면서 겪어온 성적인 활동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인정할 것”이라며 “섹스를 할 때 콘돔을 써야 한다는 아주 기본적인 정보조차도 어쩌다 보니 알게 됐다는 얘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직도 사회 시각은 ‘싸늘’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청소년의 성에 대한 태도는 개방적이고 허용적인 경향이 짙어지고 있고 성관계를 경험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며 성인의 시각에서 청소년의성은 ‘비행’이라고 단정 짓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우리 사회가 청소년이 스스로 허용하는 성행동의 한계가 어느 수준인가에 대해서 상당히 무관심하다”며 “이미 고등학생이 되면 성에 대한 태도가 사회적 인식 수준보다 훨씬 더 개방적이고 성행동 경험수준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창식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가 쓴 ‘성 규범의 세대 차이와 청소년의 성행동’ 논문에서도 “첫 성경험의 나이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안전한 성관계를 할 수 있도록 피임기구 사용을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사회 인식은 여전히 변할 기미가 없다”고 했다.

소셜벤처 인스팅터스는 청소년들이 콘돔을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저렴한 가격으로 청소년 전용 콘돔 자판기를 설치했지만 청소년보호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청소년의 자유로운 콘돔 구매에 대해 “콘돔 맘껏 구매하라는 건 10대에게 성관계 맘껏 하라는 것 아니냐”(gk***), “아직 어린애들한테 성욕구를 참는 법을 가르쳐야지, 욕구 풀라고 부추기는 짓이다”(je***) 등 반응은 아직 싸늘하다.

“한국은 성교육 후진국”

한국의 성교육 수준은 외국과 비교할 때 한참 뒤떨어졌다는 평가다. 청소년이 성에 눈을 뜨는 시기인 중·고등학교에서 성교육이 이뤄지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으로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청소년들의 피임 실천율이 떨어져 사후 피임약을 많이 찾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는데 이는 피임을 비롯한 성 관련 지식을 제대로 습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성교육은 성관계를 맺은 경험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실제로 성 상담에서 청소년들의 질문은 훨씬 더 구체적이다.

‘남자친구가 콘돔 쓰기를 싫어할 때 어쩌죠’, ‘구강성교로도 성병에 걸릴 수 있나요’ 등 실제 성관계를 가정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박진아 대표는 “교내에서 이뤄진 성교육은 무수히 많은 쟁점을 언급하는 데에 실패했다”며 “청소년기까지만 어떻게든 섹스를 못하도록 하고 성인인 된 후에는 알아서 하도록 방치하고 있는 게 한국 성교육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사례에서 그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핀란드는 청소년에게 무료 피임 교육을 진행하고 무료로 피임기구를 배포해 10대의 원치 않는 임신과 낙태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조기 피임 교육과 피임도구 구매환경을 조성해 첫 성관계 시 93%가 올바른 피임을 하고 있으며 임신·낙태율이 세계 최저다. 이는 북유럽 국가들이 개방적인 성문화에 비해 실질적인 피임교육과 콘돔 접근성이 쉬워 10대 임신율과 낙태율은 세계에서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스웨덴은 세계 최초로 성교육을 의무화한 나라다. 만 4세부터 성교육, 15세부터는 피임을 교육한다. 핀란드는 1970년부터 성교육을 필수 교과로 채택하고 있다. 미국 역시 유치원 때부터 성교육하는 등 이른 나이부터 체계적인 성교육을 시행한다.

캐나다는 역할극을 통해 위험 상황 대처법을 익히고 위생적인 자위 방법을 가르치는 등 적극적인 성교육을 시행한 결과 10대의 임신율을 낮췄다고 알려졌다.

청소년정책연구원은 실용적으로 학교 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제대로 된 성교육을 진행하려면 학교에서 일회성 집단 특강이 아닌 정규 수업으로 편성할 필요가 있다”며 “이성 교제를 무조건 금기시하는 성교육에서 이성 교제 시 청소년들이 심각한 성행동을 금기시하는 내용으로 교육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고등학교에서 성교육 과목을 선택과목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거나 사회·문화적 관점에서의 성을 주제로 한 교육내용이 상당 부분 다뤄지도록 성교육을 강화하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승관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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