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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 확산 후 회사서 고립되는 여성들



기피대상 낙인 女직원…“이것도 미투?”라며 비아냥
자리재배치·따돌림 등 심해져…직장 내 성차별 확산

(사진=이데일리DB)


회사원 이모(29)씨는 요즘 한 직장상사의 발언과 남자직원들의 말과 반응이 귀에 거슬린다.

“화장 좀 하고 다녀. 그러고 다니니까 결혼을 못하지. 이 선생, 여기 오고 나서 점점 살찌고 있는 건 아나?” 등의 외모 지적 발언은 미투 운동 전후나 다를 게 없다. 문제는 그런 발언을 하고 난 후 남자직원들이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한마디씩 더 거든다. “아차. 이것도 미투에 걸리나?”

미투 운동이 사회 각계각층으로 확산하고 있지만 아직 미투 운동에 대한 남성들의 부정적인 시각이 남아 있다. 유의미한 사회운동이라는 인식에는 공감하지만 마녀사냥과 남성 혐오를 일으킨다는 우려와 함께 남성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지 못하는 것도 현실이다.

최근 다음소프트 빅데이터로 미투 운동 관련 남성들의 감성 반응을 조사한 결과 올해 초 서지현 검사의 폭로 이후 미투 운동 초기 조사 대상 남성의 51%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확산이 본격화하자 부장적인 반응은 66%로 증가했다.

초반에는 긍정과 부정 반응이 거의 비슷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연이여 이어지는 미투 폭로에 심각성을 느낀 남성들이 긍정 반응보다 부정 반응을 더 많이 표출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사진=이데일리)


괜히 만났다가 곤란해져…여직원 기피대상

최근 직장 내에서 의도적으로 여직원을 피하면서 되려 직장 내 따돌림을 당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은행원 김모씨(28)는 “요즘에는 회식을 가면 좌남우남이 대세”라며 “입사했을 당시만 해도 남자 지점장 옆에 앉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김씨는 “미투 운동 이후 이러한 풍경은 완전히 사라지고 있어 긍정적이긴 한데 남자직원들끼리 암묵적으로 여직원을 배제하고 따로 식사하러 가거나 뒷말들을 한다”며 “남자 직원들의 대화 중 ‘괜히 책잡히면 큰일 난다. 상대 안 하는 게 상책이다’라는 심심치 않게 들리는 데다 안그래도 고립된 회사 생활에서 오히려 더 위축돼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미투 운동 이후 퇴사한 여성이 72%, 그 중 과반수가 따돌림, 직무재배치, 해고 등의 불이익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박모(25)씨는 미투 운동 때문에 오히려 성별로 분리되는 사내 분위기에 불편하다. 보이지 않는 사내 성차별로 불이익을 당한다고 생각한다.

그에게 한 남자직원이 밥 먹었느냐고 물어보자 상사가 와서 “너네 그렇게 말 섞으면 안 돼”라며 “사내연애도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심지어 남·여직원을 따로 떨어뜨려 자리를 배정했다.

회의나 면담때도 상사가 “‘문 열어둬라. 오해 살 짓은 아예 하질 말자.’고 한다”며 “미투 운동에 부정적인 시각이거나 극도로 꺼리는 상사 때문에 같은 동료끼리 오히려 서먹해졌다. 사회적으로 필요한 미투가 농담거리로 격하하거나 그저 직장 내 성차별하는 근거로 전락하는 게 아닌가 걱정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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