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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한컷…고양이 겨울나기



(사진=스냅타임)


△혜화동 고양이

혜화동 뒷골목에는
고양이가 눈동자 세로로 세우고
날카로운 발톱 슬며시 감추고
어슬렁거린다

골목 깊을수록
낮에는 비어 있는 혜화동에
느리게 꼬리 흔들며
무한리필 돼지고기집
불나는 매운맛 자랑한다는 짬뽕집
슬금슬금 들여다보다가
싱싱한 바다 횟집 앞에선
코를 박는다

햇살 따가워지면
숨겨진 그늘 바닥에 누워
늘어지게 하품하는 고양이
해 질 때까지
골목길 담배연기 짙어질 때까지
늘어진 꼬리로
구석구석 들여다본다

퇴직한 백수가
한낮을 한가롭게
혜화동 골목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목필균 시인의 ‘혜화동 고양이’라는 시입니다. 햇살 비추는 따스한 골목길 한 자락에서 노곤한 듯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 ‘혜화동 고양이’의 모습과 묘하게 닮은 듯합니다. 추운 겨울이 곧 다가와도 고양이는 양지바른 저 골목길 어귀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겠죠.

△사람보다 더 추위를 타는 고양이가 무탈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간이 고양이 집을 만들어주거나 핫팩을 놓고 가기도 합니다. 그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있기에 고양이도,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더 따스한 겨울나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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