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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타고 ‘K 타투’ 훨훨…국내 현실은 ‘암울’



[뉴스후, 타투 불편한 시선②]
실력 인정받아 해외에서 공동작업 의뢰 러브콜
정교함과 재능을 갖춘 타투이스트 2만명 ‘시대’
“예술로 인정받았으면”…합법화로 체계적 관리

(사진=이미지투데이)


스냅타임은 지난달 21일 ‘시선바뀌는타투’ 기획시리즈를 연재하면서 한국의 타투 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우리 사회에서 타투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불편하다.

타투가 개성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지만 ‘불법’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도 후 한 달여가 지난 지금 스냅타임은 한국 타투 시장의 현황을 다시 한번 짚어봤다.

타투는 최근 젊은 세대에서 개성을 표현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인 특유의 정교함과 손재주로 국내 타투를 받은 사람은 100만명 이상, 타투이스트(문신사)는 약 2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내 타투이스트들은 세계적으로 그 실력을 인정받아 해외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K팝 등의 영향으로 한류를 타고 ‘K타투’도 전 세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화상 흉터를 가리기 위해 타투를 활용하는 등 그 범위도 넓어지고 있지만 국내 법상 타투이스트의 활동은 불법이다.

타투아티스트 “우리는 예술가”

해외에서 문신사는 타투(Tatoo·문신)와 아티스트(Artist·예술가)의 합성어인 ‘타투이스트(Tatooist)’라고 부른다. 타투가 더는 예술로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의료인만 타투 시술을 할 수 있다. 지난 24일 기획시리즈 1편 ‘불법 타투 시술 연 650만건…양성화 시급’에서도 지적했듯 지난 1988년 타투이스트들이 타투 합법화를 촉구하며 집단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1992년 타투 시술이 의료행위로 판결 나면서 의사 이외에 시술할 수 없게 됐다. 그로부터 26년이 지난 지금 거래건수는 대폭 증가했지만 여건은 바뀌지 않아 변화가 시급하단 의견이다.

홍담 타투이스트는 “한 외국인 고객이 한국에서 정말 타투를 의사만 할 수 있냐며 의아해 했다”며 “한국 의사들은 그림을 엄청 잘 그리나 보다라고 농담아닌 농담을 하기도 했다”고 했다.

홍씨는 “우리나라에는 타투가 합법이고 불법이라는 개념이 없다”며 “그림을 그리는 순수한 예술활동인데 법을 따지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고 주장했다.

대한타투협회 로고(사진=대한타투협회 페이스북 페이지)


한류 타고 ‘K타투’ 확산

해외에서 타투를 보는 시각은 긍정적이지만 국내는 불법이라는 이유로 여전히 부정적이다.

20년 동안 타투이스트로 활동한 송강섭 대한타투협회장은 “대한민국은 문화적·제도적으로 아직 타투에 대한 세계적 의식 수준에 못 미치는 단계”라며 “우리나라 손기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수준인데 그것을 마음껏 펼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케이팝(K-POP)·한국 드라마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커지는 가운데 공동작업 의뢰가 들어오면서 해외에서 활동하는 국내 타투이스트가 증가하는 추세다.

홍 타투이스트는 “한국 작업자들만의 특별한 스타일의 타투를 받고 싶어하는 해외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케이타투 혹은 코리아타투라고 부르는 소비자를 볼 때 타투이스트로서 사명감이 커진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국내에서는 불법이다 보니 숨어서 하기 때문에 자유롭고 적극적인 분위기에서 작업 할 수 없어 안타깝다”며 “이러한 현실이 오히려 타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키우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정교함과 재능을 갖춘 국내 타투이스트가 합법적으로 활동하면 국가적으로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송 회장은 “타투에 대한 인기가 세계적으로 높아지는 만큼 기술적·예술적으로 훌륭한 국내 타투이스트가 해외로 파견을 가거나 국내 컨벤션을 주최하면 외국인 관광객을 유입할 수 있다”며 “이는 연간 약 2조원의 경제적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사진=이데일리)


불법 악용한 ‘체리피커’도…합법화로 체계적 관리 해야

타투가 불법이라는 것을 악용하는 얌체족(체리피커)도 늘고 있다. 타투를 받고 마음에 안 든다며 환불을 원하거나 요청에 따르지 않을 시 신고하겠다고 협박까지 한다.

현재 활동 중인 타투이스트들은 예술인으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작품’에 대한 가격 흥정을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현실이다.

로이 타투이스트는 “숨어서 몰래 예술 활동을 펼쳐야 하는 것이 마음 아플 뿐”이라며 “타투가 작품으로 인정받으면서 직업으로써 당당하게 사명감을 갖고 시술하고 싶다”고 말했다.

타투는 사람의 몸에 그리는 행위로 안전·위생 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다. 현 타투이스트들은 타투 합법화가 소비자 보호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 말한다.

홍 타투이스트는 “위생과 안전을 까다롭게 운영하는 국내 작업자도 많지만 불법이다 보니 제약 없이 아무나 시술을 할 수 있는 환경 때문에 위생을 신경 쓰지 않는 타투이스트도 있어 위험하다”며 “합법화가 되면 이런 문제를 없애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란 타투이스트는 “합법화하면 기술·위생에 관한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며 “이는 검증된 작업자를 더욱 양성하고 소비자도 만족할 수 있는 타투 시술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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