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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정원]냥이들의 일상 프롤로그…“함께 보실래요”

(사진=박서영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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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영 고양이정원 대표 (사진= 고양이정원)

국민 5명 중 1명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펫팸족 1000만명 시대. 1인 가구, 홀몸노인 가구 증가와 맞물리면서 가족이 사라진 빈자리를 반려동물이 채우고 있습니다. 스냅타임은 100여 마리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박서영 ‘고양이정원’ 대표의 ‘행복한 묘생’을 연재합니다. 고양이정원은 야외에서 고양이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오픈형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존 고양이 카페와 차별화해 펫팸족 사이에 큰 관심을 끌고 있죠. 고양이정원에서 펼쳐지는 박 대표와 고양이들의 엎치락뒤치락 일상 속 이야기 한번 보실까요.

(사진=고양이정원)

이른 아침. 끼익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밤새 자고 놀고 있던 녀석들이 ‘집사’의 출근을 반기듯 기지개를 켜고 총총히 모여든다. 반가움의 표시로 한껏 꼬리를 추어올린 채 “냐아아앙. 집사 왔냥. 마침 일어난 참이었다옹.”

한 마리 한 마리 이름을 불러주며 엉덩이를 토닥토닥 해주고 잘 잤느냐고 문안(?)을 여쭌다. 집사와 100여 마리 고양이의 일과는 그렇게 서로의 인사를 나누며 시작된다.

집사와 고양이의 일상은 나뉜다. 환기를 위해 문을 열고 밤사이에 냥이들이 우당탕 어질러놓은 휴식처를 집사는 열심히 청소한다. 쓸고 닦아도 도돌이표처럼 끝나지 않을 청소의 연속이지만 집사는 “이놈들 이게 뭐야. 누가 이렇게 지저분하게 해놨어.” 하면서도 반은 얄미움과 반은 사랑스러움으로 아이들을 보며 힘을 내 오늘도 손에 걸레를 달고 산다.

집사가 청소하는 사이 고양이들은 아침 햇살을 받으며 정원을 산책하며 탐색한다. ‘오늘은 무엇을 해볼까, 무얼 사냥해볼까, 오늘은 저 나무에 올라가 볼까, 여기서 광합성을 해볼까’하는 것처럼 말이다.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곳에 고양이가 잘 준비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사진=고양이정원)

고양이정원에는 아이들 모두 자연이란 환경에서 자유롭게 산다. 스스로 잘 곳을 정하고 놀 곳을 정하고. 그게 나무 위던 풀숲이던 쓸어 놓은 낙엽 더미 속이던 말이다.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서로 장난치며 뛰어다닌다.

나무를 이용해 발톱을 벅벅 다듬기도 한다. 가끔은 잠자리도 물어보고 나비도 잡아보고 5m 가까이 되는 높은 나무를 순식간에 올라가 매미를 잡아오기도 한다. 사람에게도 적당한 양의 햇빛을 쐬는 것과 운동이 필요하듯 고양이들도 땅을 밟고 햇빛을 쐬고 야생 본능인 사냥도 마음껏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고양이의 신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자연환경으로 말이다. 집사의 바람대로 고양이들은 정원에서 야무진 하루를 보낸다. 고양이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고생스러움은 잠시. 흐뭇한 엄마 미소를 짓게 된다.

그렇게 집사도 고양이도 분주한 오전이 지나면 따뜻한 햇살이 내려오는 정오쯤 깨끗해진 공간으로 고양이들이 잠을 자청하러 온다. 하루에 최대 18시간을 자는 냥이의 습성 때문이다.

저마다의 자세로 누가 지나가거나 건드려도 모른 채로 깊은 잠에 빠져든다. 고양이가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여유롭게 누워서 자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마음속 근심마다 눈 녹듯 사라지는 것 같다.

꿈을 꾸는지 잠꼬대를 하기도 하며 간혹 코를 고는 아이들도 있다. 따스한 햇살 아래 최대 약점인 배를 벌러덩 내놓고 누워 있는 모습을 보면 또 한 번 엄마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다.

(사진=고양이정원)

집사는 꿀잠 자는 아이들을 깨워 영양제와 영양식을 먹이고 아픈 아이에게는 약을 먹이고 한 마리 한 마리 신경 써서 빗질해준다. 관리하기 싫어 반항아에게는 따끔한 꾸중을, 눈을 마주 보며 대화를 하기도 한다.

고양이는 사람과 함께 공존한다. 고양이가 내게 일방적으로 즐거움을 제공하는 존재도 아니고 반대로 내가 고양이를 떠받드는 것도 아니다. 더욱이 고양이정원은 자연이란 한 공간에서 사람과 고양이가 함께하는 곳이다.

고양이정원 냥이들의 사계절은 다채롭다. 봄에는 푸른 잎과 꽃밭 속에서 휴식을, 여름에는 나무를 그늘 삼아 단잠을, 가을에는 잠자리를 잡아보기도 하고 겨울에는 따스한 사람 품을 찾아 무릎 냥이가 되기도 한다.

오늘도 모두가 잠든 밤, 100여 마리의 고양이들은 내일은 뭐 하고 놀지 자기네들끼리 집회를 열지도 모른다. 집사는 내일 또 무슨 일이 벌어질까 걱정을 하는지도 모른 채.

글·사진=박서영 고양이정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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