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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 입시 트랜드가 바뀐다”…새로운 대안 ‘미대 비실기’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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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잠재력 있는 인재 선발 장점 부각…62개 大 비실기 전형 채택
“입시 미술과 전공 미술은 달라”…컴퓨터 이용한 작업 많아진 영향도

(사진=서울대 미술대학 홈페이지)

실기실력은 부족해도 교과지식 확인이 아닌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문제 해결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학에서 비실기 전형을 확대하는 추세다. 현재 서울대와 홍익대를 비롯한 전국 62개 대학이 비실기 전형을 채택해 운영하고 있다.

미대 입시가 변화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입시학원에서 실기고사를 준비하는 모습을 생각하지만 대학 입학전형을 잘 살펴보면 실기 없이 서류와 면접만으로 선발하는 전형이 다수다.

홍익대는 실기 전형을 없애고 100% 비실기 전형만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미술 분야에 대한 적성과 소양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창의성과 잠재력을 발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아울러 입시 미술과 대학에서 전공하는 미술이 확연하게 다를 뿐만 아니라 순수 회화를 전공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컴퓨터 등을 이용한 작업이 대부분이어서 ‘손 그림’보다 디자인 등 컴퓨터 프로그램 활용기술이 더 필요해진 까닭도 있다.

미술계열 정시모집 비실기전형

미술계열 정시모집 비실기전형

창의력·잠재력 있는 인재 선발 장점

비실기전형은 미술활동보고서(미활보)를 제출해야 한다. 미술관련 교내외 활동을 적은 일명 ‘자기소개서’ 역할을 한다. 미술은 그림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재로 창작하는 창의적인 예술이기 때문에 입시 미술에만 국한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최근에는 창의적 연출을 추가로 요구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사고력과 표현력을 구사하며 입체적으로 관찰·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홍익대 한 관계자는 “미술을 전공하는 데 필요한 소양과 자질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는 게 입시의 목표”라며 “암기식 입시 미술은 소양과 자질의 징표가 될 수 없다. 오히려 학생의 소양과 자질을 평가하는 데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어 실기전형을 없앤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익대는 미술활동보고서를 토대로 지원자의 소양, 예술적 감수성과 열정, 잠재력 및 발전가능성 등을 평가한다. 미술 분야 관련 경험을 반영하는 미활보가 미술에 대한 관심도와 소양을 평가하는데 더욱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홍익대 금속조형디자인과 2학년 이모씨는 “미술 전공이 모두 손 그림을 요구하는 것을 아니다”며 “입시 미술 실기를 준비하지 않았더라도 대학에 들어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것을 기반으로 충분히 적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과 2학년 최모씨도 “정형화된 미대 입시 미술로 예술 감각을 평가하는 것이 오히려 잘못된 것 같다”며 “비실기 전형은 앞으로 얼마나 창의적인 예술인기 될 수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미술 계열이 순수미술에만 국한하지 않고 디자인 등 전공 분야가 다양하고 넓다는 점도 비실기전형 확대의 이유로 꼽는다. 컴퓨터 프로그램 등의 활용 능력이 더 중요시되고 있어서다.

서울대 디자인학부 3학년 김모씨는 “디자인이라는 전공은 오히려 컴퓨터 프로그램 활용 능력과 이를 얼마나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특히 입시 미술과 대학에서 배우는 전공과목은 엄연히 달라 미대 실기 전형이 필요하지 않은 분야”라고 말했다.

(사진=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홈페이지)

미대 입시전형 획기적 변화 있어야

이처럼 비실기 전형을 채택하는 대학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실기 전형은 미대 입시생들에게는 필수 코스다. 서울대 실기전형 디자인학부에 지원한 김모(19)양은 “미술학원을 같이 다니는 친구 중 비실기 전형을 준비하는 친구가 있지만 비실기 전형을 준비한다고 해서 입시 미술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 3학년 이모씨는 “입시 준비를 하면서 비실기 전형이 없는 타 미대도 준비했기 때문에 미술학원을 다니면서 입시 미술을 배웠다”고 언급했다.

전체 모집인원의 절반을 차지하는 정시전형 실기 고사가 남은 만큼 입시 미술학원은 실기 준비를 위한 학생들로 북새통이다.

미술대학 입시는 크게 수시와 정시로 나뉜다. 이 중 정시는 수능과 내신, 그리고 실기 고사 점수로 학생을 선발한다. 일부 대학에서 교과전형이나 학교생활 기록부 종합전형(학종) 같은 100% 비실기 전형으로 선발하기도 하지만 소수다.

내년 1월 실기 전형을 치르기 위해 수험생들은 하루 12시간씩 입시학원에서 그림에 매달린다. 학원비도 만만치 않다. 수능시험이 끝난 이후부터 내년 1월 실기 전형 때까지 약 3개월 안팎 학원비는 평균 600만원가량이다. 한 달에 200만원꼴인데 인기가 있고 학생이 몰리는 학원은 수강료가 월 300만원을 웃돌기도 한다.

입시 미술을 준비하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최모(19)군은 “하루에 12시간씩 기계적으로 그림을 그리다 보니 왜 이걸 하고 있나 할 정도로 회의감이 든다”며 “일단 합격만을 목표로 그림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기 전형을 없앤다고 현재의 미대 입시의 문제를 없앨 수는 없을 것이라며 큰 틀에서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모 대학 미술학부 교수는 “실기 시험 평가를 하면 학원에서 달달 외운 레이아웃에 맞춰 그린다”며 “그림을 보면 어느 학원에서 배웠는지 보일 정도다. 정해진 시간 동안 겨뤄야 하는 입시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창의력과 사고력을 확인하기 위한 주제를 내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문제 해결 능력을 확인해야 한다”며 “균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다빈치형인재’를 길러 낼 수 있도록 큰 틀 안에서 입시제도 변화를 꾀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지·배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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