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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권리 ‘뒷전’ 낙태법…배우자, 책임·처벌도 없어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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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법에신음하는여성②]
“어떤 선택도 할 수 없도록 옭아매…여성 떠나 인권박탈하는 것”
낙태 선택 여성 ‘낙태후증후군’ 시달려…“낙태란 단어도 편향적”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지난 8월 보건복지부가 낙태수술을 ‘비도덕적 의료 행위’로 규정해 이를 시행한 의사에게 자격정지 처분을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정부가 여성의 선택권을 박탈한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정부의 주장과 달리 여성은 자신의 아기를 포기했다는 죄책감에 심리적으로 큰 상처를 받는다. 이는 극심한 우울증과 자살까지 이르게 한다. 일명, ‘낙태 후 증후군’에 시달리기까지 한다.

A 산부인과 전문의는 “낙태를 하러 방문하는 산모 모두 하나같이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며 “상담을 받는 도중 하염없이 울기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낙태를 한 여성에게 ‘죄인’이라는 오명을 씌우는 사회가 또 한 번 큰 상처를 주는 것”이라며 “아기를 낳아도 문제고 낳지 않아도 문제인 사회에서 여성이 스스로 어떠한 선택도 할 수조차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7명이 “임신과 낙태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 때문에 걱정이나 두려움을 느꼈다”고 답했다.

(사진=연합뉴스)

배우자 남성 처벌 없어…여성 차별

형법 269조는 낙태한 ‘여성,’ 형법 270조는 임신한 여성의 동의를 받아 낙태한 ‘의사’에 한해 처벌이 가해진다. 즉, 배우자나 상대 남성은 처벌 대상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여성 차별의 극단적인 예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임신을 지속할 수 없는 수많은 사회적·경제적 조건들 속에서 여성만을 처벌하는 낙태죄는 여성의 삶을 뿌리부터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을 떠나 한 인간의 권리를 박탈하고 옭아매는 게 지금의 낙태법”이라며 “인권을 유린당한다는 점에서 낙태죄는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낙태법에 대해 “임신은 여성 혼자만의 책임이 아니다”(sde***), “임신한 여성은 존재하는데, 여성을 그렇게 만든 남성은 존재하지 않는다”(dong***), “낙태를 불법할 거면 여자뿐만 아니라 같이 일 저지른 남자에게도 확실히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해라”(gon***) 등 비판적인 의견이 대부분이다.

“낙태 단어 자체가 편향적”…정부, 미혼모 지원 없어

지난 9월,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낙태란 단어는 태아를 떨어뜨린다는 아주 자극적인 이미지와 함께 불법적인 임신 중절을 지칭하는 편향적 용어”라며 “그만큼 낙태죄는 모든 법적 책임을 여성에게만 묻는 징벌적 죄목이다. 하지만 여성의 몸은 공공재가 아닌 인격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실제 낙태를 예방하거나 생명존중을 위한 정치·사회적 역할과 의무를 회피하고 있다”며 “모든 시민에게 자녀 돌볼 권리를 보장해서 축복받을 수 있는 임신이 가능하도록 하는 노력 없이 임신중절만 범죄시하는 것은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미혼모에 대한 정부 지원이 없는 것도 문제다. 출산을 앞둔 미혼모가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은 ‘고운맘 카드’가 유일하다. 지난 2008년 도입된 이 카드는 임신 중 산모에게 산부인과 검진비를 지원한다.

미혼모뿐 아니라 산모면 누구나 받을 수 있지만 지원금은 50만원 규모다. 실제 임신과 출산에 드는 비용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그나마 청소년 산모는 170만원까지 지원을 받는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임신에서 출산까지 드는 평균 비용은 170만원이다.

여기엔 민간이 운영하는 산후조리원(평균 340만원)과 공공산후조리원(평균 160만원) 등은 제외한 비용이다. 미혼모가 애를 키우기 위해서는 아동양육비도 필요한데 자격요건이 까다로운데다 아동 1명당 월 13만원 가량 지원을 받는다.

이마저도 14세까지만 지원받는다. 양육자 소득이 중위소득 60% 이하, 1인 가구기준 월 소득 100만원, 2인 가구 170만원 수준이어야 한다. 사실상 지원받을 수 없다. 경제적 어려움은 결국 영유아 유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성관계 경험이 있는 여성(16~44세) 2006명에게 낙태했거나 고려한 이유를 질문한 결과 이 중 29.7%가 ‘경제적 이유’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응답자의 절반은 “임신을 유지하면서 하던 일·학업·꿈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이 절망적이어서 낙태를 고려했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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