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침해소! 청춘뉘우스~

“외모는 어떠세요”…결혼정보회사 상담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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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연애, 안녕하십니까①]
김민지 기자, A결혼정보회사에 직접 상담
키·몸무게 질문에 얼떨결 대답…“딱 좋다”
외모 질문엔 살짝 빈정…“다행이다” 답변
여성은 외모·나이부터…남성은 재력·직업
“1100만원 내면 조건男 찾아주겠다” 멘붕

(사진=이미지투데이)

최근 결혼정보회사가 매긴 남녀 직업 순위표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S결혼 정보회사라는 곳에서 정리한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한 결혼시장 직업등급표’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등급표는 가짜뉴스로 판명됐다. 그간 온라인상에 떠돌던 각 결혼정보회사 직업등급표를 교묘히 짜깁기한 내용이다.

내용은 이렇다. 등급은 S부터 E까지 총 14개고 직업분류는 문과전문직부터 미디어, 예체능까지 7가지로 나눴다. 예상대로 국내 최대 로펌 변호사와 기업 최고경영자(CEO), 연예기획사 최고위층, 의대 정교수나 대형 의료원 의사, 최상위 운동선수·연예인 등이 포진해 있다.

내 인생에 결혼정보회사를 절대 찾을 일 없다고 생각해왔는데 가짜뉴스를 보면서 갑자기 확인해보고 싶어졌다. 아무리 그래도 정말 다짜고짜 외모와 키, 몸무게를 물어볼까. 남녀 배우자를 고르는 기준이 여전한지 직접 A결혼정보회사에 상담을 시도했다.

(사진=A결혼정보회사 홈페이지)

“외모는 어떠세요” 질문에 살짝 빈정

우선 이름을 대면 알만한 A결혼정보회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여성 87년생 기자’라고 기재했다. 실제 나이는 훨씬 어리지만(?) 결혼적령기 여성의 기준을 알아보기 위해 나이를 올려 기재했다. 홈페이지에 기본적인 인적 사항을 적고 상담신청을 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상담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상담사가 건넨 첫 질문은 키와 몸무게였다. 질문에 살짝 당황한 나머지 얼떨결에 “165cm에 50kg”이라고 답하자 상담사는 “딱 좋다”며 칭찬 아닌 칭찬을 했다. 곧바로 상담사는 “외모는 어떠세요”라고 묻자 살짝 빈정 상해 “뭐라고요”라고 되물었다.

이런 경험이 많은 듯 상담사는 차분하게 “아무래도 괜찮은 남성일수록 여성의 외모를 궁금해해서 물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음을 다잡고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답하자 상담사는 크게 웃으며 “다행이다”를 반복했다.

(사진=A결혼정보회사 홈페이지)

배우자 선택 최우선 순위…男 ‘외모’ 女 ‘재력·직업’

이어 상담사는 “의사·변호사·회계사와 같은 전문직 남성은 20대 여성을 선호한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87년생 여성이 전문직 남성을 만나려면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남성을 생각해야 한다”며 “직군을 공무원·공사로 낮추면 35~36세의 남성도 만날 수 있다”고 했다.

상담사는 좀 더 보태 “전문직 남성만 재력이 있는 것이 아니다”며 “공무원 남성은 집안이 좋다. 집안이 사업에서 가업으로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남성의 학력·재산·직업 등은 사업자등록증, 가족관계증명서, 졸업장 등 가입을 할 때 제출하는 서류로 철저히 검증한다고 했다.

상대방의 사진을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원칙적으로는 불가하지만 정말 원하시면 살짝 보여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말 조건을 우선순위로 두는 결혼적령기 미혼 남녀라면 솔깃할 만한 설명이었다.

상담사에게 1년 가입비가 얼마냐고 물었다. 상담사는 “가입비가 1년 기준으로 횟수마다 다르다”며 “최소 200만원에서 최대 1100만원”이라고 했다. 멘붕이 왔다. 배우자 찾겠다고 1100만원이라니.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는 이 상황이 좀 우스웠다.

이어 상담사는 “조건을 세부적으로 따질수록 가격이 올라간다”며 “본인의 원하는 조건에 맞추기 위해 많은 고객이 기꺼이 고액을 지급한다”고 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단체 미팅 포멧은 여전…“여기는 별세계”

폭풍 같은 전화상담을 마친 뒤 얼마 있지 않아 상담사가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민지씨 사진 봤어요. 외모가 아주 좋으신데요. 이 정도면 남자분들이 아주 마음에 들어 하겠어요” 라고 했다.

카톡에 뜬 프로필 사진을 봤다고 했는데 포토샵과 필터로 새롭게 탄생한 셀카(?)라는 것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한껏 들뜬 목소리로 상담사는 K 공사 직원과 여 회원의 기차 미팅 이벤트가 있다며 참여하겠느냐고 물었다.

K공사 남자 직원 25명과 결혼정보회사 여자 회원 25명이 함께 기차여행을 떠나며 만남을 주선한다는 것이다. 단체 미팅 포멧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은 듯 했다.

상담사는 “한번에 25명의 남자를 만나볼 좋은 기회”라고 설득했다. 이어 “K공사 아시죠. 본사 직원이면 스펙도 좋고 집안도 좋아요”라고 덧붙였다.

이번 주 접수마감이라며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재촉했다. 처음에 참여할 생각이 없었지만 상담사의 설명을 듣다 보니 신청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강박감이 밀려왔다. 다시금 상담을 마치고 난 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기는 별세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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