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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구역의 변신”…젊은 예술인 보금자리로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의 재개발구역에 위치한 '낯선'. 문을 열고 나오면 보이는 전경. (사진=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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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바꿈하는 문화공간①]
이문동 ‘낯선’ 은평구 ‘황금향’ 강남구 ‘어반스페이스’ 등
공유 개념에서 출발 비용부담 줄여…관객 소통으로 연결

전시 공간 ‘낯선’의 소유주 이지산 씨(사진=스냅타임)

최근 젊은 예술인을 위해 전시 공간을 직접 만들어 제공하거나 대여하는 문화가 곳곳에서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는 창작자의 전시 욕구를 없애주는 동시에 대중과 한발 더 가깝게 다가서는 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창작 예술의 대중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재개발 구역의 전시 공간 ‘낯선’은 이러한 창작 예술가와 대중을 이어주는 대표적인 곳이다.

‘낯선’의 이지산(25) 대표는 “이런 공간 대여 문화는 여러 예술인과 젊은 창작자에게 다양한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예술가 그룹 ‘예외’가 연남동에서 꾸민 질문 공간. (사진=이효열 씨 제공)

‘새 문화공간의 탄생’…동 세대 작가 고민 반영

이지산 대표는 경희대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있다. ‘낯선’을 설립한 것도 본인이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인데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다른 예술인들이 어떤 창작의 고민을 하며 살아가는지 궁금해서다.

이 대표는 기회가 될 때마다 새로운 창작 예술가들을 만나고 콜렉티브를 만들었다. 그는 “이들을 만나면서 고민이 무엇인지, 이들의 고민을 예술로 형상화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 결과물을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는지 특정한 공간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이문동의 한 골목 ‘낯선’은 이렇게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낯선’이 지니는 의미도 남달랐다. 같은 세대 작가의 작업실이며 동시에 비용 부담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로 선택한 곳이 바로 이곳 이문동 재개발구역이다.

그는 “비용은 필연적인 문제고 전시 공간은 동 세대 작가에게 생존과 연결된 가장 현실적인 주제”라며 “낯선을 세우면서 이러한 의미는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낯선’에 대해 이 대표는 대여보다 ‘공유의 개념’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그는 “공간운영자인 저와 전시회를 준비하는 작가가 서로의 생각에 대해 얘기를 나눈 후 전시회를 준비해 보자고 제안한다”며 “공간을 대여하기보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함께 준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예술인 간의 연대를 더 끈끈하게 한다”고 언급했다.

지역 주민과 함께 호흡…“예술 거리감 줄이고 있어요”

이 대표는 ‘콜렉티브 낯선’이라는 주제로 4회가량 예술가와 협업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낯선에서 두 작가의 전시를 진행했다”며 “실제로 주민이 전시를 보러 찾아오는데 처음에는 이상한 걸 하기에 뭘 하는지 궁금해서 오는 주민이 많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주민과 예술 작품에 대해 그리고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에 대해 작지만 소통을 시작했다”며 “이런 공간들이 더 생겨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은평구 ‘황금향’과 강남구 재개발지역 전시 공간이었던 ‘어반스페이스’를 예로 들며 “전시장과 미술공간은 일반대중에게 접근성이 떨어지는 편인데 주택가에 있으면 이런 공간에 쉽게 방문할 수 있어 예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있다”고 했다.

‘낯선’은 재개발 일정이 예정보다 앞당겨 내년 2월에 폐관한다. 이 대표는 “기존 계획은 2년 정도 운영하는 거였기 때문에 우선은 재정비 후 인근에 재개관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송파구의 문정역 근처, 위아트파티를 찾았다. 위아트파티 열리는 공간도 대여의 개념을 넘어 대중과의 소통을 하는 곳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사진=스냅타임)

새 문화 공간, 대여 개념 ‘초월’

최근 ‘낯선’과 같은 전시 공간을 통해 본인의 예술 작품을 전시하거나 대중과의 만남을 진행하는 예술인이 늘고 있다.

이러한 공간은 단순히 대여의 개념을 넘어서 대중과의 새로운 소통으로 이어지면서 문화의 질을 한 단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젤리장, 태슬남, 최성우, 이영탁 씨가 속한 예술가 그룹 ‘예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설치미술가 이효열(32)씨는 “의미 있는 장소를 찾아 문화콘텐츠 전시를 해 보려던 취지가 맞아 공간을 후원받았다”며 “사람들이 찾아와 자유롭게 쉬다가 캔버스에 질문하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만끽하는 곳을 제공했다”고 소개했다.

이영범 경기대 대학원 건축학과 교수는 “이런 전시 공간 문화 모습은 한국의 예술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매우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문화공간이 변화하고 있는 모습에 대해 두 가지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했다.

하나는 지역에 방치된 재개발지역을 활용해 지역 사회와 커뮤니티가 새로운 문화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는 점과 두 번째 통상 철거하고 새로운 건축을 하는 방식에 대한 일종의 문화예술적 저항이라는 것이다.

그는 “적극적으로 청년 예술가와 지역 사회를 연결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많이 만들어주면 많은 돈을 들여 도시를 재생하지 않더라도 긍정적인 효과를 자연스레 창출할 수 있어 도시재생과 연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공간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알려지면 주변이 활성되고 젠트리피케이션(도심 인근의 낙후지역이 활성화되면서 외부인과 돈이 유입되면서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도 제거할 수 있다”며 젊은 예술가가 공간을 장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관계기관의 제도적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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