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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가 된 크리스마스



‘행복강박증’에 남과 비교하는 문화 겹쳐 스트레스 가중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열리고 있는 겨울 축제 ‘크리스마스 판타지’를 찾은 시민들이 화려한 조명 장식 속에서 추억을 남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박모(37)씨는 지인들과 크리스마스 파티를 준비 중이다.

박씨는 “집에서 우리 부부가 요리해 먹기엔 시시할 것 같아 장소도 예약하고 음식부터 선물까지 꼼꼼히 준비했다”며 “크리스마스에 음식부터 장소 예약도 힘들어서 미리미리 준비하느냐 고생했다”고 말했다.

송파구에 거주하는 정모(32)씨는 이번이 남자친구와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다. 정씨의 남자친구가 두 달 전부터 뭐하고 싶으냐고 물어서 뮤지컬을 보고 싶다고 하니 구하기 어려운 표를 구해왔다고 했다.

정씨는 “남자친구와 맞는 첫 크리스마스라 특별하게 보내고 싶었는데 원하는 공연을 보게 돼 정말 기쁘다”며 “많은 연인이 크리스마스라고 거리로 쏟아져 나올 텐데 망치지 않고 공연도 잘 보고 외식도 무사히 마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소개팅을 주선 받았던 백모(28)씨. 백씨는 “크리스마스를 혼자 보내면 안 된다는 주변 친구들 덕분에 소개팅했지만 잘 안 됐다”고 했다.

그는 “요즘은 카페만 가도 크리스마스라고 부산스러운 분위기”라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피해 모교 도서관에서 외국어 공부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크리스마스에 혼자 지내야 하는 이들은 물론이고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한 이들도 스트레스에 시달리긴 마찬가지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최근 사회가 행복을 강조하다 보니 되레 ‘행복해야 한다’는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곽 교수는 “슬프거나 우울하면 그걸 수용하고 자기를 보듬는 치유의 과정이 필요한데 지금 사회는 ‘나는 우울해지면 안 돼’, ‘슬퍼지면 안 돼’라면서 방어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마스도 행복하게 지내야 한다는 스트레스 때문에 많은 에너지를 쏟다 보니 자칫 실망감이 커져 오히려 기쁨은 감소할 수 있다.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는 경향이 심해진 것도 이런 스트레스를 부른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누군가와 함께 특별한 이벤트를 하지 않아도 주어진 휴일인 만큼 혼자 휴식을 취하거나 좋은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아주 즐거운 일”이라며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소소한 행복을 찾는 현명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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