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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시장 ‘꽁꽁’…‘스펙 알바’만 인기



“대기업 알바도 감지덕지”경쟁 치열
비정상적인 ‘취업 생태계’ 구도 형성
정부·기업 나서서 지원체계 구축해야

(자료=알바몬)


대학에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박모(26)씨는 ‘패션MD’를 꿈꾸고 있다. 지난해부터 정규직·계약직·인턴 등 고용형태를 가리지 않고 패션업과 관련한 직무에 모두 지원했다. 그가 지원한 기업만 수십 곳이지만 서류전형에서 번번이 탈락했다.

직무경험이 부족하다고 느낀 박씨는 결국 의류를 제조·판매하는 대기업에서 아르바이트(알바)로 역량을 쌓기로 했다.

인사 담당자 10명 중 9명, 실무경험 따져

박씨처럼 취업준비생이 직무와 관련한 경험을 쌓기 위해 알바를 택하는 일이 늘고 있다. 인턴조차 경쟁이 치열한 취업시장에서 알바로 직무경험을 쌓겠다는 의도에서다.

11일 취업포털 알바몬이 인사담당자 168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지원기업의 업종과 맞는 알바(50.6%)를 구한다고 응답했다.

이와 함께 실무경험이 있는 알바(46.4%)를 채용과정에서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담당자 10명 중 9명이 채용 시 알바 경험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취준생 역시 취업에 알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바몬은 취준생 9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6.8%가 취업준비와 알바를 병행 중이라고 답했다.

치열한 알바 구하기 경쟁…‘스펙 알바’ 서비스 등장

알바로 취업 스펙을 쌓는 취준생이 늘자 스펙 알바를 소개해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알바몬은 취업 가산점 알바·직무경험 알바·능력 활용 알바를 엄선해 ‘스펙 UP 알바’ 항목을 만들어 서비스하고 있다. 알바천국 역시 스펙을 쌓을 수 있는 알바를 보여주는 ‘취업우대알바’ 항목을 신설했다.

취업 시 알바 경험을 우대하는 기업은 롯데리아, 파리바게뜨, 스타벅스 등 주로 F&B 프랜차이즈다. 알바 기간에 따라 서류전형 면제, 가산점 혜택 등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유통, 패션, IT, 건설 등 다양한 업계의 기업이 알바를 채용하고 있다. 서류정리, 사무보조 등 단순 업무와 3~6개월의 단기 근로가 대다수로 취준생은 자신의 희망 진로와 관련한 직무를 선택할 수 있다.

비정상적 취업 생태계…정부·기업 나서야

취준생 권모(27)씨는 “취업하기 위해 인턴을 하고 이제는 인턴하기 위해 알바를 해야 하느냐”며 “스펙을 쌓기 위해서는 경쟁이 치열한 대기업 알바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규직 지원은 언감생심이고 알바도 스펙쌓기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알바로 스펙을 쌓는 현상이 도를 넘어서면서 비정상적인 취업 시장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청년유니온 관계자는 “아르바이트로 스펙을 쌓아 취업으로 이어지면 좋지만 확실히 보장하는 곳은 거의 없다”며 “알바로 스펙을 쌓는 동안 취업에 적절한 시기를 놓칠 수도 있어 취업 시장 생태계가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알바는 고용기간이 짧고 불안정한데다 임금도 낮아 생계를 유지해야만 하는 취준생에게는 여러 부작용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건전한 취업시장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정부와 기업 등이 나서서 양질의 일자리와 그에 걸맞은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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