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타임
빡침해소 청춘뉘우스

돈 주고도 못 가는 남의 집을 여행한다?

(사진=남의 집 프로젝트 Facebook)
0 969

개인의 취향을 공유하고 싶은 사람들
낯선 사람의 집이지만 ‘취향’이라는 마중물로…
게스트하우스 거실같은 일상의 여행을 선사하고파

(사진=남의집프로젝트 Facebook)

개인의 행복과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해진 요즘이다. 유니클로가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20대는 현재 자신의 행복을 중시하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64.5%), 30대는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Work Life Balance)’(57%)을 가장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 간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나의 행복을 위해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일상 속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는 추세다.

지금까지는 취미를 공유하기 위해 어딘가에 찾아가야 했다면 이제는 내 집으로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을 초대할 수 있다. ‘남의 집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자칭 문지기 김성용(36) 남의 집 프로젝트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인터뷰 중인 김성용 남의집프로젝트 대표 (사진=스냅타임)

70여 명의 집주인이 손님을 초대

남의 집 프로젝트는 남의 집에 찾아가 집주인과 취향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서비스다. 일면식도 없는 남을 초대해 대화를 나누려는 집주인이 존재할지, 남의 집에 기꺼이 방문하는 손님이 존재할지 의문이 들었지만 남의 집 프로젝트는 1년 반 동안 독서, 만화, 음식 등을 취향으로 70여 명의 집주인이 문을 열어 손님을 맞이했다. 남의 집에 방문한 손님들도 500~600명에 달한다.

김 대표는 “루브르 박물관에는 10달러을 내면 들어갈 수 있지만 남의 집에는 돈을 내도 못 들어간다”라며 “각자의 집은 열리지 않았던 여행지”라고 말했다.

(사진=남의집프로젝트 Facebook)

쉐어하우스 거실의 경험을 창업으로

김성용 대표가 ‘남의 집 거실’을 ‘여행지’라는 아이디어로 착안할 수 있었던 것은 아는 형과 살고있던 서울 연희동 쉐어하우스 덕분이었다. 김 대표에게 거실은 남들이 모여드는 공공재이자 놀이터 같은 공간이었기에 일상의 소소함을 나누는 모임을 만들고자 시작했다.

김 대표가 지난 5년간 카카오에서 사업개발업무를 담당하면서 터득한 가설검증 프로세스가 이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됐다. 첫 번째 가설 검증은 김대표 집에서 진행한 ‘남의 집 멘토링’이었다.

그는 “이 경험 안에서 사람들은 재밌고, 관심거리가 있으면 남의 집에도 놀러 간다는 것을 깨달았다”라며 “이 후에 직접 우리 집에서도 열고 싶다는 사람들이 생겨 놀기 위해서 남의 집 거실로 가는 서비스를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사진=남의 집 프로젝트 Facebook)

취향으로 모이는 사람들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모임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니 사람들은 ‘취향’이라는 접합점으로 모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관계에 한 발자국 떨어져서 내가 좋아하는 취향으로 대나무숲처럼 이야기하고자 하는 욕구가 남의 집 프로젝트에 반영되고 있었다.

김 대표는 “취향이라는 마중물이 큰 역할을 했다”라며 “요즘 사람들은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정말 다양하고 독특한 취향을 갖은 분들이 많다”라며 “이방인이 돼서 여행을 갔을 때 게스트 하우스 거실에서 투숙객끼리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일상의 작은 여행을 거실에서 영유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남의 집 프로젝트 Facebook)

싱가포르, 파리, 상하이 등 해외에도 남의 집 오픈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남의 집은 ‘남의 집 아침’이었다. 아침만이 가진 분위기가 좋아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출근하는 회사원이 집주인이었다.

김 대표는 “정말 단순한 주제인데도 사람이 모일까 의구심이 들었는데 아주 많은 분이 신청했었다”라며 “아침이라는 주제 하나만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라고 말했다.

남의 집 프로젝트는 2~3시간 이내로 짧게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새벽까지 이어지기도 하고, 모임을 이어나가 기수가 생기기도 한다. 단발성모임이 개개인만의 커뮤니티로 확장되고 있었다.

싱가포르, 파리 등 해외로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는 상하이에서 남의 집을 연다. 김성용 대표는 “앞으로 더 많은 취향의 국내, 해외의 남의 집을 열 예정이다”라며 “주변에서도 여행의 경험을 주고, 일상과 벗어난 느낌을 선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배진솔 한종완 기자]

taboola

댓글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