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를 위한 뉴스

snaptime logo

[퇴사가 희망이다]"피드백과 관찰, 사랑 받는 기업문화의 시작"



"구성원이 만족할 수 있는 기업문화와 복지 제도의 시작은 직원들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찬찬히 관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많은 비용을 들여 제도를 만들어놨다 한들 직원들이 그 제도가 주는 혜택을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거든요."
'엄마의 마음이 깃든 건강복지', '활발한 피드백과 수평적인 조직문화'.
모바일커머스 기업 티몬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지난해에만 사내복지 2관왕에 오른 것이 이를 대변해준다.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가 주관한 일·생활 균형 캠페인 우수기업 사례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하고 12월 여성가족부에 가족친화기업으로도 인증 받았다.
직원들이 피부로 느끼는 만족감도 상당하다. 임직원들은 직원을 생각한 복지와 기업문화가 올해 10년차를 맞은 티몬이 대학생 5명으로 시작한 스타트업에서 1260여명의 임직원을 둔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던 비결 중 하나라고 입을 모은다. 스냅타임에서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를 직접 방문해 구성원과 회사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기업문화 철학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지하 1층에 마련된 헬스케어실에 직원들을 위한 안마의자가 설치돼 있다. (사진=스냅타임)


곳곳에 마련된 회의 공간..."열띤 대화가 변화의 열쇠"

본사 입구를 들어서는 순간부터 여느 기업과 다른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지하 1층 직원 카페를 비롯해 직원들이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벤치와 테이블, 회의 공간이 복도와 사내 빈 공간 곳곳에 마련돼 있었다. 모든 테이블에 직원들이 빼곡히 자리를 잡고 열띤 토론과 회의를 벌이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의헌 티몬 기업문화 팀장은 "티몬의 기업문화 핵심가치 중 하나가 원활한 피드백이다. 회사 곳곳에 마련된 수많은 회의 공간도 최대한 여럿이 모여 의견을 개진해 좋은 결과를 도출해내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의사결정 자체가 수평적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각각의 부서와 팀 내에 주어진 일을 처리해나가는 과정 만큼은 직원 한 명 한 명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게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상사와 업무와 관련해 목소리를 높이며 토론을 하고, 회의 시간에 회의 내용을 아무도 받아적지 않는 것도 티몬에서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는 풍경이다.
이 팀장은 "최대한 직원들 사이 많은 대화가 오가야만 변하고 그게 현 시장의 상황이라고 여기고 있다"며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도출되고 잘못된 점과 관련한 자정(自淨) 효과도 나타난다"고도 귀띔했다.

이의헌 티몬 기업문화팀장. (사진=스냅타임)


건강·생애주기 고려한 복지...생산성·만족도 두마리 토끼

직원들의 개인 건강 및 상황, 생애주기 등을 세심히 고려한 복지 제도도 눈에 띈다.
지하 1층에 직원들의 건강 관리를 위한 헬스케어 공간을 마련했다. 이 곳에서 직원 정기 종합검진과 별개로 의료진이 월 2회 본사를 방문해 혈압, 혈당 등 기초 검진과 함께 건강 상담 서비스를 진행한다. 이 팀장은 "건강검진 결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직원들부터 의료진 건강 상담을 실시한다"며 "업무 생산성을 높이려면 일하는 구성원들이 건강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이 특히 나서서 이를 챙겨줘야 한다. 건강은 적기를 놓치면 챙기기 더 어렵기 때문에 미리 위험을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이같은 제도들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임직원들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한 마사지 공간도 있다. 헬스케어실 한 쪽에 안마 의자 3개가 상시 비치돼 언제든 이용할 수 있으며 전문 마사지사가 주 2~3회 방문해 무료 안마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닥토닥 마사지케어'도 운영 중이다.
이밖에 출산 전후 90일 휴가와 5일 간의 배우자 출산휴가, 임직원 자녀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 초등학교 입학 자녀 축하선물 등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직원들의 가장 열띤 호응을 받는 것은 이른바 반반 연차라 불리는 '슈퍼패스 제도'다. 법정 연차 휴가 외에 사용할 수 있는 2시간 단위 추가 휴가제도로 지난 2015년부터 시행했다. 반기에 4회씩 연 8회 제공하고 있으며 병원 검진이나 간단한 개입업무를 보기 위해 별도로 반차나 연차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데다 사유 기재 없이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용률이 100%에 달할 정도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단다.
이 팀장은 "처음에는 일이 많아 추가 휴가를 제공해도 다 쓸 수 없을 것이고, 휴가 사용으로 먼저 퇴근하거나 늦게 출근하는 직원들 때문에 업무 분위기가 흐려질 수도 있다는 회의론이 많았다"면서도 "결과적으로 시행 뒤 이같은 우려를 보기 좋게 날렸다. 자유롭게 쉴 수 있는 분위기가 보장되니 일할 때 더 집중해서 하는 분위기가 양성됐다"고 말했다.

티몬에서는 주 2회~3회 전문 마사지사가 방문해 직원들에게 무료로 안마를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스냅타임)


쉽게 찾아 쓰는 제도로 부족...세심한 관찰·피드백 바탕돼야

티몬의 복지 제도가 업무 생산성과 직원 만족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던 비결이 뭘까. 이의헌 팀장은 "약 10년의 세월동안 티몬만 성장한 것이 아니다. 티몬을 맨땅에서부터 일궈낸 창립멤버들도 함께 생애적으로 성장해나갔다"며 "시간이 흐르며 결혼을 하는 직원이 생겨나고 아이도 낳다보니 어떤 점들이 실질적으로 직원들에게 필요할까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마련된 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행한 기업문화 정책, 복지 제도와 관련해 직원들에게 정기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피드백을 받고 이를 반영하는 것도 중요한 과정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티몬 기업문화팀은 최근 직원들을 위해 또 다른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이른바 쉬지 않고 일해온 장기 근속 직원들을 위한 리프레시(Refresh) 휴가 제도다. 이 팀장은 "장기 근속 근로자의 기준과 휴가 제도 실시 시 예상되는 업무 공백 시나리오 등 여러 변수를 살피고 있다"며 "아울러 기업의 규모가 단기간 내 커지면서 직원들 간 연결의 기회가 적어졌는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소통 제도도 마련해볼 계획"이라고 했다.
구성원과 기업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티몬이 제시하는 해답은 이렇다.
"단순히 많은 비용을 들여 다른 곳에서 실시 중인 좋은 제도를 벤치마킹한다거나 칼퇴근을 위해 PC 셧다운제를 실시하는 등 고민 없이 쉽게 찾아 쓸 수 있는 정책과 제도로는 기업문화를 바꿀 수 없습니다. 오랜 시간 직원들과 회사 내 변화들을 관찰하고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보영 기자·김정은 한종완 인턴기자]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