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를 위한 뉴스

snaptime logo

피크시간대만 알바쓸텐데…업주-알바생 '엇갈린 시각'



대학생 77.4%…'조금이라도 알바를 한다'

물가 올라 대학생 월 평균 생활비 51만4000원

업주들 쪼개기 알바로 주휴수당 피해

(사진=이미지 투데이)


대학생 이모(23)씨는 방학을 맞이해 아르바이트 중개사이트에서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평일에는 영어공부와 자기계발 등으로 바빠 주말 이틀 풀타임으로 근무할 수 있는 조건을 찾고 있다.

사이트를 살펴보던 중 주 2회 오후 3시에서 10시까지 하루 7시간씩 총 14시간을 근무하는 조건의 편의점 구인광고를 발견했다. 딱 피크시간대다. 시급은 올해부터 인상된 최저 시급인 8350원이다.

한 달 46만 7600원. 이 월급으로 하루 약 1만 5000원 정도를 쓸 수 있다. 이씨는 "최저임금이 오르기는 했지만 올라간 물가를 감안하면 이 월급으로 한 달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의 표정도 밝지 않다. 가뜩이나 불경기인데 최저임금이 오르고 주휴수당(주 15시간 이상 규정된 근무일수를 다 채운 근로자에게 유급 주휴일을 주는 것)까지 의무가 돼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일제로 일하는 직원 대신 손님이 몰리는 특정 시간대에만 일할 직원을 뽑는 '쪼개기 알바'로 전환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학생들이 넉넉한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는 전일제 아르바이트를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된 것이다.

구인·구직사이트에 올라온 알바공고(사진=알바천국)


대학생 생활비 월 평균 51만4000원

대학생들에게 만원의 행복은 다 옛말이다. 올라간 물가에 대학생들의 생활비는 3년 전보다 15만원이나 늘었다.

알바몬에서 대학생 2739명을 대상으로 ‘월평균 생활비’를 설문조사한 결과, 대학생들은 생활비로 한 달 평균 51만4000원을 지출하고 있었다. 2015년 36만6000원에 비해 14만8000원이 증가했다.

늘어난 생활비 부담을 메우려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들이 많다. 알바몬 조사결과를 보면 생활비 조달방법에 대한 질문에 ‘일부는 부모님께 지원받고 일부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내가 마련한다’고 응답한 대학생들이 50.2%로 절반을 넘었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않고 전적으로 자신이 생활비를 마련하는 경우는 27.2%로 10명 중 3명 꼴이었다.

전적으로 자신이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는 카페 알바생 이주영(26·가명) 씨는 "오픈 조로 주 2회 6시간 일해 약 36만 원 정도의 돈을 번다"며 "이 정도로는 정말 기본 생활만 가능하다"라고 말한다.

또 이 씨는 "다행히 오래 일한 곳이라 사정을 이해해줘서 급하게 학원비나 데이트 비용으로 돈이 더 필요할 땐  ‘대타(다른 사람 대신 일을 하는 것)’를 뛸 수 있었다"라며 "종종 구인·구직사이트에 올라오는 마트 시식·시음알바를 해 당일로 돈을 벌 때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불경기에 고용 부정적…엎친 데 겹친 격

반면 자영업자들은 불경기에 최저임금까지 골머리를 앓는다. 이들은 주휴수당까지 의무가 됐으니 적자를 메우려면 주당 근무시간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광명에서 개인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심 모(38)씨는 기존에 평일 근무, 주말 근무로 알바를 쓰고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평일 이틀 근무, 주말 이틀 근무로 바쁜 시간대에 알바를 나눠 쓸 예정이라고 말한다.

심씨는 “기존에 아르바이트를 하던 친구들도 이 상황을 어느 정도 이해는 해주는 편이다”라며 “사실 이보다 근무 시간을 더 적게 올려도 이력서 넣는 친구들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르바이트 직원들의 평균 주당 근무시간은 최저임금이 오른 이후로 감소하고 있다. 작년 7350원으로 시급이 오른 이후 아르바이트 중개사이트 알바천국에서 4~6월 전국 3000명의 월평균 주간 근무시간을 조사한 결과, 아르바이트생은 주 16.4시간을 일하고 있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22시간인 것에 비해 5.6시간이 줄어든 수치고, 2013년 처음 집계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결과다.

최배근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가 안 좋으니까 주휴수당을 안 주던 업주들은 단속을 피하고자 쪼개기 알바를 구하는 분위기다"며 “근무시간과 근무 일수를 줄여 알바를 고용하는 것은 이전에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가 나빠져서 자영업자들이 안 그래도 고용에 부정적인데 최저임금인상과 주휴수당 명문화라는 숟가락이 하나 더 얹어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저임금근로자에 의존해 연명하는 사업주들이 좋은 일자리, 고부가 가치 사업부분에 근무할 수 있도록 산업생태계 자체가 회복돼야 한다”라며 “근본적인 전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갈등을 최소화시킬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