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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 대화끝나면 '읽씹', 20대…이유없이 'ㅋㅋ'

 

(사진=카카오톡)


“왜 읽고 답을 안 하시지? 내가 뭐 잘못했나?” 최근 윤지석(가명·28) 씨는 여자친구의 어머니와 카카오톡으로 안부인사를 주고받다가 ‘읽씹(메신저를 읽고 씹는 것)’을 당했다. 카카오톡을 들어갔다 나오기를 30분째 반복하고, 그전 내용이 어떤 것이었는지 단어 하나하나 곱씹어보며 거듭 읽어봤지만,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는 “너무 답장이 안 와서 잘못 말한 게 있는지 걱정됐다”며 “결국 못 참고 여자친구에게 물어보니 어머니께서 원래 ‘ㅇㅇ’ 또는 ‘읽씹’을 자주 하신다는 말을 듣고 조금은 안심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곽은영(27·여)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직장 상사가 기획안에 대한 피드백을 줬는데 ‘...’이 지나치게 많았다는 것이다. 곽 씨는 “처음에는 기획안이 너무 별로라서 상사분이 화가 난 줄 알았다”며 “어른들은 말투 그대로를 메신저에 쓴다는 것을 알고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사용하는 ‘국민어플’ 카카오톡에서 일어나는 세대 간의 차이는 오늘 내일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소통을 위해 상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사진=이미지 투데이)


5060 말 다해서 '읽씹'… 20대 안쓰면 이상해서 'ㅋㅋㅋ'

5060세대는 ‘...’의 의미가 부드럽게 말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자영업자 전 모(52·여) 씨는 “읽고 답을 하지 않는 것은 서로 할 말이 다 끝났으니까 그런 것”이라며 “카톡에 ‘…’이나 ‘~’은 부드럽게 말한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전 모씨는 고용하고 있는 20대 초반 아르바이트생들과의 카톡에서 겪은 황당한 일화를 소개했다.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카톡을 하는데 ‘네ㅋㅋㅋㅋㅋㅋ’와 같은 답변이 돌아와 당황했다. 그는 “처음에는 놀리는 건지, 싫지만 알겠다는 건지 헷갈렸다”며 “내 자식들도 그렇게 많이 쓰는 것을 보고 나중에는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20대들에게 ‘ㅋㅋ’는 의미가 담긴 말이 아니다. 오히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ㅋ의 글자수로 알아보는 감정상태'라는 게시물이 많은 공감을 이끌어 낼 만큼 습관적으로 쓰이는 것이다.

곽은영씨는 “친구들끼리 카톡할 때 특별히 웃긴 내용이 아니어도 ‘ㅋㅋㅋ’만 가득 쓰기도 한다”며 “오히려 ‘ㅋ’가 없으면 무뚝뚝한 말투 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복 대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나이 든 사람들은 일상언어를 인터넷 속에서 그대로 사용한다”며 “대화가 끝났으면 메신저에 답장을 하지 않는 것도 일상과 똑같이 그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나이든 분들은 새로운 문화에 대해 소통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젊은 사람들은 나이든 분들의 언어문화 지식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소통을 하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상호노력을 통해 세대 언어의 거리를 좁혀가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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