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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불감증 대한민국...2019년, 소 잃기 전 외양간 고칠까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안전불감증' 검색 결과)

2018년은 사건사고로 다사다난했다. 특히 대한민국이 안전불감증이란 늪에 빠져 일어난 안전사고가 잦았다. 많은 생명을 잃은 뒤에야 정부는 안전문제의 실상을 파악하고 뒤늦게 개정안을 상정하거나 새로운 법안을 도입하기 바빴다.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안전불감증' 검색 결과, 안전사고에 대비하지 못한 정부를 고발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안전 때문에 눈물 흘리는 국민이 한 명도 없게 하겠다'라는 청원글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했던 말을 제목으로 지었다. 작성자는 공약과 반대로 명확한 안전 문제에 대한 예방책을 내놓지 못하는 무책임한 정부를 비난했다.  


대표적으로 ‘강릉 펜션사고’가 있었다. 강릉 한 펜션에서 수능시험을 끝낸 고교 3학년 학생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사고 원인은 해당 펜션의 허술한 안전 점검으로 일산화탄소 중독이었다.


사고 직후, 미국이나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부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뒷수습하기 바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관광진흥법'상의 소규모 관광 숙박 시설에 대해 올해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긴급 안전 점검을 시행하도록 요청하고 긴급히 일산화탄소 경보기와 같은 안전장치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교육부는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체험학습과 관련해 기간·인정사유 등의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하고 학생 안전 메뉴얼과 규정을 재점검하겠다고 나섰다.


화재로 타버린 종로구 국일고시원 (사진=연합뉴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미리 대처할 수 없었나


2018년, ‘강릉 펜션사고’ 외에 정부의 한발 느린 대처는 비일비재했다. 지난 11월 서울 종로의 국일고시원에서 화재가 일어나 7명이 숨졌다. 해당 고시원은 ‘기타 사무소’로 등록돼 있었다. 이에,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에서 제외됐고 올해 정부의 점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사고를 예방할 수 없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정부는 내년 70여 개 서울 노후고시원에 스프링클러를 무료로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11일 서울 시내 한 고시원을 찾아 ‘겉핥기 식’ 시설 점검에 고시원 운영자들에게서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영업장의 범위를 영업개시일에 상관없이 확대하고 설치비용을 국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반면 해외에서는 낡은 건물에 화재보험료를 높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건물 관리를 유도하고 있다.


그 밖에 지난 8월 경기 동두천의 어린이집에서 한 아이가 폭염 속 통학차 안에 갇혀 숨진 후,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에 10만원 가량 차량 내 잠자는 아이 확인장치 설치비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강릉선 KTX 탈선사고로 국토교통부는 시공 불량과 점검 확인이 소홀했다는 실상을 파악하고 '철도안전강화대책'을 발표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상릉 펜션 사고 수습 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행안부)

대한민국 정부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의 대처가 아닌 안전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드는 것은 어려웠던 것일까.


이민 법무법인 창과방패 변호사는 “국가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사전에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세밀한 부분까지 포함한 법안을 제정하기는 어렵다”며 “사건·사고가 일어난 후 문제점을 직시하고 그것에 맞는 법을 개정하는 것이 보편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법안을 제정할 때 국회에서 여러 절차를 통과해야 특별법과 같은 개정안이 도입되기 때문에 하나의 법안을 통과시키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 만큼 까다로운 것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강릉펜션사고와 같이 펜션 주인이 일산화탄소 경보기의 유무조차 알지 못했다는 것은 사실상 법안이 만들어진다 해도 법에 대한 홍보나 실질적 규제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한 지켜지지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사건들은 전반적으로 대한민국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이 낳은 비극”이라고 일침 했다.


이변호사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안전 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안전수칙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2019년은 안전불감증의 늪에서 벗어나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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