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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만에 극적 타결..서울대 시설노동자 파업이 남긴 상처

총학의 즉각적인 도서관 파업 제외 요청, 반발 댓글 몰려
총학 노조와 연대 결정
11일 노조와 학교 본부 합의안 도출

(사진=연합뉴스) 다시 난방 가동된 서울대 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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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다시 난방 가동된 서울대 중앙도서관

한정수(가명·28·여) 씨는 “늦게나마 학교 본부와 노조의 합의안이 도출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새 총장과 본부도 이렇게까지 사태를 끌고 온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사회도 그간의 논의를 되짚어서 노동권과 학교 구성원 간의 연대에 대해 진지하게 다시 짚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서울대학교 기계·전기 담당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인한 난방 중단 사태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서울대 시설관리직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오후 2시부터 중앙도서관 난방이 재개됐다고 밝혔다. 이날 저녁에는 노조와 학교 본부가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총학생회와 노조, 학교 본부 간의 뜨거운 논쟁도 한숨 돌리게 됐다.

(사진=서울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 댓글

총학의 즉각적인 도서관 파업 제외 요청, 반발 댓글 몰려

논란의 시작은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에 올라온 총학생회장단의 공지였다. 8일 총학생회장단은 파업으로 인해 서울대학교 도서관에 난방이 중단된 것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즉각적으로 노조에 파업권을 존중하지만 도서관을 파업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학생들과 그동안 파업을 지켜본 일부 지식층에서 총학생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해당 공지에 대한 댓글이 190여개 달렸으며, 358차례 공유되기도 했다. 하종강 성공회대학교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가 올린 “다른 많은 나라에서는 초등학교에서부터 노동문제를 올바로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을 받습니다”라며 부족한 노동 교육 현실을 꼬집는 댓글은 783명이 공감하기도 했다.

공대위에 참여하고 있는 정의당 서울대학교 학생모임의 이재현 대표 권한대행은 “교육권의 일환으로 따뜻한 도서관 환경은 무척이나 중요한 문제이고, 도서관에서 바쁘게 공부하는 학우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은 학생회의 책무이다”라면서도 “하지만 그러한 즉자적 의견을 청취해서 그대로 표현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불편을 해소하는 대안을 만들어가야 하는 주체가 바로 학생회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렇기에 절박한 상황에 놓인 노동조합과의 연대를 통해 학교 본부를 압박하는 것이 학우들의 교육권을 보장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에 대한 타자화를 선택한 것이 많이 아쉬웠다”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서울대 시설관리직 노동자 파업

총학, 노조와 연대…노동자 문제가 아닌 학생들 공감대 형성 ‘대반전’

논란이 끊이지 않자, 서울대학교 총학생회는 10일 총학생회 운영위원회를 개최, 11일 노조와 연대하기로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대위와 함께 노조에 힘을 실어 주기로 한 것이다. 현재 공대위에는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관악여성주의학회 ‘달’, 정의당 서울대학교 학생모임, 서울대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소리를 전하는 학생모임 ‘빗소리’, 관악맑스주의연구회 맑음, 사회변혁노동자당 서울대분회와 개인 참여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총학생회의 전향적인 결정에 대해 서울대학교 대학원에 재학 중인 곽민호(가명·32)씨는 “물론 추운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것은 불편하지만, 최소한 총학생회라면 노조가 파업에까지 이르게 된 경위를 살피고 그간 받아오던 편의 서비스들의 뒤에 노동자들이 있어왔다는 점을 상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노동자도 같은 학내 구성원임을 잊지 말고, 연대의 길을 넓혀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그런 측면에서 최근의 결정은 지지한다”라고 말했다.

결국 총학과 공대위가 노조와 연대하기로 하면서 궁지에 몰린 학교측은 11일 저녁, 시설관리직 노동자와 5시간의 교섭 끝에 합의안을 도출하는데 성공했다.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의 파업이 단순히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서울대 구성원들의 문제로 확대되면서 상황은 극적 반전을 이뤄냈다.

강하준(가명·29) 씨는 “그나마 5일만에 합의가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라면서도 “교섭에 성실히 임하지 않았던 학교 본부 측의 책임이 제일 크다고 생각한다”라며 학생들과 노동자들의 분쟁으로 번진 현 사태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학생들도 과거 법인화 이슈와 시흥캠퍼스 이슈로 투쟁할 때, 학교 측과 총장이 보였던 불성실·불통·폭력 진압 시도의 사태를 기억했으면 좋겠다”라며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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