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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뭐길래?

여야 4당, "선거제 개편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자"
한국당, "강행할 경우 의원 총사퇴 불사하겠다" 경고
헌법 논란과 극렬한 대립으로 넘어야 할 산 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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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개원한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지난 7일 드디어 국회가 개원했다. 각종 안건을 둘러싸고 여야가 충돌을 벌인지 두 달 만이다. 어렵게 개원한 국회지만 순탄치만은 않다. 선거제 개편안을 두고 여야가 다시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소수 정당은 선거제 개편안에 적극 찬성하며 “신속처리 안건(패스트트랙)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개편안을 신속처리 안건으로 강행하면 의원직 총사퇴를 불사하겠다”고 반발했다. 이어 선거제 개편안의 핵심인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를 두고 “위헌이다”, “위헌이라고 말하는 게 위헌이다” 등 헌법 논쟁까지 이어졌다.

선거제 개편안에 대해 매일 새 발언이 터져 나오고, 구설에 오른다. 지금 국회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인해 그야말로 ‘불타오르고’ 있다. 대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무엇이기에 국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을까?

비례성 강화가 목적…연동형 비례대표제

현재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는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따로 집계하고 득표율에 따라 의원석을 배분하고 있다. 각 지역의 이름을 달고 출마한 지역구 후보들을 투표하고, 정당 이름만 적힌 용지를 하나 더 받아 비례대표에 투표하는 방식이다. 이 ‘권역별 비례제’는 정당 지지율이 의석수에 직접 반영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지역구 의석이 훨씬 많고, 비례대표 의석은 1/6 수준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또 비례대표 인원 내에서 정당 득표율을 따로 계산하기 때문에 지지율이 의석에 반영되기 힘든 구조다.

단점이 눈에 띄게 나타난 것은 지난 20대 총선의 국민의당 선거 결과다. 당시 국민의당은 정당 투표에서 26.74%를 얻었지만, 의석수는 전체 300석 중 38석에 불과했다. 현행 선거 제도가 국민들의 지지 성향을 반영하지 못하고, 정당은 의석 비중이 높은 지역구만 치중하게 된 대표 사례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가 ‘비례’하는 제도다. (그림=이미지투데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이 권역별 비례제의 단점을 보완해, 전국 정당 득표율이 반영되지 않는 사표(死票)가 줄어든 형태다.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후보를 따로 투표하는 것은 현행 제도와 같다. 그러나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전국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처음부터 배분하고 시작한다. 만약 국민의당 사례처럼 의석수가 정당 지지율보다 낮으면 그만큼 비례대표로 보충한다. 득표율보다 많은 의석수를 갖게 된 정당은 초과 의석을 인정받고 비례대표를 보충하지 않는다.

이 제도는 현행과 달리 계산을 두 번 하기 때문에 낯설고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국회 전체 의석수를 100석으로 가정해보자. A 정당은 40%의 정당 득표율을 차지했지만, 지역구 공략에 실패해 20석만 얻었다. 이 경우 A 정당은 정당 득표율에 따라 나머지 20석(정당40-의석수20)을 비례대표로 더 받는다. 한편 B 정당은 지역구 공략에 성공해 35석을 차지했지만, 정당 득표율은 30%만 얻었다. B 정당은 정당 득표율보다 의석수가 많기 때문에 초과 의석인 5석(정당30-의석수35)을 인정받고, 비례대표 배분을 받지 않는다. 한마디로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가 ‘비례’한다는 얘기다.

거대 정당엔 불리…‘한국식 연동형’ 등장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배분해놓고 시작하다 보니 거대 정당에 불리한 제도일 수밖에 없다. 거대 정당들은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을 넘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대체로 소수 정당인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지지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생기는 추가 의석에 대한 논의도 꾸준히 이어져왔다.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배분하게 되면 전체 의석인 300석을 넘는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수용할 수 없다”며 한국식 연동형 모델을 고안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한국식 모델은 준 연동제, 복합 연동제, 보정 연동제다. 먼저 준 연동제는 정당 득표율의 절반만 보장하는 방식이다. 앞서 설명했던 A 정당이 100석 중 40%의 정당 득표율을 얻었다면, 20석만 보장받는다. 복합 연동제는 전체 정당 득표율에 지역구에서 얻은 정당 득표율을 더해 전체 의석을 배분하는 제도다. 보정 연동제는 보상형과 보정형으로 나뉜다. 보상형은 정당 득표율보다 의석수가 적은 정당에 추가 의석을 ‘보상’하는 방식이다. 보정형은 보상형의 방식에 추가적으로 정당 득표율보다 지역구 의석이 많은 정당의 의석수를 줄여 ‘보정’한다.

위헌, 합헌?…불붙은 논쟁

최근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가장 많이 발언한 정치인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 당내 회의에서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고, 내 손으로 뽑을 수 있는 의원 수를 조정해 270석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비례대표를 폐지하자는 것은 헌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선거구와 비례대표제를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41조 3항’을 근거로 들었다. 해당 조항은 “국회의원의 선거구와 비례대표제 기타 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논평에서 “비례대표제 도입 여부 등 구체적인 내용을 법률에 위임한 것”이라며 해석을 달리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열린 경남 현장 최고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튿날인 11일 나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위헌적 요소가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1년 7월 19일 있었던 헌법재판소의 결정 때문이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정당 투표를 별도로 두지 않고, 지역구 후보에 대한 표를 정당 지지 의사로 간주했다. 공직선거법 제146조 제2항에 따라 1인 1표제를 택했기 때문이다. 헌재는 이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선고했다. ‘2000헌마91·112·134(병합)’ 소송 경과에 따르면 헌재는 “지역구 선거에서 표출된 유권자의 의사를 그대로 정당에 대한지지 의사로 간주하여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토록 하고 있다”며 “유권자가 지역구 후보나 그가 속한 정당 중 어느 일방만을 지지할 경우 … 어느 경우에나 자신의 진정한 의사는 반영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권자들의 투표 행위로서 비례대표 의원의 선출을 직접, 결정적으로 좌우할 수 없으므로 직접 선거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헌재 결정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대해서도 크게 두 의견으로 갈렸다. 한편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헌재 결정의 ‘분리 투표’에 주목하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지역구와 정당 투표를 나눠서 하는 제도이니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비례대표 투표율로 전체 지역구 의석수까지 조정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자유한국당의 전향적인 자세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선거제 개편이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한국당이 도와달라는 얘기다. 그러나 합의점에 이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당이 “패스트트랙이 통과되면 의원직 총사퇴를 불사하겠다”며 강하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헌법 논란도 일부 정치인과 학자들의 의견만 있을 뿐 구체적으로 어느 주장이 옳다고 결정하기 어렵다. 이처럼 선거제 개편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을 여럿 남겨두고 있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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