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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국내 30대 기업…정말 ‘모두’ 압수수색 당했나?

지난 21일 국회 대정부 질문서 정유섭 한국당 의원
"30대 기업 중 압수수색 안 당한 곳이 없다" 발언
지난 1년간 압수수색 안 받은 기업 '없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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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21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1일 여의도 국회에서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이 진행됐다. 국회가 행정부를 대상으로 경제 정책과 현황을 검토하고,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 등 정부 각료에게 질의하는 자리였다. 이날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인천 부평구갑)은 발언대에 오른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우리나라는 기업하기 참 힘든 나라”라며 “지난 1년 동안 30대 기업 중 압수수색 안 당한 곳이 한 군데도 없다”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은 아무런 문제 제기 없이 끝났다. 정말 정 의원이 주장한 것처럼 국내 30대 기업 모두 지난 1년 동안 압수수색을 피하지 못했을까? 이데일리 스냅타임에서 정 의원의 발언을 토대로 팩트체크를 진행했다.

국내 30대 그룹…공정위와 민간 분야서 발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해 5월 1일 발표된 ‘2018년도 대기업집단 지정 현황’에서 “자산 총액 5조 원 이상인 60개 기업집단을 공시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공시 대상에 속한 기업은 공정거래법상 ‘공시 및 신고 의무’가 부과되며,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규제’ 조항이 적용된다.

공시 대상 기업 중 자산 총액이 10조 이상인 곳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에도 포함된다. 이는 다른 기업과 주식을 서로 투자하고 상호 보유하는 것을 금지, 제한하는 제도다. 국가 기관인 공정위에서 공정 자산을 기준으로 발표하는 자료이기 때문에, 매체에서 이야기하는 재계 서열에는 주로 이 자료가 인용되고 있다.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공시 대상 기업집단 지정 현황. (자료=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

지난해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자산 총액 순위가 가장 높은 기업은 약 399조 원을 보유한 삼성이다. 소속 회사 수가 107개로 가장 많은 롯데는 116조 원의 자산 총액으로 5위를 차지했다. 한편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소재지를 둔 것과 달리 지방에 위치한 기업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포스코(경북)와 현대중공업(울산)이다. 이 기업은 각각 자산 총액 약 79조 원, 56조 원으로 6위와 10위에 올랐다.

민간 분야에서도 매년 기업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인터넷 매체 CEO스코어데일리에서는 지난해 12월 5일 ‘2018년 500대 기업 순위’를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및 2017년 결산 자료를 근거로 낸 통계다. 기업 이익을 기준으로 하고 기업집단이 아닌 계열사 단위로 산정하기 때문에 공정위 순위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러나 대체로 비슷하거나, 모기업에 소속된 회사가 순위에 들었다. 이 통계의 1위는 공정위 자료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던 삼성의 계열사인 삼성전자였다.

30대 기업 ‘모두?’…최소 10곳은 안 받아

그렇다면 30대 기업이라 불리는 회사들은 모두 지난 1년동안 압수수색을 피하지 못했을까? 공정위가 발표한 자산 총액 순위와 CEO스코어데일리의 기업 순위로 압수수색 여부를 따져봤다. 기간은 정유섭 한국당 의원이 ‘지난 1년’이라고 언급한 점을 고려해 2018년 1월 1일부터 2019년 3월 21일까지를 기준으로 설정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1위부터 30위까지다. 공정위 자료의 경우 기업집단에 소속된 회사의 압수수색까지 포함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조사 결과 자산 총액 30대 기업 중 최소 10개 기업에서 지난 1년간 압수수색 자료가 확인되지 않았다. 순위 기업 중 20위 미래에셋, 22위 영풍그룹 등이 여기에 해당됐다. 최소만 놓고 보더라도 정 의원이 발언한 30대 기업의 30% 가량이다. 지역 조합장 사무실이나 건설 현장 사무소 등 세부 단위에서 압수수색 된 기업은 포함하지 않았다. 그러나 넓은 관점에서 이 기업들까지 계산하면, 압수수색을 받지 않은 기업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정위 통계와 달리 기업집단을 계열사로 쪼개서 통계 낸 CEO스코어데일리 자료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매출과 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30개의 기업 중 최소 10곳에서 1년 이내 압수수색 자료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순위 기업에는 17위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18위 한국산업은행 등이 해당됐다.

“압수수색 안 받은 곳이 없다”…전혀 사실 아님

지난 21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나왔던 정 의원의 “지난 1년 동안 30대 기업 중 압수수색 안 당한 곳이 한 군데도 없다”는 발언을 검증했다. 조사는 공정위가 발표한 공시 대상 기업집단, CEO스코어데일리에서 발표한 ‘2018년 500대 기업 순위’ 자료로 진행됐다. 그 결과 정 의원이 발언한 30대 기업 중 최소 11곳, 즉 30% 이상이 지난 1년간 압수수색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정유섭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그러나 요점은 압수수색을 받지 않은 기업의  ‘수’가 아니다. 30대 기업 중 한 곳이라도 압수수색을 받지 않았다면, 정 의원의 발언은 잘못된 것이다. 대정부 질문 발언에서 “안 당한 곳이 한 군데도 없다”며 전체를 지칭했기 때문이다. 국내 30대 기업의 압수수색 자료를 검증한 결과 이데일리 스냅타임은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의 발언을 ‘전혀 사실 아님’으로 판단했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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