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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4.16 생명안전공원 ‘납골’ 표현은 적절할까?

[이데일리 스냅타임 팩트체크]
세월호 참사 추모시설인 '4.16 생명안전공원'
희생자 안치 시설을 두고 '납골', '봉안' 표현 논란
화랑유원지 전체를 추모 공원으로 만든다는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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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생명안전공원(이하 안전공원)은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건립 예정 중인 세월호 참사 추모공원이다. 세월호 참사 3주기인 2016년부터 안산시는 ‘4·16 세월호 참사 안산시 추모사업협의회(이하 추모사업협의회)’를 구성해 안전공원 건립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유력한 건립 부지 후보였던 안산 화랑유원지를 두고 지역 내 갈등이 발생했다. 화랑유원지를 반대하는 시민들은 안전공원을 ‘세월호 납골당’으로 칭하고 반대로 찬성하는 시민들은 ‘봉안 시설’로 불렀다. 같은 시설을 두고 서로 다른 표현을 사용하며 또 다른 갈등이 생겼다. 과연 4.16 생명안전공원의 안치 시설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관계 법령을 따져봤을 때 옳은 표현은 ‘봉안 시설’이다.

 

건립 부지에서 갈등 시작…표현 갈등으로

(사진=이미지투데이)

지난 2017년 2월, 추모사업협의회 주최로 열렸던 주민 경청회에서 안산 초지동 화랑유원지, 단원고 뒷산 등 5곳의 안전공원 부지 후보가 발표됐다. 이 중 화랑유원지가 접근성, 위치 세부평가 기준에서 최고점을 받으며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일부 시민은 “화랑유원지에 납골당이 들어서면 공원 분위기와 주변 상권을 침체시킬 것이다.”라며 건립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어 “추모는 찬성하지만, 화랑유원지에 짓는 건 안 된다.”면서 네이버 BAND에 ‘화랑지킴이’라는 단체를 조직해 반대 시위, 성명 등을 주도했다. 결국 추모사업협의회는 공청회, 토론회를 수차례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확정안을 내놓지 못한 채 활동을 마쳤다.

(사진=네이버 밴드 ‘화랑지킴이’ 갈무리)

안전공원 건립 부지 논란은 지난해 치러졌던 제7회 지방선거에서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안산시 지역구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후보들은 “화랑유원지에 ‘납골당’이 들어선다.”라며 “건립 계획을 전면 무효화 하겠다.”라는 공약을 발표했다. 화랑지킴이도 ‘세월호 납골당 건립 반대’를 외치며 같은 목소리를 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야당 후보들이 봉안 시설을 ‘납골당’이라고 표현해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납골, 봉안…용어를 표기한 자료는

납골을 봉안으로 표현한 사례는 2005년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시작됐다. 당시 산업자원부는 ‘봉안당 서비스와 시설에 대한 국가표준(KS)’에서 처음으로 납골 대신 봉안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산업자원부는 “‘뼈를 거두어들인다는 뜻의 납골(納骨)이 장례에 대해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라는 국민 정서를 고려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봉안(奉安)은 ‘신성한 존재를 안전하고 편안하게 모신다’는 고인에 대한 공경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인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데에 봉안이 더 적절하다는 의미다.

‘봉안’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사진=국가법령정보센터 갈무리)

마찬가지로 장사 시설의 설치와 관리 등을 규정한 ‘장사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도 납골 대신 봉안으로 표기하고 있다. 1961년 제정 당시 장사법은 ‘타인의 위탁을 받아 유골을 수장하기 위한 곳’을 납골당으로 명명했다. 하지만 이 납골 표현은 2005년 8월 개정까지만 유지됐다. 2007년 5월 25일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장사법의 ‘납골’을 설명하고 있던 조항이 ‘봉안’으로 바뀌었다. 그뿐만 아니라 납골묘, 납골당, 납골탑 등의 건축물 명칭도 봉안묘, 봉안당, 봉안탑으로 표기됐다.

(사진=네이버 밴드 ‘화랑지킴이’ 갈무리)

한편 화랑지킴이는 세월호 참사 4주기였던 지난해 4월 16일 <납골당은 납골당이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매장 및 묘지 등에 관한 법률’을 근거 자료로 들며 납골당 용어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에 인용된 법률은 ‘유골을 수장하기 위하여 도지사의 허가를 받은 시설’을 납골당으로 명명했다. 그러나 이 법률은 2007년 5월 25일부터 납골을 모두 봉안으로 바꿔 표기한 장사법의 1997년 개정본이다. 역설적이게도 납골이 옳다는 근거로 인용된 법률이, 2007년에 개정되어 봉안이 옳은 용어임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화랑지킴이가 주장하는 ‘납골당’…화랑유원지의 0.1%

지난해 3월 안산시청이 발표한 카드뉴스 <화랑유원지 내 추모공간 이렇게 만들어집니다.>에 따르면 화랑유원지 전체 면적 약 61만 8,000여㎡ 중 안전공원은 3.8%에 해당하는 2만 3,000여㎡ 규모를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되고 있는 봉안시설은 660여㎡로 0.1% 비율에 불과했다. 지난달 28일 정부는 이 계획을 토대로 ‘안산시 추모시설 건립 기본방향’을 확정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까지 기본방향을 바탕으로 기본계획을 수립해 2020년부터 안전공원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사진=네이버 밴드 ‘화랑지킴이’ 갈무리)

지난해 12월 화랑지킴이 회원들 사이에서 건립 규모를 두고 “화랑유원지 전체를 추모공원으로 만든다.”라는 정보가 공유됐다. 회원들은 정책연구 사이트 <PRISM>에 공개된 ‘안산시 민선 7기 시정운영 4개년 기본계획 수립용역’ 자료를 근거로 들었다. 자료에 따르면 안산시는 화랑유원지에 안산시의 역사와 세월호 관련 자료를 보존하는 국립 도서관 유치를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립 도서관의 건립 장소는 ‘416 생명안전공원 내’라고 표기되어 있고, 안전공원 확정안이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화랑유원지의 어느 곳에 배치될지 알 수 없다. 또한 세월호 참사와 연관성이 낮은 산업역사박물관과 캠프 그라운드도 화랑유원지 내 건립을 앞두고 있다. 따라서 화랑유원지 전체를 추모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주장은 확대 해석이다.

 

법률상 옳은 용어는…‘납골’ 대신 ‘봉안’

납골 용어를 사용한 지 오래된 국민 인식을 고려할 때 일상생활과 시위 현장에서 표현을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나 납골당과 납골 시설을 규정하던 장사법이 2007년 개정되었으므로, 법률상 옳은 표현은 봉안이다. 따라서 세월호 희생자들의 유골이 안치될 안전공원 시설은 ‘봉안당’ 혹은 ‘봉안시설’로 부르는 것이 옳다. /스냅타임

일부 수정 : 2019-03-01 11:29 (네이버 뉴스 이미지 오류로 인한 파일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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