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침해소! 청춘뉘우스~

[김보영의 키워드] 마이너스 성장·닫힌 지갑…’퍼펙트 스톰’ 재연되나

크고 작은 악재 모여 거대 경제위기로 확대되는 현상
국내 경제 성장 -0.3%...2008년 이후 최악
고용 부진에 소비 저조...소득주도성장 정책 비판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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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19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끊이지 않는 사건 사고로 한 주 간 수많은 정보들이 홍수처럼 넘쳐 흐르고 있습니다. 아울러 빠르게 변하는 세태를 반영한 시사 용어와 신조어들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죠. 스냅타임에서 한 주를 강타한 사건과 사고, 이슈들을 집약한 키워드와 신조어들을 알기 쉽게 정리해주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토요일 하나의 키워드를 한 주 간 발생한 이슈들과 엮어 소개 합니다.

“요즘 뉴스들만 보면 한숨이 나옵니다. 국내 상황도 그렇고 세계적으로도 그렇고 경기 침체의 징후들이 여기저기 나타나고 있는 듯 해요.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다 같이 먹고 살기 힘드니 함께 버틴다는 느낌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는데 이러다 진짜 다시 한 번 큰 금융위기가 닥칠까봐 걱정이 됩니다.” – 자영업자 김철중(58)씨

지난 25일 올해 1분기(1~3월)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산업계는 물론 시민 사회 전반에까지 한국 경제 전망에 관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5분기 만의 역성장인데다 미국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2008년 금융위기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기 때문인데요.

위의 결과를 뒷받침해주듯 높아지는 물가와 수출의 부진, 자영업의 침체, 사상 최대의 소득 격차와 소비 양극화까지 경제의 적신호를 알리는 현상들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전망도 어둡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세계 금융 위기에 이어 한국 경제에 조만간 ‘퍼펙트 스톰’이 불어닥치는 것 아니냐는 위기설까지 돌고 있습니다. 이번 한 주 국내 경제 적신호를 알린 이슈들을 ‘퍼펙트 스톰’이란 키워드로 엮고 진단해보았습니다.

영화 ‘퍼펙트 스톰'(2000) 스틸컷.

여러 징후 모여 경제 위기로…퍼펙트 스톰 오나

조지 클루니 주연으로 2000년 6월에 개봉한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란 영화가 있습니다. 세바스찬 융거의 실화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죠. 이 영화는 1991년 미국 동부 해안을 강타했던 거대한 허리케인(태풍)에 안드레아 게일호가 침몰한 사건을 그리고 있습니다.

원래 퍼펙트 스톰이란 위력이 세지 않은 태풍이 다른 자연현상들을 만나면서 거대한 파괴력을 가진 태풍으로 확대되는 기상 현상을 일컫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단어는 여러 크고 작은 악재들이 동시에 일어나 거대한 세계 경제 위기에 직면하는 현상을 의미하는 경제 용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처음 예측한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2011년 7월 처음 사용하면서 유명해졌죠. 그는 당시 미국 경제의 더블딥(경기회복 후 다시 침체되는 현상), 유럽 경제위기, 중국의 경제 성장률 둔화 등 악재들이 겹쳐 2013년 퍼펙트 스톰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우려했던 위기가 닥치지는 않았지만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만큼이나 강력한 경제 위기가 2020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예측이 최근 들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한국 경제를 둘러싸고 발생하는 여러 전조 증상들이 이같은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는 실정입니다.

(표=한국은행)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마이너스 성장 적신호

한국은행은 지난 25일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이 수출 및 설비 투자 부진 등으로 전 분기 대비 -0.3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10여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이는 소비부터 정부지출과 투자, 수출 등 경제 상황 전반이 부진했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정부 소비지출(0.3%)이 증가하기는 했으나 수출(-2.6%)과 설비투자(-10.8%)가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민간 소비(0.1%)가 증가했지만 이마저도 2016년 4분기(1.4%) 이후 9분기 만에 최저 수준이란 평가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기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줄 몰랐다는 반응입니다. 결과를 발표한 한국은행 역시 이번 경제성장률 지표 결과를 두고 ‘쇼크로 평가한다’고 언급했을 정도이니까요.

특히 설비 투자 부문은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24.8%) 이후 최악의 수준입니다. 기업들이 보여주는 생산, 수출 상황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우선 LG전자가 국내 평택에 위치한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철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판매부진 때문에 생산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베트남과 브라질로 생산라인을 옮기기로 했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제조 부서 구성원 700여명도 감축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 수출 비중의 20% 가까이 차지해 수출 강세 품목으로 불렸던 반도체 부문도 감소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8.4%로 감소하더니 올해 1월 -23.3%로 폭락, 이후 2월 -24.8%, 3월 -16.6% 등 넉 달째 감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반도체 설비 투자가 대폭 감소한 게 전체 설비 투자 감소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민간 소비 부문이 주춤한 것은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 날씨로 의류 관련 지출이 감소한 점, 현대차의 노사협상 지연으로 SUV차 공급이 지연된 점 등이 요인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 국장은 “노사 합의 지연에 따른 공급 차질로 승용차 소비가 감소한 게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어려운 경기와 소비심리 위축. 인건비 상승에 임대료 부담등의 이유로 자영업 경기가 몸살을 앓고 있다.
8일 오전 임대료 상승으로 공실이 늘고 있는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 건물에 ‘임대 문의’가 적힌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고용 부진에 국민 지갑 닫았다…상가 공실률 치솟아

같은 날 통계청이 발표한 ‘2018 가계동향조사(지출부문)’ 결과도 어두웠습니다. 이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 규모는 253만 8000원으로 전년보다 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가계지출에서 세금,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액수)로 따지면 2.2%나 줄었습니다.

이는 고용 부진으로 가구 소득이 감소하면서 지갑을 닫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죠.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지난해 가구 소득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2인 이상 가구 기준으로 공표한 가계소득조사에서는 지난해 가처분소득이 1%가량 증가했지만, 1인 가구를 포함한 가처분소득은 감소했다”며 “가구소득의 3분의 2 이상이 근로소득이기 때문에 고용상황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소비 양극화도 여전했습니다.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가구는 지난해 월평균 115만 7000원을 소비한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는 월평균 428만 3000원을 지출해 소비 차가 3.7배 가까이 벌어졌습니다.

게다가 월소득 100만원 미만 최하위 가구는 전년보다 소비가 0.9%나 줄었음에도 지난해 월 109만 7000원을 소비하는 등 지출이 소득을 초과해 적자살림을 했습니다.

경기 부진이 장기화해 자영업 등이 타격을 받자 상가 공실도 늘고 임대료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중대형 상가(연면적이 330㎡를 초과하는 상가 건물)공실률은 11.3%로 전 분기(10.8%)보다 0.5%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 1분기(10.4%)에 비해서는 0.9%포인트나 늘었습니다. 중대형 상가 공실이 늘자 1분기 평균 임대료는 ㎡당 2만 8000언으로 전 분기보다 0.4% 하락했습니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투입으로 어느 정도의 경기 수준 회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결과가 향후 국내 경제의 거대한 위기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반 조건이 뒷받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추진하는 무리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이같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음을 경고하며 경제 정책 궤도에 수정이 불가피함을 지적했습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수출과 투자 감소세를 살펴보면 경제 위기 신호로 분석해도 무방할 듯하다”며 “추경 만으로 이를 회복하기에는 부족해 보이며 금리 인하론도 함께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1997년과 1998년 경제 위기는 세계 경제 상황이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하지만 이번 결과는 명백히 내부 경제 정책의 실패가 원인으로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추경 만으로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가 달성될 것이라 보지 않는다”며 추가적인 부양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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