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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 "SNS 하기 싫은데 막상 안 하면 소외감 느껴요"

 

(사진=이미지투데이)


“가끔 쉬는 날엔 집에서 연락 안 하고 쉬고 싶을 때가 있는데 연락을 안 하면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 걱정하기도 하고 그러더라고요. 심지어 서운해하기도 하니까 싫어도 억지로 할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 같은 경우에도 안 하고 싶어도 친구들이 다하니까 안 하면 소외되는 기분이 들어서 그냥 자기과시용으로 사용하는 거 같아요.”

대학생 김준희(가명. 25) 씨는 가끔은 SNS를 하고 싶지 않지만 늘 해야만 하는 압박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대학생 한소림(가명. 23) 씨는 “예전에 문자랑 전화 혹은 컴퓨터 메신저로만 연락을 했을 때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요즘에는 카톡 답장 안하면 다들 우려하는 분위기”라며 “카톡에 답장을 안 하면 무슨 일 있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아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와이즈앱이 지난해 전국 2만 3000명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의 모바일 메신저 사용 조사 결과, 주요 10개 메신저의 총 사용시간 중 ‘카카오톡’의 사용시간이 94.4%(3528만 명)를 차지했다. 또 카카오톡은 2018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월간 활성 이용자가 2017년도보다 83만 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8년 2분기 기준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는 4천 3577만 명으로 전국 인구가 약 5천 180만 명임을 고려하면 전체 인구의 약 84%에 달하는 수치다.

학과 공지사항 SNS 통해 알려... 없으면 안돼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생들은 카카오톡을 꼭 이용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많이 받는다고 입을 모았다. 카카오톡이 활성화된 이후부터는 학교 수업에서의 공지사항, 조모임 등도 카카오톡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학과 특성상 조모임이 많다는 신문방송학과 김정원(가명. 24) 씨는 “요즘에는 조모임도 교수님들이 원하는 기준이 상당히 높고 다들 경쟁적으로 열심히 하는 분위기라 시간을 많이 쏟아야 하는데 다들 바쁘다 보니 시간을 맞추기 힘들 때가 많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카카오톡으로 조모임을 많이 하는 편인데 사람들이 처음 모이면 카카오톡 아이디부터 공유한다”며 “그때 카카오톡을 안 한다고 하면 의아하게 보는 경우가 많아 민폐가 되는 느낌이 들고 당연히 회의도 카카오톡으로 진행돼 카카오톡을 하지 않으면 소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여러 개의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는 대학교 3학년 박나은(가명. 24) 씨는 “학과 행사나 공지사항도 이제는 카카오톡 학과 단체방을 통해 알리기 때문에 학과 단톡방이 없으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러 개의 동아리 활동을 하다 보니 카카오톡을 떼어놓고 생활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며 “24시간 동안 온라인 상태인 듯해 피로감을 느낄 때가 많지만 카카오톡이 없으면 다른 사람과 소통이 원활히 되지 않아서 불편하다”고 했다.

대학생들은 카카오톡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SNS 사용 또한 필수적인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카카오톡을 모두 사용한다는 대학생 전슬희(가명. 22) 씨는 "다른 친구들도 다들 하다 보니까 저만 안 하면 업데이트되는 소식을 혼자 모를 때가 많다"며 "또 요즘에는 다른 친구들을 태그하는 기능도 활성화 돼 혼자만 안 하면 소외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소통 방법 일원화에 카카오톡 벗어나면 소외감

한국정보사회학회 연구에 따르면 SNS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지닌 이용자는 SNS 사용이 타인과의 유대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SNS를 사용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데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인간관계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또한 SNS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손해라고 생각할수록 SNS 사용으로 인한 소외감과 SNS에 대한 중독성이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에 대해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최근 사람들은 2명 중 1명꼴로 SNS 중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소통 방법이 다원화되지 않은 분위기에 소통을 할 수 있는 통로가 카카오톡으로 통일되다 보니 사람들이 카카오톡에 일종의 중독 상태에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중독이 되다보면 자연스레 그것을 그만뒀을 때 생기는 금단 현상이 있어 학생들은 카카오톡에 피로감을 느끼면서도 그만두지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현대의 청년들은 소외감에 과거보다 예민한 성향이 존재한다"며 "심리학적 용어로는 집단의 생각에 무조건 의존하는 심리인 '동조' 현상에 쉽게 노출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청년층들은 사실상 소통 창구가 좁아진 상태에서 자라나 오프라인 등 다양한 소통 방법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렇기 때문에 카카오톡이나 다른 SNS를 하지 않는 것 자체가 이들에게는 커다란 모험”이라고 했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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