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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권하면 큰일나요”…바뀐 대학 술 문화

5년 전 만에도 만연했던 술 강권 문화
학내 분위기와 익명 게시판 등으로 인해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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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까지만 해도 당연시되던 술 강권 문화가 최근의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사진=이미지 투데이)

“제가 입학했을때만 해도 술자리를 가면 서로 술을 권하는 분위기가 상당했어요. 술을 못 마시는 친구들도 정말 심각한 건강상의 이유가 아니면 몇 잔씩 마시게끔 했죠. 근데 요즘에는 그렇게 하면 큰일난데요. 가끔 대학교 페이스북 익명 페이지 등에 올라오는 글들 보면 이전과는 많이 달라진 분위기인 것 같아요.”

5년 전 대학을 졸업한 회사원 김미연씨는 최근 대학 후배들의 술자리 분위기를 전해 듣고 많이 놀랐다. 술 강권이 만연하던 이전과는 달리 술을 권하는 행동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분위기로 바뀌었기 때문. 이러한 분위기의 변화는 학생 사회 내의 자정 분위기와 더불어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익명 게시판 등이 활발해지면서 가능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10년 전 수도권 소재 무역학과를 졸업한 회사원 박지희씨는 “제가 학교를 다닐 때까지만 해도 선배가 주면 그냥 받아 마셔야 하는 문화였다”며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입사해서는 건전 음주 관련 교육을 받은 적 있지만 학교에서 그런 교육 자체를 받은 적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발식(사발에 술을 부어 마시는 것)같은 것도 정말 많이 했었다”며 “한 번은 그게 너무 싫어서 첫 차례에 제가 그걸 다 마시고 그 자리에서 바로 토한 적도 있다”고 난색을 표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하지만 최근에는 대학생들의 술자리 분위기가 상당히 변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일 디아지오코리아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10년 전과 현재의 캠퍼스 음주문화를 비교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0년 전 대학 재학생들은 ‘술자리에서 술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어느 정도 있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41.8%(약 168명)가 ‘매우 그렇다(술을 상당히 강요했다)’고 대답한 반면 현재 재학 중인 대학생 중 11.8%(약 48명)만이 ‘매우 그렇다’고 대답했다. 현재 대학생 중 57%(약 228명)는 ‘강요하는 분위기가 없다’고도 응답했다.

2019년도에 서강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한 박찬우(가명·20) 씨는 신입생 환영회 분위기가 어땠느냐는 질문에 “오리엔테이션이나 신입생 환영회 같은 행사 전에는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1시간 정도 분량의 교양 수업 시간이 있다”며 “술 행사 관련 지침이나, 성 관련 교육 등을 받으며 과거에 문제가 됐던 사례나 술 강권 금지 등을 배운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교육이 잘 이뤄져서 그런지 신입생 관련 행사를 가면 술 강권 분위기는 전혀 없어 편하게 즐기고 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교대 초등교육과 19학번 최현기(가명·21) 씨는 “술 강권 문화는 전혀 없었고 행사 참여 전에도 총장님이나 학생회를 통해서 엄청나게 많은 술 관련 교양 교육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강원대 컴퓨터공학과 신입생 박정윤(20·여) 씨는 “선배들이 술을 따라주긴 했는데 그냥 안 마셔도 되는 분위기였고 안 마신다고 하면 음료수를 시켜줬다”며 “술을 강요하거나 마셔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은 없었고 자기 주량대로 마시라는 말만 들었다”고 했다.

예컨대 지난봄에는 숭실대 학생회 오리엔테이션 ‘술 강권 금지 팔찌’가 화제가 된 바 있다. 숭실대학교에서는 개강 시즌을 맞아 음주 사고 등을 막기 위해 팔찌 색깔로 술을 마실 사람과 마시지 않을 사람을 구분할 수 있게 했다. 노란색은 ‘술을 마시지 않겠다’, 분홍색은 ‘적당히 마시겠다’, 검은색은 ‘충분히 마실 수 있다’를 뜻한다. 숭실대학교 19학번 최미희(20·여) 씨는 “새내기들은 선배들이 주는 술을 거절하기가 아무래도 조금은 힘든 부분도 있는데 팔찌로 시각화해서 의사를 표현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에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에는 술을 무조건 많이 먹어야 되고 모두가 똑같이 많이 먹어야 단합이 잘 이뤄진다고 생각을 하는 경향이 강했던 것 같다”며 “하지만 요즘에는 개인의 취향 존중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중요해지면서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강요하는 행위를 덜 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전했다. 이어 “이러한 대학가의 분위기 변화는 과거에 술 때문에 생기던 많은 사회적 문제들이 줄어드는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학생 사회 내 자정 분위기와 더불어 익명의 소통공간이 활발하게 이용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대학생 박성주(가명·24) 씨는 “요즘에는 대학교 마다 대나무숲, 대신 전해 드립니다 등 익명의 페이지들이 많이 생겨서 문제가 되는 행동을 하게 되면 그러한 페이지를 통해 문제가 공공연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한 익명의 페이지에 글이 올라오게 되면 학생들이 댓글로 논쟁을 하는 경우도 있고 당사자들이 실명을 밝히고 등장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들도 비일비재해 문제가 되는 행동을 더욱 조심하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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