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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언·억측 가득…가짜뉴스로 얼룩진 5·18을 돌아보다

올해로 39주년 맞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유튜브 영상으로 가짜뉴스 꾸준히 생산돼
언론사 팩트체크 결과 대부분 '사실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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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광주광역시 동구에서 열린 ‘5·18 전야제’에서 한 시민이 ‘5·18진상규명’ 조형물에 색을 칠하고 있다. (사진=뉴스1)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39주년을 맞았다. 올해 기념식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참석과 보수 논객 지만원 씨의 현충원 맞불 집회까지 다양한 이슈가 함께했다. 특히 황 대표의 기념식 참석을 두고 “초청을 받았으니 참석해야 한다”와 “망언 국회의원 징계가 먼저다”라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어 갈등은 더욱 커질 모양새다.

지난 2년은 5·18의 ‘진실’이라는 가짜뉴스가 무수히 쏟아진 해였다. 북한군이 광주에 개입했다는 설부터 유공자들이 참전 용사보다 혜택이 많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유튜브와 SNS가 동시에 발전하면서 가짜뉴스는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퍼졌다. 불행 중 다행히도 5·18 관련 가짜뉴스들은 언론사 팩트체크를 통해 대부분 검증됐다.

가짜뉴스로 얼룩진 5·18 민주화 운동. 지금까지 퍼진 가짜뉴스는 무엇이고 검증 결과는 어땠을까? 눈길을 끌었던 팩트체크 보도로 되돌아봤다.

북한군이 광주에 개입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주장은 지난해 5월 18일 노컷뉴스에서 ‘사실 아님’으로 검증됐다. 북한군 개입설은 극우 논객 지만원 씨를 중심으로 인터넷 커뮤니티 ‘시스템클럽’ 이용자들 사이에서 재생산되고 있었다. 지 씨는 유튜브 영상과 저서를 통해 “북한군이 개입했다”며 “사진에 촬영된 478명이 북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중 150명은 ‘광수’라는 이름과 함께 숫자로 분류됐다.

그러나 SBS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광수 중 일부가 사실은 평범한 시민이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사진 속 실제 인물들은 지 씨에게 소송을 제기했다. 노컷뉴스는 검증 과정 중 ‘광수 75’에 해당하는 홍 모 씨를 찾아냈다. 홍 씨는 취재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문을 지키던 친구의 근황이 궁금해 도청에 들어가 잠깐 얘기한 순간 사진에 찍혔던 것”이라고 밝혔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북한군이 침투했다고 주장한 지만원 씨가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군이 사용하던 카빈 소총이 발견됐다는 주장은 어떨까? 노컷뉴스는 카빈으로 북한군 개입을 주장하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카빈 소총은 당시 우리 군인도 사용하고 있는 무기였다. 관련 수사결과에 따르면 계엄군이 카빈 소총으로 무장했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그러므로 간첩이 카빈 소총을 쏴 민간인이 사망했다는 주장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장갑차를 운전할 수 있는 ‘북한 특수요원’이 투입됐다는 주장 역시 2017년 5월 17일 JTBC에서 ‘사실 아님’으로 검증됐다. 취재 기자는 “운전을 할 수 있다고 인민군이라는 것은 비약”이라며 국방안보포럼 관계자의 설명을 근거로 들었다. 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사진에 찍힌 KM-900 장갑차를 “일반 트럭이나 차량을 장갑차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 차량을 몰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몰 수 있다”고 전했다.

알 권리 위해 유공자 명단 공개?

지난 2월 국회에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을 중심으로 5·18 공청회가 열렸다. 이 행사에는 북한군 개입설의 지만원 씨도 참여했다. 당시 지 씨와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5·18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는 발언을 쏟아내 물의를 빚었다. 행사장 입구에서는 지지자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른바 ‘5·18 망언’ 사태가 지난 뒤 김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우리는 알 권리가 있다”면서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알 권리를 위해 유공자 명단을 공개해야 할까? 지난 2월 12일 연합뉴스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지난 2월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보수 단체 회원들이 5·18 유공자 명단 공개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원 판결에 따르면 명단 공개는 사생활 침해에 해당한다. 서울행정법원은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며 제기된 소송에서 “사망, 행방불명 등 경위와 원인에 관한 사항을 일률적으로 공개할 경우 사생활의 자유가 침해될 위험성이 크다”고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어 “국가유공자, 고엽제 후유증 환자 등 다른 유공자의 명단도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국가보훈처도 개인정보보호법,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등에 위배된다며 같은 입장을 밝혔다.

참전 유공자보다 혜택 많이 받는다?

보수 성향의 매체와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5·18 유공자들이 국가의 과도한 혜택을 받는다’는 정보가 퍼졌다. 이들은 “5·18 유공자가 참전 용사보다 더 많은 특혜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유포 자료에서는 5·18 유공자가 전기, 가스 등 생활비 감면 혜택에 공직 특채까지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19일 YTN은 이를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취재 기자가 국가보훈처에 확인한 결과 5·18 유공자에게 주는 혜택은 다른 국가 유공자들에 비해 많지 않았다. 보훈병원 의료비 감면도 각각 부상자 본인 국비지원, 본인 부담 진료비 90% 감면으로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수준이다. 참전 유공자에게 제공되는 월 30만원의 수당도 5·18 유공자에게는 제공되지 않는다. 보수 유튜브에서 주장하는 TV 수신료, 가스 및 전기요금 등의 생활비 감면 혜택도 없었다.

5·18 유공자로 등록된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YTN과의 인터뷰에서 “국가 유공자에게 공히 해당하는 혜택이 (5·18 유공자에게도) 있다”면서 “지금 받는 혜택은 국립공원 입장료 면제가 유일”하다고 전했다.

5·18 기념재단 회원들이 지난 1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아 희생자 명예훼손 관련 재판 출석을 요구하며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짜뉴스 범람…팩트체크로 꾸준히 검증해야

유튜브, SNS 등 온라인으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늘면서 보수 성향 인사들의 진출도 부쩍 늘었다. 보수 유튜버들은 “언론이 편향적으로 보도한다”고 주장하며 유튜브를 대안 매체로 내세웠다. 그러나 일부 채널에서는 책임질 수 없는 가짜뉴스를 생산하며 구독자들의 판단을 흐리고 있다. 조작된 이미지나 그럴듯한 낭설을 퍼 나르면서 ‘그들만의 리그’를 단단히 다지는 모양새다. 이처럼 가짜뉴스가 고질적인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우려 때문에 대책 마련도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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