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침해소! 청춘뉘우스~

[시니어의 반란]②꿈을 꾸기에 너무 늦은 나이? “No”

노년기에 새로운 도전 시작하는 실버 세대
자식 세대의 지지와 응원으로 활약
근사하게 나이 들고, 못다 이룬 꿈에 도전
기업에서도 실버 세대 적극 채용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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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바리스타’, ‘실버 도슨트’ 등 노년에도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실버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정년퇴직한 지 10년이 다 돼가는 엄종철(가명·74) 씨는 최근 노인취업지원센터에서 ‘도슨트 과정’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은퇴하고 집에서 가만히 자식들 눈치보는 것보다 소일거리라도 하는게 낫겠다 싶었는데 제가 평소에 관심 있던 일을 배우니까 더 좋은 것 같아요. 교육 받으면서 미술관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도 생겼고요.”

최근 엄씨처럼 은퇴 후의 시간을 자기계발에 쓰고 자신의 꿈을 위해 여러 가지 일에 도전하는 실버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노인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밝고 즐겁게 늙어가는 실버 세대의 움직임은 이들을 겨냥한 자기계발, 일자리 교육, 기업 채용 등 ‘실버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이를 보는 사회적 인식 또한 함께 변화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실버 세대의 활약 이면에는 가족이라는 지원군이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가족의 지지와 함께 사회에 재진출하는 실버 세대 

이러한 실버 세대의 자기계발이나 도전에는 가족들의 도움이 빠지지 않는다. 얼마 전 홍진희(가명·48·여) 씨는 70대 어머니인 최은희(가명·72·여) 씨에게 ‘하모니 선생님’이라는 일자리를 소개했다. 하모니 선생님이란 유치원에서 중·고령의 여성을 채용하여 동화 들려주기, 함께 놀이 참여하기, 한글 수업 등 교육업무 보조 역할을 담당하는 제도이다.

홍 씨는 평소 “어머니가 교육 쪽에 관심이 많으셨는데 이렇게 국가에서 실버 세대가 의미 있게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줘서 기쁘다”며 “어머니도 일을 하면서 더욱 건강해지신 것 같고, 자식들의 눈치도 보지 않고 행복해하신다”라고 말했다.

하모니 선생님으로 일하는 최 씨도 “딸이 일자리를 소개해줘서 망설이다 하게 됐는데 지금은 매우 만족스럽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 씨는 “평소에 교육 쪽에 관심이 많았지만 공부를 하기도 늦은 나이이고 자식들 눈치도 보였는데 딸이 소개해준 좋은 기회로 평소 관심 있었던 교육 쪽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니 하루하루가 즐겁다”라고 말했다.

나이 드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책들이 요즘 실버 세대에게 인기다. (사진=구글도서)

실버 세대 겨냥한 책과 교육 프로그램 인기

서점가에서도 ‘근사하게 나이 들기’, ‘나이 듦의 기술’, ‘아직 즐거운 날이 잔뜩 남았습니다’ 같은 책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책들의 공통점은 나이 드는 것을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어떻게 하면 더 잘 늙어갈 수 있을까에 주목하는 자기계발서라는 점이다. 이전까지 노인 관련 서적들이 노화를 예방하거나 삶을 정리하는 방법에 국한됐다면, 이제는 실버 세대가 어떻게 자신의 매력을 키우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지 등의 자기계발에 더 포커스를 맞춘다. 이는 실버 모델, 실버 인플루언서들의 부상에 자극을 받은 중장년층이 노년을 또 다른 활동의 시기로 인식하기 시작한 점에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실버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 시장도 주목할 만하다. 해외에선 이전부터 시니어 교육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진행돼왔다. 유명한 대학교수들을 지역으로 초청해서 최근 정치, 사회, 문화에 대한 강연과 토론을 진행하는 미국의 평생교육 서비스 ‘원데이 유니버시티(One-day University)’, 노인의 집으로 튜터가 직접 찾아가서 컴퓨터 지식 및 디지털기기 사용법을 가르쳐주는 캐나다의 개인 교습 서비스 ‘이구루스(eGurus)’등이 그것이다.

한국은 주로 대학과 복지관, 문화센터를 중심으로 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 교양 수업, 컴퓨터나 스마트폰 활용법, 춤, 악기 교실 등 실버 세대의 요구와 취향에 맞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실버 세대의 재취업을 돕는 일자리 교육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시의 ‘서울시어르신 취업지원센터’는 고령자의 취미와 경력을 고려한 직업교육 아카데미 ‘내일행복학교’와 취업시장의 고령자 적합 직종에 대한 직업교육 과정 ‘시니어직업능력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실버 세대는 직무 이해도가 높은 ‘준비된 구직자’로서 취업시장에 나갈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평생교육, 일자리 교육 프로그램은 실버 세대가 뒤늦게라도 자기계발, 자아실현을 위한 도전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할담비’로 유명해진 지병수 씨가 롯데홈쇼핑 광고를 찍으며 그 인기를 증명했다. (사진=롯데홈쇼핑 광고 캡처)

기업에도 실버 세대 진출 UP

시니어 열풍과 함께 은퇴 후 새로운 직업을 찾는 실버 세대와 그런 실버 세대를 적극 고용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CU, GS25 등 편의점에서 시니어 스태프, 시니어 인턴 등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 맥도날드도 시니어 크루를 채용해 운영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의 경우 택배 차량이 아파트까지 택배를 싣고 오면 실버 세대 노동자들이 직접 가정 앞까지 택배를 배송하는 ‘실버택배’ 시스템을 운영하는데 2013년에 시작해 현재는 170개 거점에서 1300여개의 노인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실버택배 사례는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이 발표한 세상을 바꾸는 혁신기업 50에 선정되었으며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 우수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실버 세대의 사회 재진출은 광고업계에도 이어졌다. 젊은 스타들이 독점하던 홈쇼핑, 패스트푸드, 패션 광고에 실버 세대 모델들이 출연하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이들이 출연한 광고가 대박을 치면서 실제 기업들에도 좋은 영향을 가져왔고 그로 인해 실버 세대가 출연한 광고는 더욱 많아지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예로는 최근 ‘할담비’로 이슈가 된 지병수 씨가 출연한 롯데홈쇼핑 유료 멤버십 광고가 있다. 또 일명 버거킹 사딸라 광고로 불리는 패스트푸드 브랜드 광고에 출연한 배우 김영철 씨도 인기를 끌고 있다. 카스, KT 광고 등에 출연한 모델 김칠두 씨도 점점 많은 광고에 출연하고 있다.

실버 세대 변화 반기는 자녀와 젊은 세대

김동배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실버 세대를 둘러싼 이러한 변화에 대해 “사회 분위기 상 ‘노인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라는 전통적 규범이 해제되면서 누구 눈치 안 보고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면서 개성 있게 살려는 노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녀 입장에선 늦게라도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즐겁게 살고자 하는 자신의 바람을 부모의 모습에 투영하기 때문에 부모의 도전을 지지하고 격려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기업들이 실버 세대를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상품의 광고에까지 내세우는 것에 대해선 “전통적인 ‘노인’ 규범에서 벗어나 밝고 즐겁게 살려는 실버 세대가 늘어나고, 젊은 세대는 ‘꽃보다 할배’, ‘윤식당’ 같은 방송 프로그램이나 ‘할담비’, ‘막례쓰’ 등의 실버 컨텐츠를 보면서 기존과 달리 밝고 즐거운 실버 세대의 이미지에 호감을 가지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냅타임

[공태영, 정성광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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