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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돌이’는 어떻게 치킨 2만 개를 팔았을까

처갓집양념치킨 마스코트 '처돌이' 인형
SNS상에서 큰 인기... ‘프리미엄 값’ 붙어 거래
우려 시각도 존재... “육식 희화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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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처갓집양념치킨 공식 홈페이지) 처갓집양념치킨에서는 지난 5일 ‘처돌이’ 증정 이벤트를 진행했다.

처갓집양념치킨(이하 처갓집)은 지난 5일 가정의 달 기념으로 ‘화이트 치킨‘ 구매고객에게 처갓집 마스코트 인형 ‘처돌이’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처돌이’는 ‘처갓집‘+‘~돌이’를 합친 단어로, 앞치마를 두른 닭 모양 인형이다.

처돌이 인형 증정 이벤트는 2016년에도 시행된 적 있지만, 당시에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러다가 한 블로거가 처갓집 치킨 후기를 올리며 “처갓집 치킨맛은 처 돌았지만 처돌이는 처돌지 않았다고 해요”라는 말을 쓴 것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며 ‘처돌이’라는 단어가 유행어가 됐다. 이후 많은 누리꾼들이 인형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고, 처갓집 측에서는 인형 증정 이벤트를 다시 진행했다.

누리꾼들의 인기에 힘입어 진행된 처돌이 인형 증정 프로모션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프로모션 첫날 총 2만 개의 수량 중 1차 매장 출고분이 전량 품절됐다. 이에 처갓집양념치킨은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2차 입고분을 매장에 공급할 예정”이라며 공지를 올렸다. 2차 입고분은 5월 9일에서 10일경부터 공급됐다. 2차 증정 이벤트 역시 성공적이었다. 많은 누리꾼이 자신들의 지역에서 인형이 모두 소진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들이 좋아하는 ‘B급 감성’과 ‘레트로 감성’이 잘 맞물려 해당 마스코트가 인기를 얻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를 통해 화제가 된 유행어가 급격하게 확장되며 인기를 얻게 됐다는 특징이 있다”고 진단했다.

SNS상에서 큰 인기… ‘프리미엄 값붙어 거래

(사진=SNS ‘처돌이’ 검색결과)

SNS에 ‘처돌이’를 검색하면 수많은 인증샷을 찾아볼 수 있다. 사람들은 “치킨도 맛있는데 처돌이가 귀엽다”며 배달전문점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인증샷과 함께 “처돌이를 시켰는데 치킨이 왔다”며 주 상품인 치킨이 아니라 증정상품인 ‘처돌이’를 가지고 싶어서 치킨을 시켰다는 글을 올렸다.

(사진=중고거래 사이트 검색결과) 많은 누리꾼이 ‘처돌이 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처돌이 양도를 찾는 글도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집 근처에는 인형이 전부 소진돼 구할 수가 없었다”며 구매희망 글을 올렸다. 치킨을 사면 증정해주는 처돌이 인형은 많게는 만 원에까지 거래되고 있었다.

대학생 이지우(25·가명·여) 씨는 “처돌이 증정 이벤트를 뒤늦게 알게 돼 동네 처갓집에 전화했지만 재고가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지우 씨는 “처돌이 인형은 ‘한정판’이라는 느낌이 있어서 구하고 싶은 마음에 중고거래 사이트에도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김시은(21·가명·여) 씨는 “처돌이 인형이 한 가지가 아니라 앞치마 색깔도 여러 가지고, ‘라이더 처돌이’, ‘요리사 처돌이’와 같이 다양한 종류들이 있어서 갖고 싶은 심리가 더해진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는 빨간 앞치마를 한 처돌이 인형이 가장 가지고 싶다”고 얘기했다.

임명호 교수는 “복고풍의 촌스러운 모양이지만, 오히려 통속적이고 유머러스한 처돌이가 젊은 층의 코드와 잘 맞물린 것 같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또한 “젊은 층들이 상대방 혹은 자기 자신에게 자조적으로 쓰는 ‘처 돌다’라는 통속적인 말과 처돌이의 어감이 유사한 것도 인기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처돌이 열풍우려 시각도 존재… “육식 희화화 문제

이렇게 처돌이는 처갓집양념치킨의 ‘황금알 낳는 닭’이 됐다. 그러나 처돌이의 인기에 대해 걱정을 드러내는 입장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처돌이 열풍’이 고기를 먹는 것을 재미로 소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할 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 누리꾼은 “닭 인형을 귀여워하면서 닭을 먹는 게 조금 모순적으로 느껴진다”며 자신 또한 처돌이가 귀엽다고 생각하고 치킨을 좋아하지만 “처돌이가 인기를 끌고 있는 현상이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1인 1닭’이라든지 ‘치믈리에’ 따위 말과 같이 처돌이 열풍 또한 육식이 흥미 위주로 이뤄지는 걸 보여주는 것 같다”며 “인형은 귀엽지만 씁쓸하게 느껴진다”고 얘기했다.

비건 채식주의자 정야곱(26·가명)씨는 “‘처돌이’라는 이름이 SNS상에서 유행하게 된 뒤로 일종의 밈(meme: 유행어)처럼 사용하는데 끔찍하다”고 말했다. 정야곱 씨는 “동물을 죽여서 판매하는 곳에서 동물 이미지를 이용해 마케팅에 이용하는 게 모순적으로 느껴진다”라며 “결국 동물을 착취하는 또 다른 방법 같다”고 말했다.

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상임이사는 이러한 마케팅에 대해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전 이사는 이런 마케팅으로 인해 “고기가 필요해서 먹는다기보다는 단순히 재미로 육류를 소비하게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전진경 이사는 “우리나라 육계농장이 몇십 개밖에 되지 않고 그 중 대다수는 상당히 열악한 환경에서 큰다”며 “닭으로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어린 시절에 도살돼 치킨이 되는 건데 이를 희화화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 이사는 “치킨이 식품으로서 필요한 만큼만 소비돼야 한다”며 “불필요한 소비를 조장하는 마케팅은 잘못됐다”라고 말했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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