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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어디서 타죠?" 서울시에 물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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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릉이 이용자 70%가량은 2030세대다. (사진=이미지 투데이)[/caption]

'자전거는 고라니처럼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른다.' 인터넷상에서는 종종 자전거족을 비하하는 표현이 올라온다. 국내 자전거 이용자 수는 1340만(만 12세 이상에서 69세 이하, 월 1회 이상 이용) 명에 달하지만, 이들을 대하는 시선에는 날이 서 있다.

하지만 이용자의 문제라고 보기만은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용자의 약 70%가 2030세대인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는 도입 첫해 11만 3000여명이 이용했다. 2년 만인 2017년에는 연간 503만명으로 늘어났다. 그에 반해 2018년의 서울시 자전거 도로는 총 916km로 2008년보다 187.2km 증가했다. 매년 19km씩 증가한 셈이다. 최근 5년간 자전거 도로 증가율은 평균 6%에 불과하다. 

자전거 이용자 수는 빠르게 증가하는 만큼 그에 맞는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시 공공자전거(따릉이) 정책의 평가 및 개선방안 연구(2017)'에 따르면, 공공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자전거 도로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35.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갈 곳 없는 '자전거족'

"인도에서 타면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도로에서 타면 위험하게 왜 도로로 나오냐고 해요." 과외 알바를 마치고 종종 집까지 자전거를 타고 돌아간다는 김성호(가명, 26) 씨의 말이다. 그는 "자전거 우선도로여도 차들이 개의치 않고 지나가 도로 바깥으로 밀려나게 되는데, 움푹 패인 울퉁불퉁한 가장자리에서 타게 되면 핸들 조작도 어렵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주 3회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이용하는 이정진(23) 씨도 비슷한 고민을 털어놨다. "자전거 도로가 자주 끊겨있는 경우가 많아 이용하기 불편해요. 도로가 너무 좁아 왼쪽에는 차가 지나가고 오른쪽에는 장애물이 시야를 가려서 항상 긴장하면서 탑니다."

자전거 도로는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된다. 자전거만 통행할 수 있도록 차도 및 보도와 분리 설치된 ▲자전거전용도로, 자전거와 보행자가 함께 통행할 수 있는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 차도의 일정 부분을 자전거가 통행할 수 있도록 만든 ▲자전거 전용차로, 도로의 일부 구간 및 차로에 자전거와 차가 함께 다니도록 노면표지를 한 ▲자전거 우선도로가 있다.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에는 보행자와 상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사진=서울시 교통본부 '자전거이용시설 설치 기준')


서울시는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는 '보행자와 상충'할 수 있고 자전거 전용차로에서는 '차량 간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확대되는 편이 바람직하지만 자전거 전용도로는 138.8km로 전체의 15%에 불과하다. 보행자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은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는 전체의 63.3%에 해당한다.

지워진 표지... 제기능 못하는 자전거 우선도로

특히나 자전거 우선도로는 자전거가 우선되지 않는 '빛 좋은 개살구'다. 스냅타임이 따릉이 대여소가 있는 서대문역 8번 출구에서 자전거 우선도로를 찾아보았다. 도로 일부 구간에서 자전거와 차가 함께 다닐 수 있도록 만든 자전거 우선도로는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했다.

일부 도로의 표지는 벗겨진 채 방치되어 있었고 차들은 표지를 신경 쓰지 않는 듯 빠른 속도로 그 위를 지나갔다. 2030 자전거족은 자전거 우선도로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성호(26) 씨는 "그냥 차도에 자전거가 다닐 수 있다는 표지만 붙여놓은 것과 무엇이 다르냐"면서 "이렇게 되면 차 사이에 껴서 너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이데일리)


김현명 명지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서울은 보행량이 많은 공간에 자전거도로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 자체가 작다"라며 "무작정 확충하기보다는 이용자 접근이 편하고 자전거가 적합한 지역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편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만족스러운 이용자 경험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자전거 이용량을 분석해 적절한 곳에 공공자전거를 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자전거정책과는 "올해 자전거 전용도로와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를 14.9km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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