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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무지개로 물든 서울광장..선정적이고 문란하다고?

1일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
성소수자들 "1년의 단 하루 온전히 나다워질 수 있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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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날 반대하셔 봤자 어차피 안 바뀌니 더운데 고생하지 마시고 집에 들어가서 편히 쉬세요.” 20주년을 맞은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만난 김겨울 트랜스해방전선 대표는 퀴어문화축제반대 세력들에게 단호히 말했다.

지난 1일 서울광장은 오색빛깔 찬란한 무지개로 물들었다. 물론 이들의 다양한 색깔에 부득부득 먹칠하려는 세력들도 팽팽하게 맞섰다. 올해로 스무해를 맞은 서울퀴어문화축제는 한국사회에 성소수자들의 자긍심과 그들이 우리 사회의 한 일원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공개문화행사다. 20년 전 ‘제 1회 퀴어문화 축제 무지개2000’으로 시작해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퀴어퍼레이드의 무지개 행렬 (사진=스냅타임)

‘선정성’, ‘문란함’ 언제적 이야기? 

1일 오후 2시 서울퀴어문화축제 서울광장에 첫 발을 들이면 여기저기 흩날리는 무지개들이 눈에 띈다. 퀴어문화축제를 항상 쫓아다니는 오명인 ‘선정성’, ‘문란함’은 눈을 씻고 찾아볼 수가 없었다.  20여년간 시간이 흐르면서 이미 하나의 문화축제로 자리 잡은 듯 하다. 그저 1년 중 단 하루 자신을 당당히 드러낸 사람들로 가득했을 뿐이다.

올해 처음으로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서강대 박사랑(24) 씨는 “퀴어문화축제 깃발 행진을 두고 각 대학교마다 서로 입장차가 달라 논란이 많았다”며 “퀴어문화축제가 예전부터 선정적이고 문란하다고 비판했지만 직접 와보니 전혀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룹 마마무 팬들이 환하게웃고 있다. (사진=스냅타임)

광장에는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펄럭이는 수많은 깃발 중 눈에 띄는 깃발이 하나 있었다. 그룹 마마무 팬클럽의 상징인 ‘무’를 단 깃발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마마무 팬 A 씨는 ” ‘덕질’을 열심히 하다 보니 주변에 함께 ‘덕질’을 함께 하시는 분 중 성소수자들이 많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처음에는 정말 농담 식으로 퀴어퍼레이드 참여를 제안을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동참을 해주셨다”며 “저희 마마무 팬클럽이 최초로 시작하긴 했지만 지금은 정말 다양한 팬클럽에서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고 있어 든든함을 느끼기도 한다”고 밝혔다.

무지개색 망토를 두르고 2개의 무지개 깃발을 꽂은 모자를 쓰고 있는 고금 스님의 모습 (사진=스냅타임)

광장 중심부로 들어가자  ‘차별 없는 세상, 우리가 부처님’이 쓰인 연꽃 모양의 부채를 나눠주는 스님들도 만날 수 있었다. 길 하나를 두고 건너편에선 동성애 반대를 목 놓아 외치고 있는데 조계종 스님들은 무지개 물결과 함께 그들을 묵묵히 응원하고 계셨다.

무지개 망토를 두른 고금 스님은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누구나 다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추구하는 것을 응원하기 때문에 퀴어문화축제와 뜻을 같이 한다”며 “그들 입장에서 보면 우리가 다르지만 반대로 우리 입장에서는 그들이 다른 것이니 다름을 서로 이해해주고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소수자 부모모임 활동가분들 (사진=스냅타임)

성소수자 부모들, “직접 와보면 달라질 것”

이어 만난 성소수자 부모모임의 활동가들은 스냅타임을 따뜻하게 맞아줬다. 성소수자 부모모임 활동가 하늘(활동명)은 서울퀴어문화축제에 대해 “저에게는 정말 큰 의미로 다가오는데 개인적으로는 벌써 5년째 참여하고 있다”라며 “매해 이날이 가장 기쁜 날인데 점점 해가 지날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활동가 지인(활동명)은 “퀴어축제를 다른 말로 하면 프라이드 퍼레이드라고 한다”며 “1년에 단 하루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자신을 드러내는 그런 뜻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 축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사실 저도 우리 아이가 커밍아웃하기 전에는 이런 축제가 있는지도 관심조차 없었다”며 “이러한 축제는 꼭 필요한 것이니 모두가 축제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한 번만이라도 와보시면 전혀 문란하지 않다는 것과 성소수자들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성소수자 부모모임 활동가들은 성소수자 반대 세력들에 대해 무작정 비난하는 것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하늘은 “성소수자를 알려고 하는 노력을 기울여주신다면 분명히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지인은 퀴어축제에 어린아이를 데리고 온 외국인 부모에게 퀴어축제 참여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 답변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외국인 부모는 아이가 나중에 그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 사람이 됐으면 해서 데리고 왔다며 그날의 일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외국인들은 “전 세계에 정말 많은 곳에서 퀴어문화축제를 하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혐오세력이 축제를 방해하는 일은 본 적이 없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스냅타임이 만난 동성애 반대 피켓 시위를 하고 있는 황도성 선교단체 간사(26) (사진=스냅타임)

축제 내내 진행된 방해 소리

퀴어문화축제가 진행되는 동안 서울광장 양옆에서는 축제를 방해하기 위한 성소수자 혐오의 목소리와 찬송가가 흘러나왔다. 성소수자 반대 피켓을 들고있는 황도성 선교단체 간사는 “자신이 누군지 잘 들여다보면 자연스럽게 하느님의 창조 섭리인 이성애자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소수자 한아름씨는 “이성애자 중심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저는 제 정체성을 인지하기까지 저를 들여다보는 일을 수도 없이 했다”며 “성별 정체성과 성적지향은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니 그냥 다름을 인정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시청역 6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받았던 진분홍빛 성소수자반대단체 부채(사진=스냅타임)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시청역 6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이 축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진분홍빛 부채와 호루라기를 나눠주는데 여념이 없었다. 이들은 동성애 반대를 외치며 진분홍빛 부채를 흔들어 보였다.

하지만 그 진분홍색은 그다지 눈에 띄지 못했다. 진분홍색의 부채를 아무리 흔들어 봐도 무지갯빛의 당당하고 자유로운 행렬을 지워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성소수자들은 그저 존재하는 사람들이기에 그 존재를 지워낼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스냅타임 [글: 김정은 영상: 공지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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