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침해소! 청춘뉘우스~

“장애인 보고 울컥해서 3만원 적선?” 네티즌 분노

포털사이트에 수어보고 울컥해서 3만 원 주고 왔다는 글 게시
SNS상에 이 글에 대한 비판 이어져
장애인권단체, 주고싶은 도움 강요하는 것은 일방적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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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웹툰 ‘복학왕’일부. 청각장애인을 희화화한다는 이유로 웹툰 작가 기안84는 많은 비판을 받았고 사과문을 게시했다.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극구 거절하는데도 돈을 준다니. 청각장애인이라고 다 돈 없는 것 아니고 남이 적선해주는 돈을 받아야만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 글보고 굉장히 기분 나빴어요”

지난 6일 저녁 한 포털 사이트에 청각장애인과 관련된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순식간에 퍼져 많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글쓴이는 버스에서 청각장애인을 봤다고 시작한 글에서 두 사람이 수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을 보고 울컥해서 3만 원씩 주고 왔다는 글을 게시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청각장애인들은 극구 돈을 거절했지만 착한 일을 한 거라며 흐뭇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글은 9일 밤 11시 기준 3만 8000여명이 조회했고 이 글은 여러 SNS에 공유되어 수많은 네티즌들의 비판을 받았다. 청각장애인과 수어는 불쌍한 일이 아니고 이들에게 시혜적 시선을 가지고 돈을 주는 행위는 오히려 청각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는 말이었다.

(사진=네이트 톡톡 캡쳐) 해당 게시글은 청각장애인에 대한 시혜적 시선을 드러낸다는 이유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언어가 다를 뿐 같은 사람이다

청각장애인에 대한 혐오와 편견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유명 웹툰 작가인 기안84가 본인의 웹툰인 ‘복학왕’에서 청각장애인을 희화화하여 많은 비판을 받았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공식사과를 요구했고 기안84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기안84의 웹툰이 많은 비판을 받은 이유는 청각장애인으로 묘사한 인물이 속으로 생각하는 부분까지 어눌하게 그렸기 때문이다. 이는 청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고 청각장애인을 희화화한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대학생 이로운(가명·23) 씨는 “기안84 웹툰에 표현된 장애인 혐오를 보고 느낀 감정을 위에 글을 보고 똑같이 느꼈다”며 “장애인을 희화화해서 소비하는 것도 당연히 문제지만 자기만족을 위해 동정하는 것 역시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 짓는 차별행위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대학생 김한별(가명·25) 씨도 “저도 청각장애인인데 청인들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듯 농인들도 수어를 통해 소통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저 대화를 할 뿐인데 그 대화를 불쌍하게 바라보고 특별한 의미부여를 하지 말아달라”라고 말했다.

(사진=트위터 캡쳐) 네티즌 반응

꼴 보기 싫다, 사회 분위기 탓이다네티즌 갑론을박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SNS상에서도 많은 네티즌들이 의견을 표명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그분들이 돈을 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본인 같으면 기분이 더러울 것 같다”며 “울컥해서 돈 준 자기만족에 취해서 글을 올린 것 같아 꼴 보기 싫다”라고 트위터에 글을 게시했다. 이 트윗은 10일 오전 10시 기준 8800여 명이 리트윗했다.

“동정받는 기분이 뭔지 아냐”, “옷이 허름하고 냄새나는 건 비장애인도 그런 사람이 많은데 비장애인이 안 씻으면 그냥 안 씻은 사람이고 청각장애인이 안 씻으면 동정받아야 마땅한 사람이냐” 등의 반응도 있었다.

반면 책임은 장애인을 불쌍한 존재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 탓이지 글을 올린 10대 학생을 탓해선 안 된다는 반응도 있었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청인 학생이 많이 욕을 먹던데 잘잘못은 사회 분위기에서 따져야 한다”며 “그만큼 교육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사진=트위터 캡쳐) 네티즌 반응

주고 싶은 도움을 강요하는 것은 매우 일방적인 관계

이에 대해 김효진 장애여성네트워크 대표는 “그것이 악한 의도가 아니고 선의일지라도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수어를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불쌍한 존재로 보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알아보지 않고 돈이 없는 사람 취급을 한 것”이라며 “당사자 입장에서 구걸을 한 것도 아니고 대화만 하고 있었을 뿐인데 매우 일방적인 관계로 느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이러한 사례가 청각장애인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다양한 장애인들에게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휠체어 장애인이 지하철을 타면 열심히 사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500원, 1000원을 쥐어주는 사람들도 있다”며 “이러한 현상들은 장애인은 무조건 본인보다 못할 것이라는 편견에서 나오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분명히 차별은 존재하지만 모든 장애인이 남에게 손을 벌리고 사는 것은 아니다”며 “이는 그저 자신의 우월함을 확인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또 “정말 도움이 되고 싶다면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맺고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사회적인 시혜적 시선을 무비판적으로 답습해 본인이 주고 싶은 도움을 강요하는 것은 아무리 선의라고 할지라도 옳다고 할 수는 없기에 우리는 더욱 민감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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