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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돼 북한에 학교 세우는 게 평생의 꿈” (영상)

[인터뷰] 여명학교 이심일(가명·35) 교사
탈북민 졸업생에서 정규교사로
통일 후 북한에 학교 설립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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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까지 총 3만 2476명의 북한이탈주민이 대한민국에 입국해 살아가고 있다. 남북하나재단에서 발표한 탈북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8년 탈북청소년 연령은 ‘고등연령’이 52.7%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들의 재북 시 최종학력은 ‘소학교’가 72.6%로 가장 높았다. 북한이탈주민 중에서는 정규교육 과정을 제대로 끝내지 못한 채 한국으로 온 경우가 많았다.

‘여명학교’는 이런 탈북청소년들을 위해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는 북한이탈주민 대안학교다. 여명학교는 북한 이탈 청소년들을 민주시민이자 전문가로 성장시키겠다는 이념하에 2004년 설립돼 2010년 서울특별시 교육청으로부터 고등학교 과정 대안학교 학력인가를 받았다.

스냅타임이 여명학교 졸업생 최초로 여명학교로 돌아와 올해 3월부터 정규교사가 된 이심일(가명·35) 교사를 만나 졸업생, 교사로서 여명학교에서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졸업생에서 교사까지… 여명학교의 과거와 현재

이심일 교사는 2008년 한국에 와 여명학교에 입학했다. 여명학교 졸업생 중 대학교 졸업 후 교육대학원을 가거나 임용고시를 거쳐 교사로 일하고 있는 학생들은 있지만 여명학교 교사로 돌아온 경우는 이 교사가 처음이다.

북한에서 ‘꽃제비(일정한 거주지 없이 떠돌아다니는 북한의 아이들)’였다던 이심일 교사는 북한에서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온갖 힘든 경험을 겪어온 이심일 교사는 여명학교에 와서 탈북청소년들을 위해 헌신하는 다른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렇게 교육대학원에 합격해 2016년부터는 여명학교에서 인턴교사로 3년 동안 경험을 쌓았다. 올해 3월부터 여명학교 교사가 된 이 씨는 중학교 검정고시반 담임을 맡았다. 지난 4월에 해당 반 학생들 모두가 검정고시에 합격해 현재는 사회과목 교사로 재직 중이다.

이심일 교사는 재학 당시 여명학교와 지금 모습의 차이에 대해 “전반적으로 학생 수도 늘고 2010년 학력인가를 받은 이후에 교육방법이나 교육내용들이 체계화되고 보완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사 재학 당시는 학력인가가 나지 않아 많은 수업이 검정고시 준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현재 여명학교는 교양과목 등 학생들이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거나 대학에 진학이나 취업 등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과 활동들로 채워져 있다. 이 교사는 또 다른 차이점으로 “예전에는 순수 북한이 고향인 학생들만 있었다면 지금은 중국에서 태어난 탈북민 2세들이나 탈북 과정에서 발생한 자녀들도 한국에 와서 공부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탈북민 대안학교의 역할은 완충과 보호

2004년 설립된 여명학교는 2010년 서울특별시 교육청으로부터 고등학교 과정 학력인가를 받은 북한이탈청소년 대안학교다. (사진=스냅타임)

이심일 교사는 한국사회에서 적응하는 데 완충 역할을 하는 것이 대안학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 교사는 “준비 없이 바로 일반학교에 보내면 문화차이 등으로 적응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안학교는 이런 학생들을 보호해주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습 경쟁률이 상당한 한국 사회에서는 부모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지만 탈북민 부모의 경우 그런 지원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그럴 때 필요한 것이 학생들의 상황을 잘 알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기관이나 일꾼”이라고 설명했다. 대안학교가 이런 기관과 일꾼의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이 이심일 교사의 설명이다.

학생들의 연령대도 다양하다. 이심일 교사도 25살에 여명학교에 와 중학교 검정고시 과정을 듣게 됐다. 이 교사는 “북한에서 공부를 어느 정도 하다 온 친구들은 수업을 따라가는 데 시간이 적게 걸린다면, 고등학교까지 졸업을 하고 왔어도 북한에서 학교생활을 제대로 못 해서 실제 수준은 중학교 1학년도 안 되는 경우도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맞춤형 교육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교사는 “북한에서 누렸던 자유와 한국에서 누렸던 자유는 차원이 다르다”며 “모든 게 컨트롤돼 있는 상황에서만 살다가 모든 것을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니까 막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심일 교사는 특히 청소년의 경우 교육의 시간이 필요한데 자신이 가진 사회적·문화적 자본이 남한 청소년에 비해 확연히 차이가 날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일정 시간 보호와 적응을 도와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실제로 여명학교에서는 통학이 어려운 탈북청소년들을 위해 기숙사를 제공하고, 기본 교과과정 외에도 전문 진로교육기관 협력을 통한 진로수업을 통해 학생의 적성과 소질, 능력에 맞는 진로 지도를 진행하고 있다.

통일되면 북한에 학교 설립이 목표… “이뤄질 거라 믿어”

2019 역사문화탐방에서 여명학교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통일선언문 (사진=스냅타임)

교사가 되자마자 이번 학기 캠프와 수학여행 기획을 맡은 이심일 교사는 “많은 업무량에 대학원 논문을 쓸 때보다 더 체력을 소모했다“고 하면서도 뿌듯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올해 여명학교 수학여행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통일선언문’을 작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교사는 ”큰 기대는 하고 있지 않았는데 학생들이 기대 이상으로 멋진 통일선언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통일선언문 외에도 학교에 학생들이 직접 작성한 시, 직접 그린 포스터들이 붙어 있는데 아이들의 경험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시적 문구나 표현들을 발견할 수 있다“며 ”이들이 탈북가정, 북한, 그리고 한국에서 적응하면서 겪었던 고생과 경험으로 인해 이들만이 표현할 수 있는 귀한 어떤 것이 나오는 것 같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이심일 교사는 ”이런 귀한 모습들이 계속 드러나고 표현될 수 있도록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심일 교사의 꿈은 북한에 학교를 세우는 일이다. 이심일 교사는 “그러기 위해서는 통일이 반드시 돼야 한다”며 통일에 대한 간절함을 보였다. 그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매달 저축을 해 통일비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일 교사는 “현재 한국식 교육이 최선이 아니고, 북한식 교육도 문제가 많다”며 “통일이 되면 남한과 북한을 떠나 새로운 교육 모델이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런 교육 모델을 현장에서 연구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는 남북한 사회가 통합되는 과정에서 혼란은 불가피하다면서 그 혼란을 장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수단 중 하나가 바로 ‘교육’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남북 통합 1세대에는 혼란을 크게 겪기도 하고 갈등도 있겠지만, 2세대를 넘어서서 갈등을 줄일 수 있는 수단을 교육이 담당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심일 교사는 궁극적인 목표인 ‘통일 후 학교 설립‘을 달성하기 위해 여명학교와 대한민국의 교육 현장에서 많은 경험을 쌓을 예정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꽃제비들도 꿈꾸고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 기회가 있다고 알려주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통일이 되면 북한에 학교를 세우는 게 제 목표입니다. 꼭 이뤄질 거라고 생각해요.”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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