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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보수 정권만 빠졌다?

지난 8일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영상
“김, 노 전 대통령 이어서 바로 문재인 대통령”
인용된 보고서 살펴보니 해당 항목은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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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특별전’ 전시장의 모습. (사진=이데일리 DB)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는 지난 8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보수 정권 역사가 사라지고, 문재인 정부 위주로 채워지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냈다. 특히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역사가 빠졌다”고 주장하며 “이런 식으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만든다면 대한민국의 역사를 다룬 곳이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영상 중반인 12분 28초에 발제자는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쏙 빼놓고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로 넘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사회자가 “그 이후의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이 있는데 그것에 대한 서술이 없느냐”고 묻자 “없다”고 답했다. 이어 사회자가 “이거 정말 문제 아니냐”고 발언하자 발제자는 “제대로 문재앙(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하는 용어)”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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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에서 게재한 영상의 일부.(사진=유튜브 갈무리)

영상 속 주장처럼 보수 정권이 빠진 채 문재인 정부로 이어진 전시 구조는 문제가 될까? 전시를 꾸리는 과정에 정말 보수 정권을 빼고 서술했을까? 학술 연구용역 자료를 통해 팩트체크했다.

보수 정권 없다?…항목은 ‘남북교류와 정상회담’

신의한수가 인용한 자료는 사단법인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에서 발표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상설전시실 전시개편 기획』 학술연구용역 최종보고서’다. 이는 역사박물관 상설전시실의 전시 개편을 목적으로 연구됐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빠졌다고 주장한 부분은 보고서 119쪽에 수록된 ‘4) 남북교류와 정상회담’ 항목이다. 이 항목의 전시 구성은 보수 정권이었던 노태우 정부의 북방외교 정책으로 시작해, 남북기본합의서와 남북공동선언으로 이어진다. 전시 소주제는 ▲북방정책과 남북기본합의서 ▲햇볕정책과 남북정상회담 ▲남북협력의 확대로 총 3꼭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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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산책하는 모습.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술용역보고서에도 도보다리 사진이 첨부됐다. (사진=연합뉴스)

신의한수에서 갈무리 화면까지 제시하며 문제 삼았던 것은 ‘연출매체’다. 연출매체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첫 정상회담,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두 번째 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도보다리 회담으로 구성됐다. 전시에 인용한 기사와 사진은 모두 동아일보에서 소장하고 있다.

자료를 살펴보면 신의한수가 주장한 것처럼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빠져있어 “보수 정권을 외면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문제 삼은 보고서 항목은 앞선 보수 정권에서 한 차례도 없었던 ‘정상회담’에 관한 내용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역사에는 북한과 정상회담을 치른 기록이 없다. 즉 해당 전시에 포함될 사료 자체가 없는 셈이다. 심지어 지난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시행된 5.24 조치에 따라 당시 남북교류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영상에서는 ‘4) 남북교류와 정상회담’ 항목이라는 맥락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단순히 보수 정권의 이야기가 빠졌다고만 설명했다. 따라서 정상회담 전시에 보수 정권이 빠진 채 문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것은 신의한수가 주장했던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

연구 끝난 뒤 포함됐다?…1월 21일 발표

발제자는 영상 도입부에서 보고서 표지를 보여주며 “보고서 발표 날짜를 기억해놓으라”고 말했다. 표지 속 날짜는 2018년 1월 21일이었다. 이후 2018년 4월에 열린 남북정상회담이 보고서에 포함됐다고 지적하며 “제출된 보고서에 무언가를 급하게 끼워 넣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상설전시실 전시개편 보고서의 정책 평가 결과서. 보고서 표지와 달리 발표 날짜는 2019년 1월 21일이다. (사진=온-나라 정책연구 갈무리)

보고서는 문재인 정부의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작성된 것일까? 자료를 파악해보니 보고서 발표 날짜는 정상회담으로부터 270일이 지난 2019년 1월 21일이었다. 온-나라 정책연구 시스템 PRISM에 따르면 해당 용역 연구는 지난해 8월 23일부터 지난 2월 18일까지 진행됐다. 정책연구 평가 첨부 자료에서 확인된 평가 보고회 개최 일자도 2019년 1월 21일이었다.

보고서 표지의 날짜는 잘못 기입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함께 올라온 정책연구 평가 자료와 연구 기간을 자세히 살펴보면, 표지의 날짜가 잘못 되었다는 사실을 누구나 파악할 수 있다. 자료를 열람하기 위해 회원가입이나 결제를 거칠 필요도 없다. 따라서 신의한수 주장처럼 보고서를 먼저 발표한 뒤 4월에 남북정상회담 항목을 끼워 넣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보수 정권만 빠졌다?…전혀 사실 아님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바로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이 등장한다”면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쏙 빠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시 연구를 맡았던 역사문화콘텐츠연구소의 보고서를 파악해보니, 신의한수가 문제 삼은 부분은 ‘정상회담’ 항목이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보수 정권이어서 빠진 것이 아니라, 재임 중 남북정상회담을 한 차례도 치르지 않아 수록될 내용 자체가 없다. 그러나 발제자와 사회자 모두 ‘정상회담 전시 항목’이라는 맥락을 언급하지 않았다.

팩트체크 결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관한 내용만 빠졌다는 신의한수의 주장을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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