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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VS 서강대 저작권 갈등... '잡대', '유사대학' 비하 발언까지

지난 19일 서울대 총학에서 서강대 총학이 저작권법을 위반했다며 게시글을 올렸지만 해당 내용이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사진=서울대학교 홈페이지)


지난 19일 서울대 총학생회 페이지에는 '서강대학교 총학생회는 저작권 침해 행위에 대해 사과하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후에는 저작권 침해 행위 비판을 넘어 각 학교 학생 간 비하와 조롱까지 오가면서 서울대와 서강대 학생 사회 사이 갈등에 불이 붙었다. 또 서강대 총학생회가 저작권 침해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서강대 학생들의 공분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서울대 부총학생회장 김 씨는 서울대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에 “서울대학교 총학생회는 서강대학교 총학생회 단위에서 귀 학생회 페이지에 기말고사 간식사업 게시물의 홍보 이미지가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의 간식사업 홍보 이미지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을 파악했다”며 글을 올렸다.

왼쪽이 서울대 총학생회 간식 사업 포스터, 오른쪽은 서강대 총학생회 간식 사업 포스터다. (이미지=각 학교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실제로 서울대 총학생회 간식 사업 홍보 포스터와 서강대 총학생회 간식 사업 홍보 포스터는 틀린 그림 찾기 수준으로 비슷한 디자인이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두 홍보 이미지는 글자의 폰트와 내용을 제외하고 전체적인 색감과 구도, 배치 등이 모두 정확히 일치한다”며 “이는 명백한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대 총학생회와 총학생회 중앙집행위원회, 해당 창작자는 서강대 총학생회로부터 해당 저작물 사용에 대한 연락을 그 어떠한 소통 창구로부터도 전달받은 바가 없다”며 “서강대 총학생회가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한 간식사업 홍보 이미지는 서울대 총학생회의 구성원이 창작한 저작물을 창작자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도용한 것이며, 서울대 총학생회는 해당 저작권법 위반 행위”라며 유감을 표했다.

서강대 총학, 빠르게 사과문 개제

이 게시글을 본 서강대 학생이 “총학생회의 빠른 사과와 대처가 필요할 것 같다”는 글을 서강대 페이스북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서강대 학생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해당 글을 확인한 서강대 학생들은 댓글로 “정말 창피하다”, “빠른 사과가 시급해 보인다”, “정말 부끄러워 몸 둘 바를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며 서강대 총학생회의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서강대 학생회는 발 빠르게 페이스북 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서강대 학생회는 “6월 18일 서강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지를 통해 게시한 간식사업 게시물에 올라간 홍보 포스터가 6월 6일 서울대 총학생회에서 게시만 간식사업 홍보 포스터를 표절하여 제작됐다”며 “저작권 침해 관련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죄송하다”고 했다. 해당 포스터는 서강대 총학생회 페이지에서 즉각 삭제 조치 됐다.

서강대생들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도 이어졌다. (이미지=페이스북 갈무리)


'문제의 포스터', 서울대 총학이 만든 것 아냐

하지만 논란의 과정에서 저작권 침해 비판을 넘어서 일부 서울대생들이 서강대를 무시하는 발언을 하며 본격적인 갈등의 방아쇠를 당겼다. 일부 서울대생들이 서강대 학생을 향해 ‘잡대’, ‘유사대학’이라고 표현하며 서강대를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발언을 서슴없이 했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대 총학생회 간식 사업 포스터 또한 서울대에서 직접 제작한 것이 아닌 오픈소스 템플릿을 가져다 사용한 것이 밝혀지면서 서울대를 향한 비판은 더욱 날이 섰다. 학생들은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을 뿐더러 서울대 총학생회의 섣부른 공론화는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서강대를 다니고 있는 김민희(가명·25) 씨는 "서울대 총학이 처음에 서강대 총학에게 사과문을 요구할 때 마치 자신들이 템플릿을 직접 만든 것처럼 이야기하며 출처 표시는 전혀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알고 보니 이들이 직접 만든 것이 아닌 돈을 내면 유료로 사용할 수 있는 템플릿을 이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강대 학생 P 씨는 “서울대 총학생회는 학생사회를 대표하는 위치에서의 공개적, 공식적 문제 제기가 갖는 무게감과 파급력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저작권 침해’라는 실정법 위반 행위에 대해 서울대 총학생회는 공식적인 방법으로 문제 제기를 했는데 꼭 총학생회 간 의사소통이 공개적일 필요는 없었으며 그럼에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지적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댓글을 남겨 21일 기준 898명의 공감을 받았다.

서강대 학생들은 서울대 총학과 일부 서울대생들의 행동에 대해 비판했다. (이미지=서울대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학생들, 서울대 총학의 섣부른 공론화 지적

공론화 이후 서울대 총학생회에서 발표한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및 서강대학교 총학생회 포스터 관련 사태에 대한 입장’에 대한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서강대 학생 K 씨는 서울대 총학생회 입장에 대해 “제대로 사실관계 확인도 안 하고 공론화를 시켜서 공적인 장에서 타 학교를 매도하고 ‘미처’ 사전에 검토하지 못한 법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사과하면 끝이냐”며 “유감만을 표현하신 상대 교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과 비하발언은 더욱 삼가시고 조심하셔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선민의식은 정말 위험하고 지양해야 할 사고방식”이라며 “학벌을 기반으로 한 암묵적인 서열화가 일상화된 대한민국에서 특히나 많은 국민의 선망의 대상인 명문 국립대학 구성원들이라면 더더욱 조심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강대 총학생회는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서강대 총학생회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위해 서울대의 저작권 침해 지적에 대해 법률적인 조언을 받았으며 자문을 통해 문제가 없음을 밝힌다”며 “따라서 서울대 총학 측에 작성한 사과 요구문 중 실정법 위한 행위라는 확정적 언사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와 별개로 서강대 전체를 과도하게 조롱하는 발언이 상당수 있어 많은 서강대 학우들이 크게 불쾌감을 느끼고 있어 발언자들에게 매우 유감을 표한다”며 “서강대 학생사회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문제가 되는 발언들을 서울대 인권센터에 신고하는 등의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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