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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을 바라보는 청년층의 상반된 시각, 왜?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개봉 뒤 끊임없이 화제를 낳고 있다.  특히 2030 청년들 사이에서는 이 영화를 통해 봉 감독이 이야기하려 하는 메시지와 현실이 무엇이었는지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마다의 해석과 감상평을 올리는가 하면, 특정 장면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지를 둔 갑론을박도 이루어진다. 스냅타임이 영화 <기생충>을 여러 시각으로 바라보는 청년들을 만났다.

현실을 은유한 영화를 탐미하다

정상민(가명·24) 씨는 영화를 보고 난 직후 여러 블로그에서 후기와 감상평을 찾아봤다. 집에 와서는 2시간가량 해석 영상이나 키워드, 비하인드를 찾아보고 칸에서 한 감독 인터뷰나 기자회견 내용까지 탐독했다. 그는 “선과 악으로 구분 지어진 영화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리뷰를 찾아보며 영화에 대한 호감도가 올랐다”고 말했다.

민유진(가명·24) 씨는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영화”라고 표현했다. 그는 “한 가족이 우연한 계기로 다른 가족에게 잠입하는 이야기가 현실적이지는 않”지만 “특정 요소에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대사를 넣어 몰입감이 컸다”고 말했다. 특히 “‘지하철 냄새’라는 대사가 나오는 순간 대부분의 관객이 내가 어느 가족에게 더 가까운지를 깨닫게 되는 것 같다”며 영화가 그리고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에 집중도가 높았다고 답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작품의 장면마다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는데 열을 올렸다. 유튜브에서 영화의 숨겨진 의미를 분석하는 영상은 단일영상 하나가 105만 조회 수를 넘기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이 ‘봉테일’이라고 불리는 만큼 영화를 다시 보는 사람도 많았다. 영화를 두 번 관람한 성승연(가명·25) 씨는 “상징적 의미라던지 미장센에서는 완성도가 높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디테일을 살리느라 놓쳐버린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성씨는 “연출에 대한 욕망이 여성 캐릭터를 타자화하거나 편견을 강화한 측면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라고 의견을 더했다.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작품 안의 여성혐오 요소는 불편, 가난을 전시하는데 그쳐”

강서은(가명·23) 씨는 자신의 냄새를 맡는 캐릭터를 보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기검열이나 자기혐오를 불러올 위험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영화 안에서 계급갈등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고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다’는 메시지를 강화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인터뷰를 보면서 감독이 여성인권이나 동물권에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딱 경제적 하층민을 온전히 이해하고 부조리를 밝힌다는 게 모순적으로 느꼈어요.”

강씨는 감독의 여성 혐오 논란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봉준호 감독은 과거 인터뷰에서 터널을 여성의 ‘성기’에 비유해 문제점으로 지적받았다. 또 영화 때문에 예민해져 “밖에 나가서 고양이를 죽일까”라고 말한 인터뷰가 논란을 낳았다.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민감해진 청년이 '해석의 자유'가 높은 작품 만나

김시은(가명·26) 씨는 “지금의 청년들이 불의에 민감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제는 빈부격차를 그냥 재현하는 일은 큰 의미가 없다”면서 “영화가 재현에 그치는지, 현실을 고발하는지 의견이 갈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편으로는 젠더 감수성이 과거보다 더 커졌기 때문에 감독의 과거 발언을 문제시 삼고 영화도 더 예민하게 바라보게 됐다”고 밝혔다.

영화의 호불호를 떠나 청년층의 다양한 시각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으로 공론화되고 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영화를 다양한 시선에서 바라보는 현상은 긍정적”이라면서 “봉준호 감독이 명확한 뜻을 나타내기 보다는 상징을 사용하기 때문에 여러 해석이 가능하도록 작품을 만들어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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