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침해소! 청춘뉘우스~

‘궁극의 미니멀리스트’ 박건우 작가를 만나다

호기심 많은 소년이 '미니멀유목민'이 되기까지
버킷리스트였던 유튜브 "보람과 책임감 느껴"
"20대는 최고의 나이, 하고 싶은 거 다 하길"
구독자에겐 "똑같은 인간으로 생각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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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미니멀유목민’ 채널을 운영하는 박건우 작가의 모습. (사진=유튜브 ‘미니멀유목민’ 영상 캡처) 

 

 

요즘 ‘궁극의 미니멀라이프’로 핫한 한 남자가 있다.  단순히 안 쓰고 안 입는 옷을 정리하는 게 아니라 최소한 필요한 것만 빼고 다 버리는 그는 ‘진짜’다. 옷장, 냉장고도 없고 샴푸, 치약도 쓰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두 권의 책을 쓴 여행 작가이자 호화 크루즈 인솔자, 유튜브 채널 ‘미니멀유목민’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터다. 그의 이름은 박건우. 심상치 않은 이력에 호기심이 생겼다.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그를 만나보고 싶었다.

 

이른 더위가 시작된 7월의 평일 오후. 벙거지 모자에 초록 가디건을 걸친 패피(패션피플) 같은 모습으로 그가 나타났다. 유튜브 영상 속 검정 의상의 홀리(holy)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조금은 딱딱하고 무표정한 영상 속 모습과 달리 그는 세상 편하고 유쾌한 성격이다.  인터뷰 내내 “20대는 마음껏 하고 싶은 걸 하며 살아야 한다”며 “그 역시 자신에 충실한 20대를 보냈기에 지금의 ‘박건우’가 있다”고 강조했다.

호화 크루즈 인솔자로 활동하는 박건우 작가는 한국보다 외국에 있는 시간이 훨씬 많다. (사진=유튜브 ‘미니멀유목민’ 영상 캡처)

샴푸 들고 다니기 싫어 ‘노푸’ 4년째…냄새 안 나!

박 작가는 한국보다는 해외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많다. 직업이 유럽 크루즈 인솔자이기도 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여행 작가이기도 해서다. 원래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냐는 질문에 그는 “전부터 호기심이 많아서 책이나 영상으로 해결되지 않는 궁금증은 직접 가서 해결을 했다”고 답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머문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끝내 궁금증을 해결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외국에 많이 나가는 또 다른 이유로는 날씨를 들면서 “원래 추운 걸 못 버틴다. 그래서 겨울엔 최소한 손에 마비가 오지 않을 정도의 온기가 있는 곳으로 가는 ‘유목’을 한다”고 설명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외국으로 나가는 스케줄 때문에 활동적으로 보이지만 그의 취미는 의뢰로 소박했다. 그는 “보통 시간이 나면 커피숍 가는 걸 많이 좋아한다”면서 “커피숍에 가만히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사람 구경을 한다”고 했다. 사람들을 보면서 ‘저 사람은 무슨 사연이 있길래 공부할까’, ‘저 사람은 왜 뒷담화를 할까’ 등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그는 4년째 ‘노푸(No Poo, 샴푸를 쓰지 않고 머리를 감는 것)’를 실천 중이다. 그의 채널에 업로드 된 노푸 영상은 조회수가 무려 30만을 넘길 만큼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그 영상을 보며 노푸를 해도 머리 냄새가 나지 않을까 내심 궁금했었는데 실제로 만나서 마주 앉아보니 머리 냄새가 나진 않았다. 그가 샴푸를 안 쓰게 된 계기는 비교적 단순했다. “여행을 많이 다니다보니 줄일 수 있는 건 다 줄이고 싶었는데 그 중 샴푸는 들고 다니기 싫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미니멀유목민’ 채널에 올라온 노푸 영상은  현재 조회수 33만이 넘었다. (사진=유튜브 ‘미니멀유목민’ 영상 캡처)

샴푸를 안 쓰게 된 이유는 ‘미니멀리즘’에 대한 그의 생각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그는 미니멀리즘에 대해 “필요 최소주의, 즉 지금 필요한 걸 최소한으로 소유함으로써 공간적, 금전적, 심적 여유와 자유를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다 버리자는 의미가 아니다. 서핑이 취미인 사람이 서핑 물품을 다 버리는 게 미니멀리즘이 아니고, 다이빙 수트를 20벌, 30벌씩 갖고 있기보단 최소로 필요한 만큼만 유지하면서 그 속에서 효율성을 찾는 게 곧 미니멀리즘, 미니멀라이프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옷은 30벌이 채 되지 않고 속옷도 두 개, 양말도 두 켤레뿐이다. 물론 옷장도 없다.

버킷리스트로 시작한 유튜브, 가장 다루고 싶은 내용은 ‘나이’

그의 유튜브 채널 ‘미니멀유목민’의 구독자는 현재 4만 8000명 이상이다. 그가 처음부터 이런 규모를 기대한 건 아니었다. 그에게 유튜브란 단순히 ‘매일 팔굽혀펴기 하기’ 같은 2019년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그는 “유튜브를 시작할 때만 해도 구독자 1000명이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구독자 1000명이 되면 이분들을 위해 뭘 할까’를 생각하던 시기에 노푸 영상이 확 뜨면서 구독자는 2만 명 이상이 됐다. 그 후에 잠잠하다가 크루즈 인솔 영상이 반응을 얻으면서 하루에 5000명씩 구독자가 늘었다고 한다. 예상치 못한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그는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고 약간 무서운 부분도 있는데, 지금은 ‘이 현상이 좋다고 흥분하지 말자’ 이렇게 받아들이려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왜 그의 유튜브에 열광할까. 영상 속 그는 다소 무미건조하게 미니멀라이프를 설명한다. 노푸를 하면 얼마나 두꺼운 비듬이 생기는지, 피곤한 관계는 어떻게 정리하는지, 미니멀리스트로 살면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를 포장없이 과감하게 이야기한다. 그가 스스로 진단한 이유는 날것 그대로의 매력이다. 그는 “누구나 집에 가면 방귀 뀌고, 코 파는 것처럼 가식없은 모습에 대리 만족을 느끼는 것 같다”며 “작가, 유튜버로서 가식 없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구독자의 댓글은 모두 읽는다고 했다. 많은 댓글이 영상 속 의상, 소품에 대해 묻지만 가끔씩은 ‘짐이 많아 고민이었는데 영상을 보고 비워낼 수 있는 부분이 보였다’는 식으로 자신이 겪는 변화를 알려주는 댓글도 달린다고 그가 말했다. “그런 댓글을 보면 굉장한 보람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책임감을 느낀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건우 작가는 너무 터무니 없는 악플엔 오히려 상처를 안 받는다고 했다. (사진=유튜브 ‘미니멀유목민’ 영상 캡처)

물론 악플도 많다. 그는 “악플은 그냥 읽고 삭제를 누른다”며 “상처를 받지는 않는다”고 했다.  처음엔 너무 심한 악플을 보며 고민을 했지만 이제는 그냥 지운다고 했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지 6개월밖에 안 된 그는 아직 전달하고 싶은 콘텐츠가 많다면서 그 중에서도 ‘나이’에 대한 내용을 가장 다루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이 관계를 맺으면 조심해야 할 부분이 아랫사람에게만 생기는데, 초등학생 때부터 이게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면서 “나이가 적은 사람에게도 분명히 배울 게 많이 있을 텐데 굳이 수직적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30대 중반이지만 20대, 40대 중에도 친구가 있다는 그는 “서로 편안하게 얘기하면서도 존중이 깔린 관계는 나이로 맺어진 관계보다 오래 간다”고 말했다. “한국에선 분명 민감한 문제지만, 이거 하나를 풀면 얼마나 편해질까 생각한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나이의 경계를 허물고 싶어하고, 실제 대화를 나누면서도 나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그였지만 ‘20대’란 나이에 대한 생각은 확고했다. 그는 20대를 ‘최고의, 환상의 나이’, ‘뭘 해도 빛나고 번뜩이는 나이’라고 극찬했다. 그는 “20대의 이야기, 아이디어를 들으면 너무 대단하다. 그런데 이 시기를 대학 생활, 취업 준비로 깎아먹으면서 30대, 40대가 되는 게 아쉽다”면서 “20대는 미래를 준비하는 나이가 아니라 하고 싶은 걸 해야 하는 나이라고 생각한다”고 어필했다.

20대를 환상적으로 놀면서 보냈다는 그는 “지금 20대들은 노는 게 불안하다고 하지만 40대에게 물어봐도 똑같이 불안하다고 할 것이다”라고 하면서 “20대를 뭘 준비하는 데 허비하지 말고 하고 싶은 걸 다 했으면 좋겠다. 20대 자신이 최고란 걸 생각하며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마칠 때쯤 도착한 박건우 작가의 아내와 같이 사진을 찍었다. (사진=공태영 인턴 기자)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존재로 생각해달라”

편한 마음으로 말을 주고받은 인터뷰는 어느새 2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미니멀유목민’ 채널을 보는 시청자와 구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물어봤다. 그는 먼저 “유튜브 내용을 적당히 걸러서 들었으면 좋겠다”면서 “영상에서 하는 말이 다 정답도 아니고 강요하는 것도 아니다. 박 작가를 응원해주는 건 좋지만 이 사람을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존재로 생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6번의 오프라인 이벤트에서 사람들을 만나 감사한 마음을 전달했다는 그는 “우리가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사람이란 걸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영상에서 보이는 박 작가의 모습을 포장하는 게 아니라, ‘이 사람도 만나봤더니 똑같은 인간이네’ 이렇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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