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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이 아버지 뭐하시노?"…취준생에게 구시대적인 질문은 No

(사진=tvN제공)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동훈(이선균) 지안(이지은)에게 “아버지는 뭐하시냐”하고 묻는 장면이 나온다. 지안은 “난 아저씨 아버지 뭐하시는지 하나도 안 궁금한데, 왜 우리 아버지가 궁금할까?”라고 응수한다.

드라마 속 상황에 불과하지만, 시청자들은 “사이다”라며 환호했다. 이런 반응은 “어른들은 애들 보면 그냥 물어봐”라는 동훈의 대사처럼, 그동안 민감한 개인정보를 당연하게 묻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피로도가 높았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취업을 준비하다 보면, 이 질문을 기업으로부터 받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이미지=항공사 입사지원서 갈무리)


왜 저 말고 부모님이 궁금하신가요?

매년 공채시즌이면 끊이지 않는 논란이 있다. 바로 기업입사지원서에서 가족의 신상정보를 요구하는 일이다. ‘옛날 옛적 일 아니야?’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최근까지 일어난 문제다.

지난 2018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한 기업을 처벌해 달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자신을 “저는 어느덧 20대 후반으로 접어든 취업준비생”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원하려는 기업에서 “사람을 뽑는데 가족의 최종직장명과 직위를 쓰라고”했다며, “저처럼 인맥도 없고 백도 없는 평범한 취준생은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호소했다. 또한, “이런 나쁜 관행들을 사기업이니 제재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냥 내버려두면 공정한 사회 건설은 영원히 이룰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비슷한 문제는 올해도 일어났다. 승무원 지망생 김서인(25·가명)씨는 상반기 공채시즌에 모 항공사 입사지원서를 작성하다 깜짝 놀랐다. 지원하려는 기업에서 기재 항목으로 가족의 신상정보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가족란에서는 지원자 가족의 이름, 나이는 물론이고, 학력·졸업구분·직업·직장명·직장 내 직위까지 상세한 정보를 요구했다. 비록 가족의 개인정보를 기록할지는 직접 판단할 수 있는 선택사항이었지만, 서인씨는 고민 끝에 모든 요구사항을 적어서 제출했다. “불이익은 없다고 하지만 뭔가 써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있었어요”서인씨가 가족의 개인정보를 적은 이유다.

직장인 김다혜(26·가명)씨도 “직접 질문을 받은 적은 없지만,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원래 가족관련 질문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선 넘으면 위법이야 beep

하지만 앞으로 기업에 지원할 때, 국민청원 청원인이나 서인씨 같은 고민을 겪지 않아도 된다. 오는 17일부터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기업은 지원자에게 용모ㆍ키ㆍ체중 등의 신체적 조건, 출신지역ㆍ혼인여부ㆍ재산에 대한 정보를 요구할 수 없다. 또한, 지원자 가족의 학력ㆍ직업ㆍ재산 정보를 요구하는 것도 금지된다.

이에 따라 기업에서 지원자에게 직무와 관계없는 지원자 본인이나 그 가족의 신상정보를 요구하면, 관할 지방 고용청 고용관리과나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서 민원 신고를 하면 된다. 기업이 이를 어길 시 1회 위반에는 300만원, 2회 400만원이 부과되고, 3회 이상 위반부터는 500만원이 부과된다.

한편, 관련 법 개정안에는 채용에 관한 청탁과 압력을 금지하는 내용과 노동자의 기숙사 환경 기준에 관한 내용이 함께 추가되었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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